책장을 덮고 나면 스페인 하늘 아래를 걷고 싶게 한다는 그 장면 [여책저책]
무엇을 바라며 여행을 떠나기도 하지만 반대로 아무 것도 원하는 것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다 강렬한 한 방을 가슴 속에 새기게 되는 순간, 그 기억은 오래도록 남을 것입니다.

때문에 책은 풍경과 역사, 사람을 통해 여행자가 느끼는 감정과 내면의 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합니다. ‘어디를 갔는가’보다 ‘그곳에서 무엇을 느꼈는가’에 집중한 것인데요. 여행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결을 다듬는 저자의 책을 만납니다.
박정호 | 바른북스

무엇보다 스페인의 역사와 문화, 건축과 풍광을 생생하게 풀어낸 점이 두드러진다. 일종의 여행 견문기에 가깝다고 할 정도다. 아마도 33년간 교편에서 초중등 학생들에게 국어를 가르쳤던 저자 박정호만의 경험이 여행으로, 책으로 발현된 것이 아닐까란 생각도 든다.
책은 크게 바르셀로나, 세비야, 마드리드 세 개의 축으로 나뉜다. 바르셀로나에서는 가우디 건축의 정수를 따라간다. 까사 비센스와 구엘 공원, 까사 바트요와 까사 밀라,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까지 이어지는 동선은 단순한 건축 답사를 넘어 천재 건축가의 상상력이 도시 전체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보여준다.

세비야로 이동하면 여행의 색채는 더욱 짙어진다. 안달루시아 특유의 햇빛과 플라멩코의 애절한 선율, 무데하르 양식의 알카사르와 세비야 대성당은 스페인의 역사와 문화가 응축된 공간이다.
과달키비르강을 따라 이어지는 도시 풍경, 대항해 시대의 흔적, 그리고 스페인 광장의 타일 벤치에 이르기까지, 세비야는 책 속에서 ‘건축과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도시’로 그려진다.

마드리드는 사통팔달의 현대 도시로 등장한다. 프라도 미술관과 레티로 공원, 솔 광장과 마요르 광장은 역사와 현재가 공존하는 스페인의 중심을 보여준다.
세고비아와 톨레도까지 이어지는 근교 여행은 로마 수도교와 중세 도시의 흔적을 통해 스페인의 긴 시간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한다.

책은 스페인의 시원한 풍광과 팔색조 같은 매력을 균형 있게 담아낸다. 건축과 역사, 자연과 일상이 어우러진 이 기록은 독자에게 단순한 정보 이상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책장을 덮고 나면, 언젠가 다시 스페인의 하늘 아래를 걷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레 따라온다.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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