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알프스 만년설로 빚는 ‘라파우라 스프링스’… 말보로 소비뇽블랑 기준 되다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IWC 2026 1차 심사서 금메달 받은 소비뇽 블랑 4개중 라파우라 2개 차지/라파우라·딜런스 포인트·블라인드 리버 등서 떼루아 잘 담는 와인 생산/설립 20년여년만에 전문가들 “말보로 소비뇽블랑 기준” 평가


뉴질랜드와인협회에 따르면 말보로 연평균 일조량은 연평균 2457시간입니다. 2024년에는 2769시간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미국 나파밸리 일조량(2500~2600시간)과 비슷합니다. 마오리 원주민들이 부르는 말보로 이름 ‘케이 푸타 테 와이라우(Kei puta te Wairau)’에는 이미 일조량이 뛰어난 곳이라는 의미가 담겼습니다. 이는 ‘백개의 물(와이라우 강) 위로 구름을 뚫고 햇살이 비치는 곳’이라는 아주 시적인 표현입니다. 말보로 시조 쿠페(Kupe)가 빛을 보기 위해 구름을 뚫고 구멍을 냈다는 마오리 전설에서 유래했습니다.


맑고 건조하지만 와인 산지가 두 개의 강을 중심으로 형성돼 포도밭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합니다. 말보로에는 독특한 떼루아를 만드는 두 개의 강 와이라우(Wairau)와 아와테레(Awatere) 강이 흐르며 이 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와이라우 밸리(Wairau Valley), 아와테레 밸리(Awatere Valley)에 말보로의 최고의 포도밭들이 몰려있습니다. 두 곳의 소비뇽 블랑은 뚜렷하게 구분됩니다. 와이라우는 패션프루트, 라임, 자몽의 풍성한 과실미와 볼륨감, 둥글둥글하고 부드러운 질감이 도드라집니다. 아와테레는 허브, 백리향, 풋고추, 바다 소금이 특징이며 직선적이고 날카로운 산도와 질감이 돋보입니다.


알프스의 만년설이 녹아 흐르는 와이라우는 오래된 강바닥의 자갈 토양이 특징으로 시원하고 건조한 내륙 지역, 황량한 돌밭 지역, 해풍의 영향을 받는 해안 지역으로 이뤄졌습니다. 강렬한 과실 풍미와 바디감이 지닌 와인이 생산됩니다. 와이라우는 크게 내륙과 하류 평원으로 이뤄집니다.

와이라우 밸리에서도 블레넘(Blenheim) 서북쪽 라파우라(Rapaura)가 핵심 산지입니다. 깊은 자갈층, 모래 토양이며 따뜻하고 서리 위험이 낮아 시트러스와 열대과일 풍부한 ‘말보로 표준’ 소비뇽 블랑이 생산됩니다. 블레넘 서쪽 렌윅(Renwick)은 자갈과 실트가 섞인 토양으로 라파우라보다 약간 서늘해 밝은 산도, 균형잡힌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도 잘 자랍니다. 콘더스 벤드(Conders Bend)도 내륙입니다.

와이라우 강 하류 클라우디 베이 인근 딜런스 포인트(Dillons Point)는 서늘하고 안개가 많아 와이라우에서도 가장 쿨클라밋 기후를 띱니다. 미세한 실트와 점토 토양으로 수천수만년에 걸쳐 반복된 홍수로 하부의 무거운 점토 위로 얕은 표토가 쌓여 있습니다. 이 표토는 소비뇽 블랑에 필요한 모든 영양분을 공급하고 점토는 포도의 성장을 적절히 억제해 더욱 응축되고 독특한 열대 과일 풍미를 만들어냅니다. 또 시원하게 불어오는 동풍은 포도를 천천히 익게해 강렬한 열대 과일 향과 쥬시한 질감, 그리고 은은하게 느껴지는 짭조름한 풍미를 발달시키는 데 도움을 줍니다. 주로 허브·그린 노트·솔티한 미네랄을 품은 소비뇽 블랑이 생산됩니다. 하류 평원은 말보로 대형 브랜드 소비뇽 블랑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곳이지, 싱글빈야드에서 프리미엄 소비뇽블랑이 생산됩니다. 그로브타운(Grovetown), 스프링 크리크(Spring Creek), 라랑기(Rarangi) 등도 하류 평원에 포함됩니다.

와이라우 남쪽의 아와테레는 내륙의 카이쿠라 산맥에서 바다로 뻗어나간 산지입니다. 바다와 붙어있어 와이라우보다 더욱 시원하고 건조하며 바람이 많이 붑니다. 특히 고도가 높은 곳의 포도밭에서는 아로마틱한 피노누아와 드라마틱하고 독특한 소비뇽 블랑이 생산됩니다.

핵심 산지는 최남단에 있는 블라인드 리버(Blind River)로 해안의 영향을 받아 매우 서늘하고 강한 바람이 붑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건조한 곳인 칠레의 사막 이름을 따서 ‘아타카마(Atacama)’로 불릴 정도로 말보러에서도 가장 건조한 곳입니다. 토양은 점토가 섞인 자갈층 위에 형성된 깊고 배수가 원활한 양토로, 소비뇽 블랑에 응축된 허브 향을 더해줍니다. 서쪽 지역은 완만한 구릉지와 탁 트인 공간이 펼쳐져 세계적 수준의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를 재배하기에 완벽한 조건을 지녔습니다. 허브, 백리향, 풋고추, 솔티한 미네랄을 지닌 매우 드라이하고 날카로운 산도의 소비뇽 블랑이 생산됩니다.

시뷰(Seaview)는 블라인드 리버 북쪽, 해안 가까운 저지대로 해풍의 영향을 많이 받고 안개가 빈번합니다. 실트와 점토 비중이 높으며, 허브·그린 노트는 유지하지만 블라인드 리버보다 조금 더 둥근 질감이 특징입니다.
<상류·내륙 아와테레>
아와테레 상류(Upper Awatere)와 내륙(Inland Awatere)의 세든(Seddon)은 해안보다 따뜻하며 자갈과 석회질이 혼합 토양에서 산도는 높지만 과실미가 더 또렷한 소비뇽 블랑과 피노누아가 생산됩니다.

블레넘 남쪽의 구릉·계곡 지형인 남부밸리(Southern Valleys)는 말보로에서 가장 서늘하며 점토와 자갈의 비중이 높아 피노누아와 샤르도네를 주로 재배합니다. 구조감과 깊이감이 있고 숙성 잠재력도 뛰어납니다. 핵심 산지는 오마카 밸리(Omaka Valley)로 피노 누아는 체리·자두, 스파이스, 구조감을 지녔고 샤르도네는 미네랄, 산도 중심으로 표현됩니다. 브랑콧 밸리 (Brancott Valley) 말버러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밭 중 하나로 점토 비중이 높은 완만한 구릉지대입니다. 피노 누아는 과실미와 탄닌의 밸런스, 샤르도네는 볼륨감과 산도의 밸런스가 안정적인 클래식 스타일입니다. 페어홀 밸리(Fairhall Valley)는 가장 서늘한 곳으로 피노 누아는 레드베리, 허브, 긴 여운과 섬세함·엘레강스가 특징입니다. 벤 모벤(Ben Morven)는 해발고도가 다소 높아 피노 누아의 산도가 선명하고 구조감 또렷합니다. 와이호파이 밸리(Waihopai Valley)는 구릉과 계곡형 내륙 밸리로 점토·실트·자갈 토양입니다. 피노 누아는 레드체리, 크랜베리, 허브, 스파이스를 지녔고 산도가 또렷하며 탄닌의 존재감도 느껴집니다. 샤르도네는 미네랄, 타이트한 산도가 돋보이며 오크 숙성해도 밀리지 않습니다.



라파우라 스프링스는 ‘라파우라 샘’이라는 뜻입니다. 서던 알프스의 만년설 녹은 물이 포도밭을 관통하는 샘으로 흘러 이런 이름을 지었습니다. 와이너리 로고 역시 맑은 샘을 의미하는 돌 원형 문양입니다.
존 네일론 (John Neylon)과 이언 위핀 (Ian Wiffin)이 손잡고 2000년 설립한 와이너리입니다. 네일런은 1980년대 초에 초록 홍합 산업을 이끈 인물로 1985년 라파우라와 딜런스 포인트의 포도밭을 매입합니다. 초기에는 ‘오이스터 베이(Oyster Bay)’ 등 유명 브랜드에 포도를 공급하다 2005년 양조 시설을 완공한 뒤 2007년 드디어 자신들의 이름을 내건 첫 와인을 세상에 내놓습니다. 특히 2008년 ‘올해의 화이트 와인메이커’로 선정된 거장 맷 톰슨(Matt Thomson)이 컨설턴트로 합류하면서 라파우라 스프링스는 비약적으로 성장합니다.




패션프루트, 멜론, 레몬 제스트, 자몽 등 감귤류의 강렬한 아로마에 토마토 잎, 그린 구스베리 등의 섬세한 허브 노트가 더해집니다. 신선한 과일 풍미와 잘 조화된 산미가 생동감을 부여하고 상쾌하고 긴 피니시가 돋보입니다. 구운 해산물, 마늘 새우, 찐 조개, 염소 치즈, 페타 치즈, 시저 샐러드, 치킨 샐러드, 아스파라거스를 곁들인 요리, 안티파스티, 스시와 훌륭한 매칭을 보입니다. 와이너리 건물 바로 옆에 있는 홈 빈야드인 더 스프링스 빈야드의 포도로 만듭니다. 지하 대수층에서 솟아나오는 신선한 샘물이 포도밭 사이사이를 굽이쳐 흐르며 포도나무 뿌리의 열기를 식혀줍니다. 이런 자연적인 냉각 효과 덕분에 포도가 천천히 익어 더 풍부하고 강렬한 풍미가 만들어집니다. 수분 함량이 높고 비옥한 이 토양은 건조한 말보로에서 마치 오아시스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2021년 빈티지는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 100대 와인 중 41위에 올랐습니다.

패션프루트, 구아바, 파인애플 등 풍성하고 이국적인 열대 과일 아로마가 지배적이며, 라임 제스트, 자몽 같은 시트러스 향과 함께 토마토 잎의 은은한 허브 뉘앙스가 복합미를 더합니다. 입안에서는 풍성하고 부드러운 질감이 느껴지며, 농축된 과일 풍미가 인상적입니다. 선명하지만 부드러운 산미, 뚜렷한 솔티 미네랄이 와인에 생동감을 부여하고 긴 여운을 남깁니다.
구운 조개, 새우, 팬에 구운 가자미, 가리비, 뉴질랜드산 그린 홍합 요리, 치킨 샐러드, 돼지 안심살, 바비큐 랍스터, 염소 치즈, 고수· 아보카도·토마토가 들어간 신선한 생선 타코, 매콤한 요리와 잘 어울립니다.

레몬그라스, 라임, 자몽 등 강렬한 시트러스 향과 패션프루트, 구아바, 멜론 같은 열대 과일 아로마가 어우러집니다. 토마토 잎, 태국 바질, 펜넬의 허브 뉘앙스, 흰 후추의 향신료, 미묘한 부싯돌 향도 감지됩니다. 입안을 가득 채우는 풍부한 질감, 잘 익은 과일의 집중된 풍미, 침이 고이는 산도, 솔티한 미네랄이 입안을 꽉 채웁니다. 병입 전 3개월 동안 효모앙금 숙성으로 복합미를 더합니다. 굴, 구운 오징어, 새우, 팬에 구운 생선 필레 등 해산물 요리와 특히 궁합이 좋습니다. 미소 국물을 곁들인 누들 볼, 매콤한 생선 타코 등 향신료가 들어간 아시아 요리와, 아스파라거스, 신선한 허브를 곁들인 샐러드 등과도 잘 어울립니다. 로헤(Rohe) 시리즈는 마오리어로 ‘경계’를 뜻하며, 딜런 포인트나 블라인드 리버 등의 미세한 테루아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쇼케이스 같은 라인업입니다.

패션프루트, 구아바, 열대 과일의 생동감 넘치는 아로마가 코를 가득 채우며, 블랙커런트 새싹의 미묘한 노트가 느껴집니다. 레몬, 자몽, 라임 같은 시트러스 계열의 향도 복합적으로 나타납니다. 입안에서는 풍성하고 농축된 과일 풍미와 함께, 이 와인의 시그니처인 흥미로운 솔티한 미네랄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효모앙금 숙성합니다. 불 파독(Bull Paddock) 이름이 재미있습니다. 땅 소유주가 농작물을 재배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여겨, 오직 황소(Bull)를 키우는 방목장(Paddock)으로만 사용한데서 유래했습니다. 딜런스 포인트안에 있는 싱글 빈야드로 2023년 디캔터 월드 와인 어워드에서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 중 공동 최고 점수인 96점을 받았습니다. 굴, 구운 새우, 가리비, 생선튀김, 일본식 구운 방어, 레몬그라스 향이 나는 찐 홍합 등과 잘 어울립니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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