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천에 필요한 문화정책은… ‘트렌드 인천문화 2025’ [인천에서 산 책]
정부 문화정책 전환, 인천도 정책 전환기
‘문화강시’ 전략과 행정 체제 개편 변수
정부 확대·인천 축소, 문화예산 미스매치
문화재정 확충·협치 강화 등 과제 제시

인천문화재단은 지난 2024년부터 해마다 지역 문화 이슈와 정책 분석을 담은 ‘트렌드 인천문화’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나온 ‘트렌드 인천문화 2025’ 또한 지난해 지역 문화예술 현장에서 나온 목소리들을 모은 좌담회 내용과 전문가들의 주제별 이슈·정책 분석을 실었습니다.
‘트렌드 인천문화 2025’에서는 지난해 인천광역시의 문화 정책은 어떠했는지 살피고, 올해는 어떤 정책을 펼치면 좋을지에 대한 제언을 담은 김창수 인하대학교 초빙교수의 ‘2025 인천시 문화 정책 현황과 과제’가 눈에 띕니다.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지난해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문화강국 실현’과 ‘예술인 기본소득’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기존 ‘자율과 시장’ 중심에서 ‘국가 책임과 보편 복지’ 중심으로 정책 기조를 바꾼 것입니다.
김창수 교수는 이 같은 국가 정책 전환과 맞물려 올해 인천시 문화 정책도 전환기를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인천시는 올해 7월1일부터 검단구, 영종구, 제물포구 등이 신설되는 ‘2군 9구 체제’로 행정 구역 개편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역의 문화 생태계의 지형도를 바꾸는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또 민선 8기 인천 시정이 마무리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인천시의 문화 정책 성과와 한계를 냉철하게 진단하고 새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를 인천 발전의 동력으로 중앙과 지방의 ‘정책 정합성’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내적으로는 문화 자치의 제도적 기반을 확립하고, 행정 체제 개편에 따른 ‘문화 불균형 해소’ 및 ‘지역 문화 재정 확충’을 위한 실질적 정책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입니다.
K-콘텐츠를 국가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 정부가 마중물 투자를 대폭 확대한다는 정책 기조는 올해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6년도 문체부 예산은 총 7조8천555억원으로, 전년 본예산 대비 11.2%(7천883억원)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K-콘텐츠 관련 예산은 총 1조6천177억원으로, 전년보다 27.0% 대폭 늘었습니다. 문화예술 분야 청년·산업 지원 관련 예산도 전년 대비 11.9% 증액됐습니다.

인천시는 지난해 11월 ‘제물포 르네상스’와 ‘글로벌 톱텐 시티’ 비전을 문화 영역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문화강시(文化强市) 인천’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대형 인프라 구축 등 하드웨어 전략과 소프트웨어 전략을 병행하는 ‘문화강시 인천’은 제물포 르네상스를 문화적으로 완성해 개항장 일대와 내항을 연결하는 ‘문화벨트’ 조성에 속도를 높이고 인천아트플랫폼을 시민 개방형 복합문화공간으로 전면 개편해 원도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는 구상입니다.
정부가 문화예술 분야 재정 확장 기조를 잡은 반면 인천시 문화예술 분야 예산은 감소 추세입니다. 김 교수가 분석한 2026년도 인천시 문화예술 분야 ‘핵심사업’ 계획을 보면, 국비 매칭 복지 사업인 ‘문화누리카드’(262억원)를 제외하면 주요 사업 예산은 전반적으로 전년보다 줄었습니다. 일상공간 예술화 사업은 11억원으로 전년 대비 4억원 감액됐고, 지역문화예술교육 기반 구축 사업은 10억원으로 전년 대비 4억원 감액됐습니다. 영상 산업 육성 사업은 30억원으로 전년보다 6억원 줄었고, 게임 콘텐츠 육성 또한 7억원으로 전년 대비 3억원 줄었습니다.
올해 인천시 문화 분야 예산 총액은 총 1천227억원으로, 본예산 대비 비율 0.91%에 그쳤습니다. 인천시가 2024년 12월 수립한 ‘2025년도 본예산’보다도 약 600억원이나 줄어든 수치입니다.
김 교수는 문화예술 분야의 정부 확장 재정과 인천시 예산 긴축의 ‘미스매치’에 대해 “‘정책 정합성’ 부족으로 이어져, 중앙정부가 지원하려는 막대한 국비 예산을 인천시가 받아내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인천시의 문화예술 분야 예산 긴축으로 인해 시민문화 활동과 문화예술 생태계 조성 사업에도 차질이 예상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교수는 올해 인천시 문화 정책 과제로 ‘문화자치 및 재정 기반 강화’를 꼽으며 지역문화진흥법이 규정한 ‘지역문화협력위원회’를 ‘인천형 문화협치 거버넌스’로 제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또한 인천시가 문화 재정을 대폭 확충하고, 인천형 ‘문화진흥기금 매칭펀드’ 등을 도입해 정부 지원과의 매칭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주요 과제로 인천문화재단을 비롯한 문화재단의 자율성과 독립성 논란을 종식해야 하며, 인천 서북부권 대형 공연장 조성과 사립미술관 운영 지원 강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문화 다양성 포용 도시 전략’, 인천문학경기장 등 K-아레나 구상 추진 등도 올해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오는 6월 지방선거가 시행됩니다. 인천의 문화정책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렌드 인천문화 2025’에는 김 교수의 글을 비롯해 K-컬처 세계화, AI(인공지능) 융합 예술의 현황과 미래, 제3차 지역문화진흥 시행계획의 방향, 인천 원도심 문화재생 전략 등 인천 문화 정책에 관한 다양한 논점들이 실렸습니다. 인천시 문화 정책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꼭 읽어 보길 권합니다. ‘트렌드 인천문화 2025’는 인천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박경호 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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