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필수노동력인가 위협인가”…日선거판 뒤흔든 논쟁
고령화 속 외국인 257만명…선거판 희생양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AFP]](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07/ned/20260207150130211erfo.jpg)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오는 8일 일본 총선을 앞두고 이민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외국인 노동자가 일본 경제에 필수적인 존재로 자리 잡았음에도, 정치권은 이를 사회 불안의 원인으로 부각하며 선거 전략에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수는 257만 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외국인 노동자는 최근 수년간 매년 10% 이상 증가하며 기업들의 인력난을 떠받쳐 왔다.
그러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여야 다수 후보들은 선거 유세에서 외국인 유입이 사회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자민당 후보 다마요 마루카와는 도쿄 시부야 유세에서 외국인 증가로 지역 주민들이 “불안과 혼란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경 보수 성향의 다카이치 총리는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통제되지 않은 이민이 다른 국가에서 불러온 불안정을 일본에서는 반드시 막겠다고 공언해 왔다. 정부는 이민 제도 개선, 외국인의 토지 소유 규정 재검토, 세금·건강보험료 미납 문제 대응 등을 약속하며 ‘외국인과의 질서 있는 공존’을 담당할 각료직도 신설했다.
다카이치는 외국인 노동력과 관광의 필요성은 인정하며 외국인 혐오와는 선을 긋고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외국인 비중이 전체 인구의 3.2%에 불과한 일본에서 정치권이 과도하게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소피아대 정치학자 나카노 고이치는 “이민을 문제로 보는 논쟁은 정치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물가 상승, 엔화 약세, 임금 정체 등 구조적 문제의 책임을 외국인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민당이 ‘이민’이라는 용어 대신 ‘외국인 정책’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도 외국인을 단기 체류자로 취급하는 인식을 강화한다고 비판했다.
이번 선거에는 노골적인 반외국인 정당도 등장했다. 극우 성향 산세이토의 가미야 소헤이 대표는 “일본은 이민 국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지지층을 결집하고 있다.
외국인 밀집 지역에서는 실제 피해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도쿄 인근 가와구치에 거주하는 쿠르드계 상인 타스 테브픽은 우익 언론과 SNS 보도 이후 혐오 공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외국인 노동 없이는 경제를 유지하기 어려운 현실을 인정하고, 장기 정착과 통합을 전제로 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선거를 앞둔 일본 정치권은 이민을 필요로 하면서도 동시에 불안의 대상으로 소비하는 모순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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