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석 이사장 "건보공단 '사무장병원·면대약국' 전담 특사경 추진"

이재원 기자 2026. 2. 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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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사법경찰로는 사무장병원 수사 한계…공단이 전문성 갖춰”
정 이사장 “부당청구 수사 권한 없어…선량한 의료기관 조사받을 확률 극히 낮아”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사무장병원·면대약국 단속을 위한 특별사법경찰(특사경)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특사경 도입은 이미 대통령이 생중계 업무보고와 국무회의에서 세 차례나 강조한 사안으로, 이제는 '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언제 도입되느냐'의 문제"라고 밝혔다.

또한 의료계가 우려하는 것처럼, 부당청구 등까지 광범위하게 수사하는 것은 아니며, 사무장병원과 면대약국에 한정되어 수사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공단 특사경 도입은 시간문제라며,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6일 여의도에서 열린 출입 전문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의료계가 그동안 특사경 도입을 매우 우려해왔지만, 이제 의료계 내부에서도 '도입은 시간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다만 한꺼번에 과도하게 확대하지는 말아달라는 정도의 요구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16일 보건복지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건보공단에 특사경 권한을 허용하고, 4~50명의 인원을 필요한 만큼 지원해 주라고 지시했다. 사무장병원의 허위·과잉 청구로 건강보험 재정의 누수를 막아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이와 관련 정기석 이사장은 사무장병원·면대약국 수사에 있어 일반 사법경찰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일반 사법경찰은 의료기관의 면대, 사무장병원 문제를 다루기 어렵고 복잡하다고 느껴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수사를 잘한다고 해서 승진이나 가점이 크게 주어지는 구조도 아니고, 전문성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성이 없는 분야는 재미도 없고 성과 보상도 크지 않기 때문에, 절도 같은 일반 사건이 많은 상황에서 굳이 의료 분야의 지능범죄를 맡으려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반면 공단에 대해서는 "사무장병원·면대약국과 관련해 오랜 노하우가 있고, 매년 수백 건의 수사를 의뢰하면서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지속적으로 보완해 왔다"며 "전산 분석 기반 스크리닝 시스템을 통해 이상 징후를 선별하는 체계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의료인의 불법 의료행위 단속...부당청구까지 광범위하게 수사하는 것은 아냐"

특사경 도입이 의료기관 단속·의료인 규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료계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정기석 이사장은 공단 특사경은 의료인을 단속하는 것이 아니라, 사무장병원과 면대약국을 운영하는 비의료인, 비약사들을 단속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특사경은 의료인을 단속하거나 규제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다"며 "사무장병원과 면대약국을 운영하는 비의료인, 비약사들을 단속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장에는 고용된 의사와 고용된 약사가 있을 수 있지만, 실질 운영자는 의사도 약사도 아닌 경우가 많다"며 "개별 의사들을 만나보면 대부분 이 문제에 큰 관심이 없고, 단체장들 역시 '크게 문제는 없지만 일부 강경 반대 세력 때문에 공개적으로 찬성하기 어렵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공단은 명칭 역시 '권한이 커 보이는 특사경'이 아니라, '사무장병원·면대약국 특사경'으로 범위를 명확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이사장은 "가칭으로 영어 이름도 'HIPET(Health Institute Pharmacy Enforcement Taskforce)'라고 구상했다"며 "사무장병원과 면대약국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사경이 부당청구까지 광범위하게 수사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명확히 부인했다.
정 이사장은 특사경 도입으로 사무장병원 수사를 넘어 부당청구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일축했다. / 사진 제공=국민건강보험공단.

정 이사장은 "부당청구는 수사 대상이 아니라 행정조사 영역"이라며 "특사경이 이를 수사할 권한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권한 밖의 수사를 하면 오히려 독직 등 법적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현장 직원들이 그런 일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 이사장은 선량한 의료기관이 특사경 수사의 대상이 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간 실제 수사를 받는 기관은 수백 곳 수준에 불과하다"며 "의료기관·약국을 합쳐 10만 곳이 넘는 상황에서, 우연히 공단의 조사나 점검을 받을 확률은 의료기관이 50년 운영해도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전산 스크리닝을 통해 이상 징후가 있는 곳만 선별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문제 소지가 없다면 만날 일 자체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내년(2027년) 1월 특사경 시행 목표로 준비 TF 구성

정기석 이사장은 특사경 도입 관련 준비 상황에 대해 "수사 기능이 공단에 들어오면 기존 업무 방식 자체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별도의 추진단(TF)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대통령이 말씀한 만큼, 현재는 4~50명 정도로 인력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새로 들어올 인력을 제대로 교육·훈련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단 내부에 조사 경험이 있는 인력이 200명가량 있지만, 조사 경험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수사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내년 1월 1일부터 특사경 제도가 가동될 경우 '도대체 준비를 뭘 했느냐'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이를 위해 법조계와 수사 경험이 있는 전문가, 학계 인사 등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교육체계와 운영 방향을 마련 중이며, 관련 자료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정 이사장은 특사경 인력 구성과 관련해 "수사관 출신 인력이 일부 포함될 수는 있겠지만, 의도적으로 수사 경력자만 뽑는 방식은 아니다"라며 "의료·요양기관 조사 업무만 해온 인력이 갑자기 수사를 전담하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경찰대 출신이나 검사 등 외부 전문가를 통해 체계적인 교육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수사는 단순 조사와 완전히 다르다"며 "조사 업무를 해온 직원들에게 '이제 수사하라'고 하면 현실적으로 막히는 부분이 생길 수 있어, 조직 전반에 대한 단계적 교육과 역할 정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 이사장은 "큰 변수가 없다면 관련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뒤 내년(2027년) 1월 1일부터 특사경 제도를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