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뒤흔든 앤트로픽의 클로드 충격…AI 후발주자의 반전 스토리

권성희 기자 2026. 2. 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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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


한때 AI(인공지능) 모델 경쟁에서 후발주자로 여겨지던 앤트로픽이 이번주 주식시장을 뒤흔들었다. 앤트로픽이 선보인 최신 AI 모델이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기존 기업의 업무를 잠식하거나 아예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AI가 사람의 업무를 빼앗을 것이란 전망은 오래 전부터 있었으나 AI가 기업 자체를 대체하는 산업 파괴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앤트로픽은 지난 3일(현지시간) 지난 1월에 선보인 클로드 코워크에 법률, 데이터 분석, 재무 및 회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업무용 자동화 도구를 부가했다. 이 자동화 도구들은 관련 분야에서 기존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만큼 기능이 뛰어나고 정교해 "소프트웨어 산업의 종말을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으며 소프트웨어주를 급락시켰다.

앤트로픽은 지난 5일엔 클로드 최신 모델인 클로드 오퍼스 4.6을 출시했다. 클로드 오퍼스 4.6은 AI 모델이고 클로드 코워크는 AI 모델인 클로드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플랫폼)이다.

클로드 오퍼스 4.6은 △여러 AI 에이전트들이 업무를 분담해 수행하는 에이전트 팀 기능과 △100만 토큰(AI의 단기 기억 용량)에 해당하는 방대한 정보 처리 역량 △코딩과 재무 분석, 멀티모달(텍스트와 이미지, 음성 등을 함께 이해하는 능력) 등의 성능 향상 △컴퓨터 내에서 직접 엑셀 등 여러 업무 도구들을 통합해 사용하는 능력 등이 강화됐다.

특히 에이전트 팀이란 "이런 앱 하나 만들어줘"라고 명령하면 에이전트 A는 설계하고 에이전트 B는 코드를 작성하며 에이전트 C는 테스트를 실시해 버그를 잡아 수정하는 식으로 업무를 분담해 빠르고 완성도 높게 처리하는 기능이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앤트로픽의 AI 도구는 여러 단계의 복잡한 업무 요청도 수시간에 걸쳐 자동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 고도화된 AI 모델이 기업의 존폐 자체를 위협할 수 있음을 예고한다고 지적했다.

미국혁신재단(FAI)의 선임 연구원이자 AI 뉴스레터 편집자인 딘 볼은 앤트로픽에 있어서 이번주는 대중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바이럴(viral) 순간이었다며 "이는 (오픈AI의) 챗GPT 출시 이후 AI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앤트로픽의 3대 AI 전략
앤트로픽은 최고경영자(CEO)인 다리오 아모데이가 2021년에 동료들과 공동 설립한 회사다.아모데이는 구글 연구원 출신으로 오픈AI에서 일하다 CEO인 샘 올트먼과 갈등 끝에 회사를 떠나 창업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 /로이터=뉴스1


WSJ에 따르면 아모데이는 앤트로픽 설립 초기부터 안전성에 집중해 왔다. 이는 앤트로픽이 한동안 AI 모델 경쟁에서 오픈AI에 뒤처진 주요 이유로 꼽힌다. 앤트로픽은 AI 개발 경쟁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 2022년에 AI 모델 출시를 늦추기도 했디. 앤트로픽은 2022년 11월에 오픈AI가 챗GPT를 선보이며 AI 시대를 열자 수개월 늦게 AI 모델을 내놓았다.

기업 고객과 AI의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이 향후 안정적인 성장 기반이 될 것이라는 판단으로 초기부터 이 두 가지 분야에 집중했다는 점도 앤트로픽이 오픈AI나 제미나이를 개발한 구글과 차별되는 점이다.

이같은 전략은 오픈AI가 AI 챗봇의 선두주자로 사용자 수를 빠르게 늘려가는 동안 앤트로픽이 상대적으로 뒤쳐지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하지만 안전성에 초점을 맞춘 앤트로픽의 접근법은 최근 시장을 놀라게 하는 반전 스토리를 쓰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챗GPT는 사람의 피드백을 통해 AI가 내놓는 대답의 질과 안전성을 개선했다. 반면 앤트로픽은 사람이 제시한 원칙에 따라 AI가 AI의 답변을 검증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앤트로픽은 이같은 AI 피드백을 통한 강화 학습방식이 사람이 갖는 편향을 줄이는 장점이 있을 뿐만 아니라 모델 개선 속도까지 크게 높였다고 설명한다.

기업 시장의 핵심은 코딩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은 앤트로픽이 기업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핵심 경쟁력이자 앤트로픽이 AI 모델의 기능을 확장하는 교두보였다. 앤트로픽은 코딩을 잘하는 AI 모델은 컴퓨터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업무를 다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앤트로픽의 초기 AI 모델들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을 놀라게 했다. 앤트로픽의 AI 모델 덕분에 1년 걸릴 프로젝트를 몇 주만에 끝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후 앤트로픽의 AI 모델인 클로드 사용은 소프트웨어 개발을 넘어 널리 확산됐고 클로드가 컴퓨터를 직접 제어하고 웹 브라우저를 사용하며 코딩과 무관한 작업을 척척 수행하는 모습에 찬사가 이어졌다.

기업들의 AI 도구 구축 및 관리를 돕는 스타트업인 리툴의 CEO 데이비드 쉬는 "앤트로픽은 기업 시장을 노렸고 그 핵심이 결국 코딩이라는 사실을 알아챘다"고 평가했다.

앤트로픽, 오픈AI보다 빠른 흑자 전환 전망
기업 시장에서는 앤트로픽이 가장 앞서고 있다는 일부 지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경비 관리 스타트업인 램프에 따르면 앤트로픽의 AI 모델들은 지난 1월 기준으로 전체 API 사용 지출의 약 80%를 차지했다.

API 사용 지출이란 AI 사용량에 따라 지불된 금액을 말한다. 일반 사용자는 월정액을 내고 AI를 구독 형태로 이용하지만 앱을 개발하거나 웹사이트를 구축하는 등 규모가 큰 기업 단위의 업무를 수행할 때는 AI를 사용한 양(토큰)에 따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다만 지난 6개월간 기업 대상으로 실시한 일부 설문조사에서는 여전히 오픈AI가 앤트로픽보다 더 많은 기업 고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앤트로픽은 기업 시장에서 성과를 보이면서 오픈AI보다 2년 빠른 2028년에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용자수 1위는 여전히
오픈AI는 초기에 소비자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사용자 수 기준으로는 여전히 상당한 격차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센서 타워에 따르면 모바일 기준으로 챗GPT의 월간 활성 사용자수는 약 9억명으로 구글의 제미나이와 앤트로픽의 클로드, xAI의 그록, 중국 딥시크와 알리바바의 모델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은 지난 4일 실적 발표 때 제미나이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7억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AI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한 주나 한 달 사이에 승자가 곧바로 바뀔 만큼 AI의 발전 속도가 빠르다고 지적한다. 배터리 벤처스의 파트너인 니라즈 아그라왈은 "우리는 지금 AI 실험 모드의 정점에 있다"고 밝혔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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