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는 정성으로 소통하는 예술”… 35년 ‘초심의 온도’ 간직 [유한나가 만난 셰프들]
친구 따라 상경… 알바하다 주방 입성
각종 요리대회 수상 로컬셰프 자부심
모든 재료 직접 손질 본연의 맛 중요시
가족·연인들 찾는 레스토랑 자리매김
두 아들도 셰프… “이정표 되고 싶어”
그 모습을 본 주방장은 눈썰미가 있다며 그를 주방으로 이끌었다. 인맥과 라인이 중요하던 시절, 계획에도 없던 주방 입성이었다. 당시 그가 다루던 요리는 이탈리안이 아닌 프렌치와 경양식이었다. 하루 12시간이 넘는 근무, 한 달에 두 번뿐인 휴무라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그는 힘들다는 생각보다 모든 것이 새롭고 즐거웠다고 회상한다. 한곳에 오래 머무는 성격 덕분에 윗사람과 오너들의 신뢰를 얻었고, 그 신뢰는 곧 실력으로 이어졌다.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는 결국 요리를 택했다. 요리사로서 성공하고자 하는 열망이 다시 그를 불 앞으로 불러냈다. 지금의 이 셰프는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유학이나 호텔 출신이 아닌, 순수 로컬에서 성장한 셰프인 그는 자신이 지금의 스타 셰프들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다고 말한다. 부족하다고 느낀 커리어는 노력으로 채웠다. 2002년부터 국내외 요리대회에 꾸준히 출전했고, 학위를 취득하며 변화하는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단련해왔다.
그의 요리 인생에 전환점이 된 만남은 2000년, 조우현 명장을 통해 찾아왔다. 그를 만나기 전까지는 단순히 요리를 하는 셰프였다면, 이후에는 요리사로서의 마음가짐과 철학을 고민하게 됐다. 조 명장이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며 기능장과 명장을 향해 가겠다고 말하던 장면은 시간이 지나 현실이 됐고, 그 모습은 이 셰프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그는 조 명장을 멘토를 넘어 삶의 동반자이자 친형 같은 존재로 여기며, 지금도 힘들 때마다 큰 에너지를 얻고 있다고 말한다.
이 셰프가 이탈리아 요리에 매료된 이유도 분명하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와 닮은 환경 덕분에 해산물을 활용한 요리가 풍부하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맛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그를 사로잡았다. 그는 어떤 식재료든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다는 자유로움은 요리사에게 가장 큰 행복이라 말한다. 본래 틀에 박힌 것을 싫어했던 그의 성향과도 잘 맞았다. 요리사의 길은 그에게 매일이 선물 같은 하루였다.

첫 번째 시그니처 메뉴는 담백하고 깔끔한 알리오 올리오 스캄피 오일 파스타다. 올리브 오일과 마늘, 새우로 맛을 내는데 새우는 원물을 쓰면서 새우머리에서 나오는 새우 육수와 조개 육수를 이용해 깊은 맛을 낸다. 매장에서 직접 만든 해산물 육수와 갈릭 오일을 기본으로, 신선한 바질을 갈아 만든 바질 페스토로 깊은 풍미를 더한 스파게티다.


요리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한다. 요리는 마음과 정성을 담아 사람과 소통하는 예술이며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행위라고. 불 앞에 선 시간만큼이나 단단해진 그의 철학은 오늘도 한 접시의 음식이 되어 손님 앞에 놓인다. 35년의 시간 위에 쌓인 그 한 접시는, 여전히 초심의 온도를 간직하고 있다.
유한나 푸드칼럼니스트 hannah@food-fantas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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