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준비해 세계 최고 UTMB 100마일 완주했더니 25kg 빠졌어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운동과 거리가 멀었던 한의사가 4년 만에 세계 최고의 트레일러닝대회를 완주했다. 학창 시절 체육을 싫어했고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던 조상호 달리기한의원 원장(42)은 2024년 9월 1일(한국시간) 트레일러너 꿈의 무대인 UTMB(울트라트레일몽블랑) 100마일(160km)에서 39시간 46분 3초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운동이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산을 조금 오르는 것도 힘겨웠어요. UTMB를 달리는 사람들을 보고 ‘나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너무 멋있어 보였죠. UTMB 완주를 목표로 설정한 뒤 산을 달렸습니다. 그 선택이 제 인생을 바꾸었습니다.”

조 원장은 UTMB를 완주하기 위해 대회가 열리기 전 일찌감치 도착해 코스를 사전답사까지 했다.

당시 조 원장은 UTMB 완주를 위해 오전 오후로 나눠 하루 25km를 달렸다. 월 700km. 산과 도로를 350km씩 달렸다. 산만 달리다 한계에 부딪혀 도로도 달렸다. 스피드를 끌어 올리려면 도로 훈련이 필요하다. UTMB를 완주한 뒤 체중이 딱 60kg으로 줄었다. 트레일러닝에 집중하면서도 마라톤 42.195km 풀코스 대회는 UTMB 완주를 마친 뒤에 2차례 출전했다. 최고 기록은 지난해 경기마라톤에서 세운 3시간 21분 40초.

조 원장의 한의원은 서울 올림픽공원 몽촌토성역 근처다. 일부러 러너들이 많은 곳에 잡았다. 조 원장도 수시로 달린다.
“제 집은 분당(경기도 성남시)입니다. 출근하기 전 올림픽공원을 달리고, 점심, 저녁에도 달려요. 한번 달릴 때 짧게는 3~4km, 길게는 6~10km를 달립니다. 걷고 달리기 좋은 올림픽공원 안에서 코스를 조정해 달립니다.”
조 원장은 자연스럽게 산을 달리다 다치거나 위험에 빠진 러너들을 돕는 레이스 메딕(race medic)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레이스 메딕을 만든 최창휴 가천대 길병원 교수(57·심장혈관흉부외과)와 함께 하고 있다. 트레일러닝 대회에 출전할 때 각종 의료 기구를 갖추고 달리며 다친 사람들을 치료해 주고 있다.

레이스 메딕은 대회 스태프가 아니고 참가자이면서 응급 상황에 러너들을 돕는 자원봉사자다. 레이스 메딕이 되려면 중급 코스 이상의 트레일러닝 완주 경험이 있어야 한다. 10명에서 15명의 의료진(의사 한의사 간호사 응급구조사 산악구조대원 소방공무원 등)이 기본 의료 장비를 메고 달린다. 응급 상황이 발생했다는 무전을 받으면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레이스 메딕이 뛰어가 돕는다. 모든 트레일러닝대회에 레이스 메딕이 갖춰진 것은 아니고 현재는 일부 대회에서만 운영되고 있다.
조 원장은 대회 때마다 그 나라의 특색이 드러난다고 했다.

“산을 달리면서 발목과 무릎 등 정말 많이 다쳤습니다. 부상은 단순히 아픈 부위를 가라앉히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다시 달릴 수 있도록 ‘복귀를 설계하는 과정’이 함께 있어야 해결됩니다. 한의사로서 산을 달리면서 뼈저리게 느낀 것입니다. 다치고 달리면 더 부상이 심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알고도 포기하지 못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한의사로서 참 한심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제 몸을 시험대에 올려놓고 테스트했고, 그 경험을 이제 러너들에게 돌려주고 싶습니다.”
“진정한 러너들에게 달리기는 취미를 넘어 삶의 의미이자 목적입니다. 그래서 조금 아파도 참고 이겨내려고 합니다. 저도 그랬죠. 그런데 대부분 병원에 가면 뛰지 말라고만 합니다. 그러니 달리고 싶은 러너들이 혼란스럽죠. 왜 다쳤는지, 그리고 안 다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자세히 알려주는 곳이 없습니다. 일단 다치면 훈련을 멈추고 치료하고 재활한 뒤 다시 달려야 오래 달릴 수 있습니다. 그것은 진리입니다. 인생은 깁니다. 마라톤, 트레일러닝도 깁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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