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공영제 개혁’…왜 6·3 서울시장 선거 핵심 쟁점 됐나?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정치권에서 예상 밖의 이슈가 급부상하고 있다. 바로 서울 시내버스 준공영제 개혁 논쟁이다.
불씨는 지난달 13~14일 발생한 서울 시내버스 노조의 전면 파업이었다. 전체 7000여 대 중 대부분이 운행을 멈추면서 파업 첫날 운행률은 6.8%까지 떨어졌고, 출퇴근길 시민 불편이 극심했다. 서울시는 파업 재발을 막기 위해 시내버스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해 달라며 고용노동부에 요청했다.
이 파업 사태를 계기로 ‘버스 준공영제’는 단순한 교통 문제가 아니라 세금·행정 책임·노동 갈등이 결합된 선거 쟁점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
생활 불만이 표심으로…버스는 가장 체감 높은 공공서비스
버스는 서울 시민 다수가 하루 한 번 이상 이용하는 대표적인 생활밀착형 공공서비스다. 배차 간격, 첫차·막차 시간, 만원버스 문제는 통계보다 체감이 앞선다.
“요금은 올랐는데 버스는 더 늦게 온다” “노선은 줄고 환승은 더 복잡해졌다”는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이 같은 생활 불만은 곧바로 행정 신뢰 문제로 이어지고, 선거 국면에서는 표심을 움직이는 강력한 요인이 된다.
‘세금으로 적자 메우기’ 프레임 확산
서울시는 시내버스 손실 보전을 위해 매년 평균 약 45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현행 준공영제 구조상 적자가 발생하면 서울시가 전액을 보전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시민들 사이에서는 “버스회사 적자를 왜 시민 세금으로 떠안아야 하느냐”는 질문이 커지고 있다.
선거에서 이는 곧 “누가 세금을 효율적으로 쓰는가” “행정 시스템을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가”라는 후보 검증 기준으로 직결된다.
개혁론 vs 안정론…후보의 행정 철학이 갈린다
버스 준공영제는 후보의 행정 철학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정책 이슈다.
개혁론 진영은 ▷성과 기반 보조금 지급 ▷노선 공영화 확대 ▷ 운영 경쟁 도입 등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정원오 성동구청장과 전현희 국회의원이 준공영제 개혁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논쟁에 불을 지폈다.
정원오 “수익 낮은 노선 공공버스” ...표준운송원가 이윤 보전 조항 삭제 주장
정원오 구청장은 지난 3일 국회 토론회에서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개선을 넘어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현행 준공영제가 운행 비용뿐 아니라 업체 이윤까지 100% 보전하는 구조여서 경영 효율화 유인이 없고, 그 결과 업체들의 누적 부채가 1조 원을 넘길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 구청장은 재임 중 일명 ‘성공버스’로 이름 붙인 공공시설 무료 셔틀버스 11대를 투입해 성수·마장 등 구내 주요 거점과 지하철역을 잇는 6개 노선을 밤 10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수익성이 낮은 노선에 공공버스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정 구청장은 또 민간 업체가 노선권을 보유한 현 구조에서는 교통 수요 변화에 따른 노선 조정이 어렵다며 “수익이 나지 않는 노선은 공공버스로 전환하고, 대중교통 소외 지역에 공공버스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표준운송원가 산정 시 ‘이윤 보전’ 조항 삭제도 제안했다.
전현희 “수익금 공동관리 방식이 근본 문제”
더불어민주당 전현희(서울 중·성동갑)은 6일 시민 부담 완화와 공공성 강화를 골자로 한 서울버스 준공영제 개편 공약을 발표했다.
전 의원은 “지금 필요한 것은 책임 회피와 소모적 논쟁이 아니라, 서울시민의 교통주권을 지키기 위한 정확한 문제 진단과 책임 있는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행 준공영제의 핵심 문제로 ‘수익금 공동관리 방식’을 지목했다. 모든 운송 수입을 서울시가 관리하고, 표준운송원가에 못 미치는 부족분을 시 재정으로 전액 보전하는 구조가 비용 절감과 서비스 개선 유인을 사실상 없앴다는 지적이다.
전 의원은 또 “흑자 노선만 민영화할 경우 공공이 떠안아야 할 적자 노선 부담은 오히려 더 커진다”며“일부 흑자노선 민영화 주장은 전체 교통체계와 시민 부담을 외면한 무책임한 해법”이라고 비판했다.
파업은 언제든 터질 수 있는 선거 변수
버스 노조 파업은 선거철마다 반복돼 온 고위험 변수다. 출근길 대란이 발생할 경우 현직 단체장은 어떤 선택을 해도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된다.
타협하면 “노조에 끌려갔다”는 비판, 강경 대응하면 “시민 불편을 방치했다”는 비난이 따른다.
파업 가능성 자체가 선거 내내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는 이유다.
오세훈 “필수공익 지정으로 시민 이동권 보장”
이와 관련해 오세훈 시장은 파업 재발 방안으로 시내버스 필수공익사업 지정을 제시했다.
오 시장은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필수공익사업 지정은 파업권을 제한하자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권리를 인정하면서도 시민의 이동권을 보장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시철도는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돼 파업 시에도 최소 기능을 유지하지만, 시내버스는 제도적 공백 상태”라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6.3 서울시장 선거에서 버스 공영제가 최대 쟁점이 될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매년 연말이면 터지는 버스 파업으로 인한 시민 불편 때문에 서울시민들 관심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선 9기 서울시장은 어떤 식으로든 버스공영제 개선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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