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오, 밀란!"... 마침내 막 올린 '두 도시의 올림픽'
7만여 석 가득 메운 관중들, 3시간 30여 분간 환호
개회식도, 성화 점등도 모두 다른 지역과 동시 진행
이탈리아 패션계 거장 조르지오 아르마니 추모도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두 도시에서 개최되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이 화려한 막을 올렸다. 흥행 저조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약 7만 석 규모의 개회식장은 관중으로 가득 찼고, 이들은 3시간 30분가량 이어진 개회식 내내 자리를 지키며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제25회 동계 올림픽인 2026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대회는 7일 오전 4시(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성대하게 시작했다. 이날 개회식은 산시로 올림픽 스타디움을 중심으로 하되 각 지역별로 흩어져 있는 선수, 스태프 등이 모두 함께 할 수 있도록 △밀라노 △코르티나 담페초 △발텔리나 △발디피엠메 4개 권역에서 동시에 이뤄졌다.

개회식 시작 1시간 전까지도 텅텅 비었던 관객석은 식이 가까워지자 하나 둘 빈 자리가 차기 시작했다. 낮 한 때 11도를 넘어서며 포근했던 날씨는 밤이 되자 기온이 6,7도 정도로 떨어지며 제법 쌀쌀해졌지만, 관중석 열기는 좀처럼 식을 줄을 몰랐다. 세계적인 팝스타 머라이어 케리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 등이 총출동해 쉴틈 없이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감정의 디자이너'로 불리는 마르코 발리치가 총감독을 맡아 연출하는 이번 개회식 주제는 이탈리아어로 '조화'를 뜻하는 '아르모니아(Armonia)'다. 우크라이나, 가자, 이란 등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분쟁을 고려해 올림픽이 전하는 평화의 메시지를 강조한다는 취지다. 개회식 프로그램에도 이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경기장 내 뿔뿔이 흩어져있던 링이 하늘로 올라가 올림픽 로고를 형성하고, 그 안에서 불꽃이 터져나오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케리도 자신의 최신곡과 함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명곡 '볼라레(Volare)'를 이탈리아어로 열창하며 개회식에 녹아들었다. 볼라레는 '자유, 비상, 낙관, 해방감' 등에 대한 감상을 담은 노래로,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서 관객 떼창을 유도하거나 분위기를 끌어올릴 때 자주 쓰인다.


선수단 입장도 △밀라노 산시로 올림픽 스타디움과 △코르티나 담페초 중앙 광장 △리비뇨 스노 파크 △프레다초 스키점프 스타디움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입장 순서는 올림픽 발상지 그리스가 첫 번째로 들어오고, 개최국의 언어 알파벳 순으로 뒤를 이었다. 그리스, 알바니아 등 일부 국가는 나라명이 적힌 팻말을 든 안내자만 밀라노 무대에 입장해 다소 썰렁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다른 지역에서 입장하는 장면은 경기장 내 작은 화면으로 중계됐다.

대한민국은 알파벳 순서에 따라 22번째로 입장했다. 기수를 맡은 피겨 스케이팅 대표팀 차준환(서울시청)과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팀의 박지우(강원도청)가 커다란 태극기를 함께 흔들며 밝은 표정으로 선수단을 이끌었다. 한국 선수단도 4곳에서 총 50명이 '분산 개회식'에 동참했다.
개최국 이탈리아는 가장 마지막에 입장해 대미를 장식했다. 다음 동계올림픽 개최국인 프랑스는 알파벳 순서에 관계 없이 이탈리아 바로 앞에 입장했다. 2030 동계올림픽은 프랑스 알프스에서 열린다. 개인중립선수(AIN)로 대회 출전하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은 개회식 퍼레이드에 참석하지 못했다.

성화대도 밀라노 '평화의 아치'와 코르티나 담페초 '디보나 광장'에 각각 설치됐다. 두 성화대는 각각 최종 주자에 의해 동시에 점화됐다. 밀라노에선 이탈리아 알파인 스키 레전드 데보라 콤파뇨니와 엘베르토 톰바가, 코르티나 담페초에선 2018 평창 대회 알파인 스키 금메달리스트 소피아 고자가 최종 주자로 나섰다. 점화된 성화는 23일 폐회식때까지 타오른다.
지난해 9월 작고한 이탈리아 패션계 거장 조르지오 아르마니를 기리는 시간도 마련됐다. 이탈리아 기성복 산업의 창시자 중 한 명인 아르마니는 오랜기간 이탈리아 대표팀 유니폼을 디자인했다. 모델들은 아르마니가 디자인한 의상을 입고 런웨이로 변신한 스타디움을 이탈리아 국기를 상징하는 초록·흰색·빨간색으로 물들였다.

밀라노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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