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 공습-중] 현대차그룹 발목 잡는 ‘지리차’의 유럽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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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서 현대차·기아 점유율 7.9%⋯ 中 성장세↑

최근 자동차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중국 대표 자동차 제조사 지리자동차가 자체 브랜드를 들고 올해 스페인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프랑스에도 이르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공식 출범을 예고했다. 당장 지리는 스페인에서 차량 판매를 시작해 연말까지 50개 넘는 전시장 개설 등에 나선다.
지리의 유럽 시장 공세가 본격화될수록 현대차그룹은 부담이 커진다. 독일과 영국, 스페인, 프랑스 등을 유럽 자동차 시장을 핵심 판매 거점으로 둔 현대차그룹의 주무대를 지리가 파고들기 때문이다. 미국의 관세 압박 등 대외 불확실성에 전략 수출지역으로 꼽은 유럽 시장이라 뼈 아프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리는 준중형 전기 SUV EX5 등을 앞세워 스페인과 프랑스 등에 둥지를 틀면서 소형 해치백 EX2 출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결국 현대차가 유럽에 투입한 캐스퍼 일렉트릭 등 소형 전기차 라인업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지커 등 중국 브랜드의 사정권에 들어가는 것이다. 캐스퍼는 현대차의 유럽 전략 모델 중 하나로, 올해 전체 수출 물량의 93%를 이 시장에 배정할 정도의 핵심 차종이다.
기아 역시 지리의 유럽 공세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지난달 1분기 유럽 전략 모델인 소형 전기차 EV2를 출시해 EV 라인업을 완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를 연간 70% 이상 확대하고, 전체 유럽 판매에서 전기차 비중을 32%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당찬 목표까지 제시했다.
기아 입장에서 가장 큰 걱정거리는 중국 전기차의 가격 공세다. 이미 진출한 영국 시장의 경우 기아 준중형 SUV EV5가 3만9345파운드(약 7850만원)부터 판매되는 반면, 지리 EX5는 3만1990파운드(약 6385만원)에 출시돼 가격 경쟁력에서 다소 밀리는 모습이다.
그런 만큼 최근 열린 기아 실적 발표에서 기아는 “유럽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의 위협이 커지고 유럽 업체와의 경쟁도 심화되는 만큼,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업계 안팎에서도 중국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가격·원가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7.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BYD, 상하이자동차(SAIC) 등 중국계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6.2%로 전년 대비 1.1%포인트 상승하며 따라 붙었다. 특히 BYD는 전년 대비 약 4배 늘어난 18만7657대를 팔아치우며 중국 브랜드의 유럽 시장 성장세를 주도했다.
여기에 지리가 스페인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로 추가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중국 브랜드의 유럽시장 점유율이 점차 빠르게 늘 수밖에 없다는 경고음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차들의 파상공세에 국내 완성차가 효과적으로 대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브랜드의 약점을 파고드는 한편, 현지화 전략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유럽에서 중국차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 브랜드에 대한 거부감이 많은 시장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한국이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유럽 현지 공장 생산 등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힘을 써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김상욱 기자 kswpp@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