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더 내려가면 사겠다”… 다주택자 매물 나오지만 눈치싸움 치열
수요자 “한두 달 뒤 더 떨어질 수도” 관망
다주택자 중과 보완책 이후 시장 변동 가능성

다주택자를 겨냥한 이재명 대통령의 잇단 발언에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 매물이 증가하면서 주택 매수를 계획하던 실수요자들이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일부 수요자들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는 기한에 다다를수록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보고 관망세에 돌입했다. 부동산 중개 현장에서는 정부가 이르면 다음 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에 따른 보완책을 내놓겠다고 한 만큼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 수준이 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7일 정부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다주택자 중과 유예가 5월 9일로 종료되면서 다주택자의 보유 주택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의 주택 매물은 6일 5만9706건으로 10일 전인 지난달 27일(5만5695건)에 비해 7.2% 증가했다.
서울 내에서는 한강벨트에 있는 자치구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중심으로 주택 매물이 늘었다. 이 기간 성동구의 매물은 16.5% 증가한 1423건을 기록했으며, 광진구와 마포구 역시 각각 16.2%, 12.5%씩 늘어난 945건, 1577건이었다. 강남 3구에서는 송파구의 매물이 14.9% 늘어 1577건이 시장에 나왔다. 서초구는 9.6% 증가한 6889건, 강남구는 9.5% 늘어난 8336건의 주택이 매물로 등록됐다.
수도권에서도 매물이 증가했다. 인천의 6일 기준 매물은 4만6759건으로 10일 전보다 3.6% 늘어났고, 경기는 16만5232건으로 3.2% 증가했다. 비수도권 역시 세종(3.6%), 전북(3.0%), 부산(3.0%), 대전(2.7%), 충북(2.5%), 제주(2.4%), 충남(2.3%), 강원(2.2%), 광주(2.2%), 대구(2.0%), 울산(1.7%), 경북(1.1%), 경남(0.9%)에서 매물이 증가했다. 전남의 경우 매물이 단 한 건 늘어나며 매물 증가율이 0%대를 기록했다.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기 위해 매물을 내놓으면서 일부 수요자는 급하게 매물을 잡기보다는 관망세에 돌입했다는 게 부동산 중개 업계의 평가다.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급매는 나오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이라서 생각보다 계약이 확 늘어난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서울 마포구에 전세로 거주하는 40대 A씨는 “인근 아파트를 매수하고자 부동산을 보고 있는데 기존 호가보다 1억원 낮은 다주택자 매물이 나왔다고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다”면서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때문에 내놓는 매물은 5월이 가까워질수록 처분이 급해져 더 가격이 떨어질 것 같아서 한두 달은 기다려보려고 한다”고 했다.
다만 중개 업계에서는 다주택자 주택 처분에 변수가 있다는 점도 매수 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천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다주택자 급매가 나오고 있지만 다음 주에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세입자 낀 주택 등으로 단기간 처분이 어려운 다주택 매물에 대해 보완책을 내놓겠다고 한 만큼 그 이후 시장 분위기가 변할 수 있다”며 “정부가 퇴로를 열어준다면 급매로 내놓을 필요가 없어진 물건은 가격 변동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다주택자 매물에 대한 매도·매수인 간 눈치싸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본격 시행되면 시장에 나오는 다주택자 급매물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똘똘한 한 채’만 남기고 처분하거나 자녀·부부 간 증여 등을 통해 다주택자 요건을 해소한 이들이 많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빌라)의 증여 건수는 올해 1월 785건으로 전년 동기(419건) 대비 87.4% 증가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증여 건수가 1054건으로 전년 동기(615건) 대비 71.4%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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