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상장하면, 현대차 주가가 버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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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식이 옳으냐, 그르냐를 두고 의견이 엇갈릴 수는 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들어 계열사 중복 상장을 억제한 정책 기조가 '코스피 5000' 시대를 여는 데 기여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증시 환경이 우호적이고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한 기업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중복 상장을 억제하는 정책 기조가 없었다면 이들 중 상당수는 이미 상장 절차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
올해 들어 고점 기준 2배 가까이 오른 현대차 주가가, 보스턴 다이내믹스 또한 상장한다면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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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식이 옳으냐, 그르냐를 두고 의견이 엇갈릴 수는 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들어 계열사 중복 상장을 억제한 정책 기조가 ‘코스피 5000’ 시대를 여는 데 기여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1월 한달간 반도체만큼이나 뜨거웠던 로봇주를 보자. 현재 상장이 추진되고 있거나, 상장을 전제로 한 투자 유치 가능성이 거론되는 기업만 해도 보스턴다이내믹스(현대차그룹), HD현대로보틱스(HD현대그룹), 한화로보틱스(한화그룹), HL로보틱스·HL클레무브(HL그룹) 등 한두 곳이 아니다. 증시 환경이 우호적이고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한 기업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중복 상장을 억제하는 정책 기조가 없었다면 이들 중 상당수는 이미 상장 절차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
작년 이후 중복 상장을 검토하던 대기업들을 모두 포함하면, 어쩌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수는 지금보다 최소 10곳 이상 늘어났을 수도 있다. 중복 상장을 허용했다고 해도 지수는 올랐겠지만, 아마 코스피 5000포인트까지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올해 들어 고점 기준 2배 가까이 오른 현대차 주가가, 보스턴 다이내믹스 또한 상장한다면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까. 원익홀딩스가 지난해 텐버거(10배 이상 오른 주식)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자회사 원익로보틱스 효과가 있었다. 만약 원익로보틱스가 상장 계획을 발표하면, 원익홀딩스 주가는 무사할까. 이재명 대통령이 LS그룹의 중복 상장을 지적한 이후인 지난달 23일, LS 주가는 5.30% 급등했다. 그만큼 투자자들은 계열사 중복 상장을 두려워한다.
문제는 상장을 언제까지고 억누를 수만은 없다는 점이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로봇, 자율주행 산업은 상상을 초월하는 자금을 필요로 한다. 회사채 발행이나 내부 유보금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차전지 업체 SK온이 지금과 같은 자금 조달 난관에 봉착한 배경에는 적절한 시점에 상장을 선택하지 못한 구조적 한계도 작지 않다. LG화학 역시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유동화를 보다 과감하게 결정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우리나라 기업과 달리, 미국 기업들은 샘솟는 물을 퍼다 쓰듯 자유로이 자금 조달을 한다. 오픈AI는 대규모 투자 유치를 마치자마자 다시 프리IPO 투자 유치에 나선다. 잦은 자금 조달에도 경영권 논란은 거의 불거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미국 기업들은 차등의결권, 비영리 이사회, 황금낙하산 등 다양한 경영권 보호 장치를 통해 ‘자본 유입’과 ‘지배력 유지’를 분리해 놓았다. 투자자는 수익을 가져갈 뿐, 경영에는 개입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역시 이 지점에서 한 번쯤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대기업이 유망 사업 부문을 굳이 분할·재상장하지 않더라도, 모회사가 직접 자금을 조달해 계열사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할 수는 없을까. 경영권을 확고히 유지할 수 있는 장치가 전제된다면, 이런 구조도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앞으로 남은 4년 임기 내내 대기업 계열사 상장을 막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상장을 막느냐, 허용하느냐가 아니라 자본을 끌어들이면서도 모회사 주주가 성장의 과실을 공유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다. 이번 중복상장 논란은 한국 자본시장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지가 될 것이다.
자금 조달이 필요한 기업을 눈치주고 억압해서 만든 코스피지수 5000은, 물론 그간 어떤 정부도 이룩하지 못한 훌륭한 성과이긴 하지만 그래봐야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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