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밥통’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공기업 도대체 어떤 곳인가
매년 겨울, 서울 양재동 aT센터는 전국의 취업준비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5만 명에 가까운 청년들이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에 몰려드는 이유는 단 하나다. 극심한 취업난 속에 공기업 취업이라는 꿈 때문이다. 한국전력과 코레일의 경쟁률은 100대1을 넘었다. 한국조폐공사는 지난해 54명 모집에 5000여 명이 지원해 95대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년들이 선망하는 직장이다 보니 취업의 문턱은 높다.

책은 총 4개 파트로 구성됐다. △우리가 몰랐던 공기업의 정체 △제도와 사람 중심의 운영 원리 △ESG 경영을 통한 사회적 책임 실천 △MZ세대와 함께하는 조직문화 혁신 등 공기업의 전 영역을 입체적으로 다룬다.
책의 강점은 외부에서는 알 수 없는 공기업의 내부 작동 원리를 현직자들의 관점에서 풀어낸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매년 공기업 직원들의 밤잠을 설치게 하는 ‘경영평가’ 과정은 한 편의 첩보전을 방불케 한다. 수백장의 보고서를 작성하고 몇 달간 실적을 검증받는 과정, 평가위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BP(Best Practice·최우수 사례)를 발굴하려 머리를 맞대는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또한 블라인드 채용의 실제 운영 방식, 감사원 감사와 국정감사 준비의 현실, 노사관계와 조직문화 혁신의 고군분투까지, 우리가 막연하게 상상했던 ‘편안한 공기업 생활’과는 전혀 다른 치열한 현실이 드러난다.
책은 공기업을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로 ‘이중성’을 제시한다. 공기업은 정부 기관도, 순수 민간 기업도 아니다. 국민의 세금과 공적 자금으로 운영되기에 ‘공공성’을 절대 포기할 수 없으면서도, 동시에 시장 논리에 따른 ‘수익성’과 ‘효율성’을 증명해야 하는 모순적 존재다.
필진들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을 때의 사례를 든다. 만약 한국전력이 이익만을 추구하는 민간 기업이었다면 전기료를 대폭 인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전은 국민의 가계 부담을 고려해 인상을 최소화했고, 그 결과 수십조 원의 적자를 감수했다. 코레일이 KTX 요금을 10년 넘게 동결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공기업의 의사결정은 단순히 손익계산서 위의 숫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그 이면에는 국민의 삶을 지탱하기 위해 묵묵히 감내하는 ‘보이지 않는 책임’이 깔려 있다. 책은 공기업을 미화하지도, 무조건 비판하지도 않는다. 다만 공기업이라는 조직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경직된 문화와 과도한 절차, 불합리한 제도가 분명 존재하지만, 동시에 공기업은 국민의 일상을 지탱하는 필수 인프라이며, 수많은 사람의 보이지 않는 선택과 책임 위에서 작동하는 조직임을 알게 한다.
성창훈 한국조폐공사 사장은 “공기업은 단순히 안정적인 직장이 아니라, 국민의 삶에 필수적인 막중한 책임을 감당하는 조직”이라며 “이 책이 공공 영역을 이해하려는 이들에게는 나침반이 되고, 미래의 공공 인재들에게는 비전 설계를 위한 소중한 자양분이 되길 기대한다”며 출간 동기를 밝혔다.
박태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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