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산업에 제일 필요한게 뭐죠?”...한국이 두 가지 다 가졌다는데 [Book]
선진국·기업 선점경쟁 치열
한국 제조강국 경험 살리면
완성형 플랫폼 구현 가능해

한국의 피지컬AI 기업 ‘마음 AI’ 경영진이 펴낸 ‘피지컬 AI 메가 트렌드’는 모라벡의 역설을 뒤흔드는 피지컬 AI의 현주소를 자세히 들여다본다. 아울러 피지컬AI를 둘러싼 글로벌 밸류체인과 기술 생태계 분석을 통해 제조 강국인 한국이 취해야 할 전략까지 제시한다.
저자에 따르면 피지컬AI는 물리적 장치에 인간의 언어와 지각 능력의 결정체인 ‘상식’을 탑재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을 돕는 AI다. 어린아이가 가정, 학교, 사회를 거쳐 세상의 상식을 터득해가듯 피지컬AI 또한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며 진화한다. 피지컬AI가 적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디바이스인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예로 살펴보자.
이들 기기는 가능한 한 모든 경우의 수를 프로그래밍해야 했던 과거와 개발 양상이 질적으로 달라졌다. 개발의 중심이 ‘규칙 기반’에서 ‘데이터 기반’으로 변해서다. 지형지물과 사물에 대한 인간의 움직임과 습관 등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한 AI 강화 학습이 핵심이다. 이를테면 글로벌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FSDv12’은 전 세계 수백만 대의 자사 차량에서 학습한 주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현됐다. 테슬라의 FSD는 피지컬AI가 상용화 단계에서도 유효함을 입증한 세계 최초의 사례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발전도 극적이다. 미국 로봇 스타트업 피겨AI는 로봇용 AI 모델 ‘헬릭스’가 탑재된 휴머노이드 로봇 두 대가 이용자의 명령에 따라 스스로 냉장고에 물건을 채우는 영상을 공개했다. 한 로봇은 물건을 건네고, 다른 로봇은 냉장고에 차곡차곡 채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상호작용 중 하나인 협업을 수행한 것이다. 헬릭스는 시각-언어-행동(VLA) 모델이다. 인간의 지능(언어), 지각(시각)을 갖춘 로봇이 판단해 행동으로 옮겼다는 이야기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안방에서 볼 날이 눈앞으로 다가왔다는 신호다. “로보틱스 분야에 ‘챗GPT 시대’가 도래했다”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이 과장이 아닌 이유다.

향후 50조달러(약 7경원) 수준으로 커질 피지컬AI 시장을 역행할 것이 아니라면, 절박한 질문만이 남는다. 테슬라, 구글, 오픈AI,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을 앞세운 미국과, 피지컬AI 밸류체인 자립을 목표로 국가적 자원을 총동원하는 중국의 틈바구니에서 한국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가.
저자는 한국의 제조업 역량을 이유로 미래를 긍정한다. 막대한 자본으로 데이터센터를 확보해 소프트웨어 역량을 극대화하는 생성형 AI 전쟁과 달리, 피지컬AI 구현엔 정밀 엔지니어링과 부품 집적 능력, 고도의 제조 공정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저발열·저전력 기술이 긴요한 디바이스 구현에 그동안 쌓아온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와 배터리 경쟁력이 활용된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진단이다. 저자는 말한다. “강점을 고려했을 때, 한국은 단순한 부품 공급을 넘어 ‘완성형 피지컬AI 플랫폼’을 구현할 수 있는 유리한 입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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