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 대신 전투복 입었다... 안보 위기에 총 든 공주님들
스페인 왕세녀, 비행 교육도 이수
노르웨이 공주, 장갑차 사수 복무

동화 속 주인공 같았던 유럽 왕실의 왕비와 공주들이 드레스 대신 전투복을 입고 소총을 들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5년째에 접어들고, 미국과의 ‘대서양 동맹’이 흔들리는 데 위기감을 느낀 입헌군주국 왕실 여성들이 앞장서 입대하면서 안보 의식 고취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덜란드 왕실은 지난 4일 빌럼알렉산더르 국왕의 배우자 막시마(54) 왕비가 육군에 입대해 권총 사격, 줄타기, 행군 등 군사 훈련을 받는 사진을 공개했다. 왕비는 “안보를 더는 당연하게 여길 수 없다”며 입대를 결정했다. 예비군 연령 상한선이 55세인 네덜란드에서 54세 왕비의 입대는 파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왕비는 위장 크림을 바르고 행군하며 일반 병사와 똑같이 훈련을 소화했다. 병사 계급으로 훈련을 이수한 뒤 중령 계급을 받을 예정이다.

일반 대학 학업과 국방대학의 2년 과정 군사 훈련을 병행하는 네덜란드 왕세녀 카타리나-아말리아(23) 공주 역시 지난달 기초 군사 교육을 마치고 상병이 됐다. 스페인의 레오노르(21) 왕세녀는 2023년부터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순회하며 생도들과 동일한 훈련을 집중 이수하고 있다. 레오노르는 이미 육군·해군 소위로 임관했고, 비행 교육 등을 거쳐 조만간 공군 소위로 임관할 예정이다. 엘리자베트(25) 벨기에 왕세녀도 2023년 왕립 군사학교에서 특수작전용 신형 돌격소총 사격 훈련을 받는 모습이 현지 언론에 보도됐다.

스웨덴의 빅토리아(48) 왕세녀 역시 2003년 기초 군사 훈련을 수료한 이후 육·해·공군 훈련을 정기적으로 받으며 군 통수권자 수업을 받고 있다. 최근 스웨덴 왕실이 공개한 영상과 자료를 보면, 빅토리아는 눈 쌓인 숲에서 소총을 들고 특수 작전을 수행하거나, 전투기나 헬리콥터에 탑승하고 미사일 유도 장치를 조종하는 등 베테랑 군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노르웨이의 호콘(53) 왕세자의 장녀로 왕위 계승이 확실시되는 잉리드 알렉산드라(22) 공주 역시 2024년부터 지난해까지 15개월 동안 러시아 국경과 인접한 최전방 공병 대대에서 장갑차 사수로 복무했다. 당초 12개월 근무할 예정이었으나 공주의 강력한 의지로 기간이 연장됐다. 부대에서 ‘공주 전하’ 대신 ‘알렉산드라 이병’으로 불렸고, 영하 20도 추위 속에서 전우들과 똑같이 야전 텐트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왕비와 공주들의 군 복무에 각국 여론은 호의적이다. 네덜란드 RTL은 “막시마 왕비의 입대는 상징적 가치가 매우 크다”며 “중장년층도 예비군에 기여할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네덜란드·스페인에서는 왕세녀의 입대 이후 관련 문의가 급증해 ‘왕세녀 효과’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노르웨이와 스웨덴, 벨기에 등에서도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국민을 보호하는 군주가 전쟁을 직접 수행한다는 전통이 남아 있는 유럽에서 왕실 구성원의 군 복무는 필수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전 여왕도 공주 시절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유럽 각국의 왕위 계승자 상당수가 여성인 상황에서 안보 환경마저 위태로워지자 각국 왕실이 ‘전사 여왕’의 이미지를 앞세워 군주제의 존속을 도모하는 측면도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권영세 “지선 패배, 張 사퇴 포함 논의해야...재선거 요구는 부적절”
- 공무원 시험 합격자 전원 마약류 검사 의무화
- 아파트 분양 시장, 지역별 양극화 심화... 분양 가격은 계속 상승할 듯
-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우승 1순위... 한국은 20위”
- 경찰, ‘딥페이크 영상·관권선거 의혹' 경남도청 압수수색
- 장동혁 “전국 재선거” 주장, 국힘 당선 단체장 사퇴론엔 입장 안 밝혀
- 머스크도 놀랐다…모델Y 판매 1위에 “한국은 최고”
- [단독] 전쟁기념관, 6·25 교육에 中 선전 용어 ‘항미원조’ 논란
- 李대통령 순방 환송행사 “민주당 지도부 오지말라”
- 롤러코스터 증시에 하루 ‘반대매매’ 1662억...올해 최대 청산에 빚투 개미들 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