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야? 스키점프가 컬링보다 부상 확률 낮다

6일 막을 올린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 올림픽 초반 팬들의 시선은 ‘스키 여제’ 린지 본(42·미국)에게 쏠리고 있다. 본은 지난달 30일 월드컵 활강 경기 도중 왼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됐다. 그는 부상을 안고서라도 올림픽 무대를 밟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제 기량을 펼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에서 최근 3회 연속 올림픽 동메달을 딴 마크 맥모리스(33·캐나다)는 지난 4일 훈련 도중 착지 과정에서 단단한 눈 표면에 부딪쳐 머리를 다쳤다. 결국 올림픽 빅에어 예선엔 불참했고, 회복에 집중한 뒤 주 종목인 슬로프스타일에 출전할 계획이다. 프리스타일 스키 에어리얼 종목에서 세계선수권을 두 차례 제패한 로라 필(37·호주)도 지난 2일 훈련을 하다 무릎을 다쳐 네 번째 올림픽 출전에 적신호가 켜졌다.

스키를 타고 뛰어올라 공중에서 묘기를 부리거나 작은 썰매에 몸을 맡긴 채 시속 140㎞가 넘게 질주하는 등 겨울 스포츠에는 유독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아찔한 장면이 많다. 실제 2010 밴쿠버 올림픽을 앞두고 조지아의 루지 선수가 훈련 도중 트랙에서 튕겨 나가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 그런데 또 통계를 내보면 스켈레톤과 루지는 부상 가능성이 낮은 종목으로 분류된다. 그렇다면 동계 올림픽에서 부상 위험이 가장 높은 종목은 무엇일까.
◇ 부상률 1위는 스키 빅에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이 끝날 때마다 대회 기간 발생한 부상·질병 사례를 분석해 영국 스포츠 의학 저널에 논문을 게재한다. 각국 올림픽위원회가 제출한 선수 부상 기록을 종합해 산출한 통계다.

2010 밴쿠버, 2014 소치, 2018 평창, 2022 베이징 등 최근 4개 대회 부상 통계를 종합한 결과, 타박상·골절·뇌진탕·염좌 등을 포함한 ‘부상률(부상 선수 ÷ 전체 선수)’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프리스타일 스키 빅에어였다. 최고 높이 40m(밀라노 올림픽 기준)의 대형 점프대에서 도약해 공중 연기와 비거리, 착지를 종합 평가하는 종목으로, 베이징 대회 때 처음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됐다. 당시 대회 혹은 훈련 중 다친 비율이 28.1%에 달했다. 선수 10명 중 3명꼴로 부상을 입은 것이다. 뒤이어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27.6%·2014년 도입)와 스노보드 크로스(26.6%·2006년 도입) 순으로 부상률이 높았다.
부상률이 20%를 넘긴 6종목 가운데 5개가 프리스타일 스키나 스노보드 등 설원에서 고난도 기술을 겨루는 프리스타일 계열 종목이다. 높은 곳에서 까다로운 공중 동작을 펼친 뒤 빠른 속도로 착지해야 하는 종목 특성상 부상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다.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따낸 중국의 프리스타일 스키 스타 구아이링도 지난해 1월 고난도 기술을 시도하다 균형을 잃고 추락해 급성 뇌출혈과 중증 뇌진탕을 입었다. 이번 올림픽에서 2연속 금메달을 노리는 그는 부상 이후 한동안 트라우마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 컬링보다 부상률 낮은 스키점프
최근 네 차례 올림픽의 평균 부상률은 11% 수준이다. 대회별로 보면 2010년 11%, 2014년과 2018년 12%, 2022년 10%로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 네 대회 평균 기준으로 쇼트트랙은 13.8%, 피겨스케이팅은 12.2%로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고속 썰매 종목인 스켈레톤(10.8%)과 루지(6.5%)는 오히려 평균보다 낮았다.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국제연맹이 오르막 구간을 늘려 속도를 떨어뜨리는 등 트랙 설계를 바꾸고, 장비 안전성 강화에 힘을 기울인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급경사를 따라 활강한 뒤 높이 도약해 100m 이상을 비행하는 스키점프는 얼핏 부상자가 많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부상률은 5.4%로, 허리나 어깨 부상이 종종 발생하는 컬링(6.1%)보다도 낮다. 특히 직전 대회에서는 스키점프 선수 103명 중 부상자가 3명에 그쳤다. 1924년 1회 대회부터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 스키점프가 오랜 시간 도약대 구조와 안전 장치를 꾸준히 개선해 온 결과다.
미국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 스포츠의학 연구 책임자인 에릭 포스트는 “스키점프에는 프리스타일처럼 곡예에 가까운 기술이 없다는 점이 부상률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부상률이 가장 낮은 종목은 노르딕 복합(2.3%), 바이애슬론(4.1%), 크로스컨트리 스키(5.0%) 순이었다. 스피드스케이팅의 부상률은 7.1%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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