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하면 몸도 아파진다…숨 가쁨·현기증·근육긴장 동반

2026. 2. 7.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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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연의 즐거운 건강
“그는 최근 몇 개월 동안 계속 다양한 걱정들로 마음이 산란했다. 일이나 사람들과의 관계, 건강이나 가족 등에 대한 걱정이었다. 굳이 지금 걱정을 심각하게 할 필요가 많지 않은 것 같지만, 그런데도 걱정을 멈출 수 없었다. 최근 얼마 전부터는 일할 때 집중도 잘 안 되고, 어깨가 자주 결리고 머리도 자주 아팠다. 밤에 누워도 걱정스러워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들이 늘어 갔다.”

이런 불안장애는 전 세계적으로 많게는 약 30%가량의 사람들이 생에 중 1회 이상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안·두려움·초조함·걱정 등의 증상과 더불어 가슴 두근거림, 숨 가쁨, 현기증, 근육 긴장과 같은 신체적 증상도 흔하게 동반된다. 다만 이런 증상은 일시적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흔하게 나타날 수 있지만 불안장애와 달리, 스트레스 상황이 완화되면 증상도 함께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천식·심장 부정맥 등과 비슷한 증상 발현
불안과 두려움은 관련이 있지만 개념적으로 구별되는 상태이다. 두려움은 실제적이거나 인지된 즉각적인 위협에 대한 급성 정서 반응으로, 임박한 위협에 대한 생각, 도피하려는 충동, 그리고 땀 흘림, 떨림, 심계항진, 메스꺼움과 같은 신체적 증상을 초래하는 강한 자율신경계 활성화를 통해 몸을 투쟁-도피 반응에 대비시킨다. 이와 달리, 불안은 특정 외부 자극 없이도 걱정, 회피, 근육 긴장 등의 불편함이나 걱정을 느끼는, 잠재적인 미래 위협에 대한 예상과 관련된 더 확산되고 미래 지향적인 상태이다. 두려움은 자율신경계 각성(예: 심장 박동 증가)과 더 밀접하게 관련되는 반면, 불안은 주관적인 인지적 고통(예: 초조함, 이완 불가능)과 연결된다.

불안과 두려움이 상호 작용하는 측면도 있다. 즉 불안이 두려움 반응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두려움은 지속적인 불안 상태에 기여하여 회피와 고통의 순환을 강화할 수 있다. 방어적 반응인 회피행동은 불안장애의 특징적 증상 중 하나로서, 두려움이나 불안으로 인한 고통을 일시적으로 줄이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두려운 자극에 대한 노출을 막거나 불안과 두려움의 반응을 강화하며, 일상생활 기능수행의 저하와 행동반경의 위축을 야기한다.

불안장애로 분류되는 질환들은 각기 구분되는 뚜렷한 증상 패턴이 있지만, 증가된 불안과 두려움, 회피 행동이 동반된다는 점을 공유한다. 범불안장애에서는 만성적인 불안이 일상 생활 영역 전반에 걸쳐 팽배하지만, 공포감으로 인한 고통감과 회피행동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다. 범불안을 지속해서 경험하는 사람들은 이전에 위협감을 느꼈던 기억을 더 생생하게 떠올리는 경향이 있고, 과거 부정적인 경험들이 “세상은 이러한 곳이다”라는 가설체계의 형성에 좀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경향이 있으며, 앞으로 맞닥뜨릴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을 예측할 때 부정적 과거 경험이 보다 중요하게 작용하고 반복적으로 걱정에 사로잡히는 경향을 보인다.

사회불안장애나 공황장애에서는 공포와 불안 및 회피행동이 모두 강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공황장애를 경험하는 사람들은 숨 쉴 때의 느낌, 가슴의 두근거리는 느낌, 근육의 긴장되는 정도 등 신체감각에 주의를 기울이다가, 신체감각의 변화를 공황발작의 전조증상으로 오인하여 당황하고 공포에 휩싸이면서, 이에 따라 교감신경의 항진과 신체항진이 더욱 증가하는 악순환을 겪는다. 공황증상의 재발에 대한 두려움으로 과거 공황발작을 경험했던 장소나 이외 비슷한 상황에 재노출되는 것을 회피하게 되기도 한다. 사회불안장애를 경험하는 경우에는, 사회적인 상황에서 스스로의 말과 행동에 대해 주의가 집중되며, 상대방의 부정적인 의향의 가능성을 염려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언행이 평가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에 대해 공포감을 느끼거나, 사회적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로부터 배척을 당하거나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염려가 이와 연관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회피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광장공포는 공황장애에 흔히 동반되고 단독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불안을 느끼거나 불편한 증상이 생겼을 때 바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이는 좁고 닫혀있는 장소 혹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즉각적인 도움을 받기 어려울 것 같은 넓고 열린 장소에 갔을 때 극심한 공포를 느끼고 이러한 장소를 피하게 된다.

증세 심해지면 부정적 상황 자체를 회피
불안 관련 증상들과 생활기능의 저하가 지속될 경우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한 상세평가와 치료적 개입이 필요할 수 있다. 특히 지속되는 불안증상에 동반하는 정신과적 내과적 공존질환의 가능성에 대한 의학적 평가와 적절한 치료적 개입이 필수적이다. 심계항진, 흉부 불편감, 숨 가쁨, 현기증과 같은 신체 증상은 공황발작을 경험하는 환자에게 흔하게 보고되는데, 이러한 증상은 천식, 심장 부정맥, 갑상선 기능 항진증 등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 추가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윤제연 서울대병원 교육인재개발실 교수. 정신건강의학과와 공공진료센터 일마음건강클리닉(직원상담)을 담당하며 서울의대 연건학생지원센터 센터장도 겸한다. 『행복한 직장의 조건』 『심리도식치료의 실제』 등의 공동역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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