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프리즘] 신입사원 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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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발전·AI 등장…신입 설곳 잃어
채용을 기업 선의에만 맡길 것인가
」
하지만 요즘 이런 풍경은 거의 사라졌다. 대기업이 정기 공채를 접고 수시 채용으로 전환한 지 5~6년이 지났다. 현재 4대 그룹 가운데 공채를 유지하는 기업은 삼성 정도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대기업 채용에서 공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39.9%에서 2023년 35.8%로 낮아졌다. 채용 공고에선 ‘신입’이라는 단어는 점점 자취를 감추고 그 자리를 ‘경력’이 대신하고 있다.
20대에게 취업문은 ‘바늘구멍’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20대(20~29세) 고용률은 60.2%로 2024년보다 0.8%포인트 떨어졌다. 20대 고용률이 전년보다 낮아진 것은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에 이어 5년 만이다. 취업자 수도 3년 연속 감소세다. 20대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17만 명 줄어든 344만2000명에 그쳤다. 지난해 20대 인구는 전년보다 3.5% 줄었지만 취업자 감소율은 4.7%에 달했다. 단순한 인구 감소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고용 구조의 변화다.
‘공채의 종말’은 단순히 채용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고용 질서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과거 공채는 범용 인재를 뽑아 교육과 순환 배치를 통해 ‘우리 회사 사람’으로 키우는 시스템이었다. 반면 수시·경력 채용은 필요한 시점에 관련 역량을 가진 인력을 즉시 투입하는 방식이다. 요즘 수시·경력 채용은 시장의 주류가 됐다. 2023년 신규 채용 인력 가운데 10명 중 6명은 경력직이거나 조직 경험이 있는 ‘경력 신입’이었다.
기업이 신입을 꺼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신입사원은 초기에 생산성 기여도가 낮은 반면, 교육·훈련·멘토링에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간다. 단기 성과 압박이 큰 기업 입장에서 신입 채용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기보다 ‘현재의 비용’으로 인식된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의 확산이 흐름을 가속화했다. 1~3년 차 사원이 맡던 단순·반복 업무 상당 부분을 AI가 대체하면서, ‘훈련이 필요한 인력’보다 ‘즉시 투입 가능한 인력’에 대한 선호가 더욱 강해졌다. 변호사 등 전문직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자 가운데 실무 수습 기관을 구하지 못한 ‘미지정 회계사’의 누적 인원은 연간 선발 인원의 절반 수준에 이르렀다. 이러다간 조만간 ‘신입사원은 뽑지 않는다’는 기업이 속출할 분위기다.
이런 흐름이 일반화되면, “경력은 어디서 쌓느냐”는 청년의 질문처럼 신입을 뽑지 않는데 경력을 요구하는 구조적 모순을 낳는다. 신입 채용이 사라진 사회는 다음 세대를 재생산하지 못한다. 기업의 효율성은 높아질지 모르지만, 노동시장의 지속 가능성은 약해진다. 이는 개별 기업이 감당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비용으로 돌아온다.
그럼에도 현재 신입 채용의 비용과 위험은 거의 전적으로 기업이 떠안고 있다. 기업이 불확실한 환경에서 검증된 인력을 선호하는 것은 합리적 선택이다. 신입 채용이 줄어드는 이유는 기업의 과도한 이윤 추구 때문이 아니라, 신입을 뽑아도 손해 보지 않게 만드는 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독일의 도제 제도나 북유럽 국가의 청년고용보장은 국가·기업·교육기관이 신입 인력 양성의 비용과 위험을 분담한다. 단순한 고용 보조금이 아니라, 훈련과 실무 경험을 제도 안에서 연결한다.
한국도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신입 채용을 기업의 선의에만 맡길 것인지, 아니면 사회적 투자로 재설계할 것인지다. AI 시대에 신입이 사라지는 추세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 공백을 방치할 것인지는 정책의 문제다. 신입이 사라진 사회는 미래도 잃는다.
김창규 경제산업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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