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 역대 최대인데… 해외 투자도 급증해 환율 상승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한국이 지난해 국제 교역에서 1200억 달러가 넘는 사상 최대 흑자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187억 달러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으로 한은의 국제수지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50년 이후 가장 많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전년 대비 23.1% 증가한 1230억5000만 달러였다. 한은이 지난해 11월 전망했던 1150억 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한은은 올해 연간 흑자 규모를 1300억 달러 이상으로 전망했다.
경상수지는 국가 경제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상품, 서비스 등의 수출액과 수입액의 차이를 의미한다. 수출이 많고 수입은 적을수록 흑자 규모가 커진다.
지난해 수출액은 7189억4000만 달러로 2024년보다 2.1% 늘었다. 품목별로 보면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 수출액이 21.9% 증가했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석유제품 수입액이 15.0% 감소한 것도 경상수지 흑자에 영향을 줬다.
국내 투자자의 지난해 해외 주식 투자 규모는 1143억5000만 달러로 171.2% 늘었다.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와 큰 차이가 없는 금액이다. 이 가운데 개인투자자 비중은 27.5%(314억 달러)로 집계됐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상장지수펀드(ETF)까지 고려하면 개인의 해외 주식 투자 규모는 4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한은은 추정하고 있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해외 투자 급증이 경상수지 흑자 효과를 줄이면서 (달러 가치 상승 등) 외환시장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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