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49달러 파격적인 판매 노보 ‘소송’ 경고했지만 3월 특허 만료도 줄줄이 트럼프 인하 압박도 부담
일라이 릴리의 체중 감량제 젭바운드(왼쪽)과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로이터연합뉴스
비만 치료제 ‘위고비’ 알약과 같은 성분을 사용하면서 가격은 3분의 1에 불과한 대체품이 출시돼 원조 위고비와 논쟁을 벌이고 있다. 올해 3월 위고비 핵심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의 특허가 중국과 인도 등 초대형 시장에서 만료될 예정인 가운데 경쟁 상품들의 출시가 이어지면서 위고비 제조사인 노보노디스크(이하 노보)의 실적에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5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온라인 원격의료 회사 힘스앤허스헬스(이하 힘스)는 노보의 위고비 알약과 같은 활성 성분(세마글루타이드)을 사용한 복합 조제 제품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복합 조제약은 개별 환자의 필요에 맞춰 기존 제약 성분의 용량을 조정해 처방하는 약이다. 성분과 용량이 완전히 동일한 복제약(제네릭)과는 다른 개념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이나 임상시험 없이 출시할 수 있다.
힘스는 첫 달 49달러(약 7만 원), 이후 99달러로 가격을 책정했다. 지난달 출시된 위고비 알약이 신규 구매자에 한해 첫 달 149달러, 이후 199달러(약 22만 원)를 받는 것을 고려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힘스의 발표 직후 노보 주가는 8.6% 하락해 2021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일라이릴리(이하 릴리)도 주가가 6% 하락했다.
노보는 즉각 반발하며 소송을 예고했다. 마이크 두스타 노보 대변인은 “노보의 제품은 약물 흡수를 돕는 자체 기술이 적용돼 힘스와 비교가 불가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FDA도 “FDA 승인 제품과 유사하다고 주장하며 불법 복제 약물을 대량 마케팅하는 기업에 대해 신속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힘스의 복합 조제약이 위고비와 얼마나 비슷한 효과를 낼지는 아직 의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힘스를 시작으로 경구용 비만 치료제 가격 전쟁이 격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장 올 4월이면 노보의 최대 경쟁사인 릴리가 경구용 비만 치료제 경쟁에 합류한다.
설상가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위고비 등의 가격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약값을 낮추기 위해 정부가 운영하는 의약품 판매 웹사이트인 트럼프RX를 공식 오픈했다. 노보와 릴리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행정부와 가격 인하 협상을 타결했다.
노보와 릴리는 비슷한 처지이지만 시장에서는 노보가 더 불리하다고 평가한다. 특허 만료 시점의 차이 때문이다. 노보 위고비와 오젬픽의 핵심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의 특허는 올해 주요 국가에서 줄줄이 만료된다. 캐나다에서는 지난달 특허 보호가 끝났으며 3월에는 인도와 중국·브라질 등 초대형 시장에서 특허가 만료된다. 일부 국가에서는 월 비용이 15달러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이에 비해 티르제파타이드를 핵심 성분으로 하는 릴리의 젭바운드는 출시 시점이 위고비보다 3년 가까이 늦어 특허 만료까지 10년 이상 여유가 있다.
이는 최근 양 사가 발표한 올해 실적 전망에서도 드러난다. 릴리는 비만 치료제에 대한 강력한 수요를 바탕으로 올해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27% 증가한 800억~8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월가 평균 예상치(777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반면 노보디스크는 올해 매출이 최대 13%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