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불붙인 건보공단 특사경 추진…의협 “즉각 철회하라”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2026. 2. 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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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이 부당한 권리 편취하려는 의도” 저격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5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영등포북부지사에서 진행된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지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특별사법경찰(특사경) 도입이 급물살을 탈지 여부가 의료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6일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특사경 제도 추진 의지를 나타낸 데 대해 깊은 깊은 분노와 함께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의협은 이날 낸 입장문에서 “특사경 도입은 권한 남용의 우려가 커 국회에서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며 “건보공단이 정식 절차를 우회해 대통령 업무보고 자리에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부당한 권리를 편취하려는 행태를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건보공단 임직원에게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건보공단의 권한 확장 및 조직 규모 확대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며 “공단이 이를 의도해 추진하는 것은 아닌지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특사경을 설치하면 행정권과 수사권의 심각한 중첩적 권력 남용을 초래할 수밖에 없어 매우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의협은 “2022년 발생한 ‘건보공단 직원 횡령 사건’에 이어 이번 인건비 과다 편성 및 횡령 등 고질화 된 방만 경영으로 오히려 건강보험 재정 투수의 주범으로 밝혀진 만큼, 건보공단이 특사경 수사 대상이 될 것을 우려해야 한다”며 “재정 누수 차단은 특사경 도입보다 수사의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기존 경찰 인력을 활용하는 편이 낫다”고 지적했다. 건보공단이 속전속결식 수사를 주장하는 것과 달리, 부실 수사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향후 무죄 판결이 내려지면 기 시행된 환수‧지급보류 금액에 이자까지 더해 의료기관에 반환해야 하기 때문에 건강보험 재정을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게 의협의 논리다.

또 “건보공단은 의료기관과 수가계약을 맺는 당사자이며, 진료비를 지급 및 삭감하는 이해관계자 지위에 있는데 강제수사권까지 더해진다면 의료기관은 건보공단과 계약 당사자 관계를 넘어서 수직적 감독관계로 종속된다”며 “의료인의 정당한 진료권을 심각하게 위축시키고 방어적 진료를 양산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지 확인으로 불리는 임의적 조사권 행사에 대해서도 심각한 인권침해, 영장주의 원칙 훼손 등의 문제가 보고되고 있다”며 “건보공단 임직원에게 강제 수사권이 부여되면 인권의식·법률소양 부족으로 인한 비전문적 행태의 수사와 그로 인한 공권력 남용과 국민의 기본권 침해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사기관과는 달리 채권 회수라는 금전적 목적을 위해 남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작년 말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특사경이 있으면 가짜 환자를 잡을 수 있다는 게 사실인가”라고 물으며 도입 논란에 불을 붙였다. 당시 정 이사장은 “그렇다”고 답하면서 “공단이 오랜 기간 특사경을 요청해 왔다. 그간 제도가 없어서 수사의뢰를 하면 평균 11개월이 소요된다”고 했다. 필요한 인원 규모를 묻는 이 대통령을 향해서는 “40명 정도로 시작하면 될 것”이라며 “이미 조사 직원이 있는 만큼 특사경 지정만 하면 된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특사경 권한을 주면 잘 잡으시라”고 농을 건넸다. 정 이사장은 전일(5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도 ”대통령이 (특사경 도입을) 세 번이나 직접 지시했고 생방송까지 됐으니 될 거라고 생각하고 준비 중“이라며 ”불법 개설기관은 수사를 시작하면 바로 계좌를 빼돌려 (환수)할 수 있는 게 없는데, 특사경이 도입되면 건보공단이 즉시 계좌를 보고 불법 기관을 찾아내 국민 피해가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간담회 자료에는 ‘수사기간의 단축’, ‘건보공단의 전문성 보유’, ‘불법개설에 대한 집중수사 가능’ 등 특사경 도입의 순기능과 함께 선량한 의료기관을 보호하고 의료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해 필요한 제도라는 설명이 담겼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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