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농기계→로봇 '퀀텀점프' 선언 대동기어, 자신감 이유 있었네

사천=박성호 기자 2026. 2. 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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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력 부품 핵심 '초정밀 가공 기술' 내재화
사천공장, 자동화 기반 생산 체계 구축 전환
AI 결합에 불량률 하락…강점 '품질·신뢰성'↑
대동기어 사천공장 [출처=대동기어]

로봇의 성능 격차를 좌우하는 핵심은 사람의 관절에 해당하는 부품인 '액추에이터'다. 사람처럼 정밀하게 물건을 잡고 옮기려면 액추에이터에 높은 기술력이 접목돼야 한다. 

대동기어는 53년의 정밀 가공 기술력을 바탕으로 모빌리티를 넘어 로봇 부품 사업까지 진출한다. 대동그룹의 차세대 먹거리인 산업 로봇에 액추에이터를 공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 액추에이터 시장까지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4일 경남 사천에 있는 대동기어 공장을 둘러봤다. 1공장은 대동기어의 미래 먹거리가 될 친환경차 부품을 생산하고 있었고, 2공장은 농기계의 심장인 미션 조립을 담당했다. 13만평 부지에 양 공장이 마주보고 있었지만 작업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대동기어 직원들이 2공장에서 도킹 작업을 하고 있다. 엔진 동력을 전달받는 앞부분과 차축이 있는 뒷부분의 케이스를 하나로 결합하는 공정으로, 도킹 작업이 완료돼야 비로소 파워트레인의 핵심 구조가 완성된다. [출처=대동기어]

대동기어가 연간 약 2500억원 규모의 매출이 발생하는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버팀목은 농기계다. 모기업 대동에 트랙터의 심장인 미션을 조립 공급하며 회사 규모를 키웠다. 지난해 매출은 2570억원으로, 이중 65%가 농기계 부품 거래를 통해 발생했다.

사천 2공장은 약 3만대 규모의 미션 및 경운기 생산 능력을 갖췄다. 라인별로 약 12~13공정을 거치며 제품을 조립하며, 숙련된 전문 작업자가 공정마다 배치돼 제품을 조립한다. 다품종 소량생산 원칙으로 운영되는 셈이다.

소비자 니즈에 따라 대략 150종의 제품을 생산해야 하는 농기계 산업은 전문가의 숙련도가 제품의 성능을 좌우한다. 50년간 숙련 작업자와 함께 성장한 덕에 대동기어는 해당 분야에서 손꼽는 기업이 됐다.
대동기어 2공장에서 모터링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조립된 미션이 완벽히 구동되는지 검증하는 공정으로, 최대 2000rpm까지 회전시켜 성능을 종합적으로 검사한다. [출처=대동기어]

12단계에 달하는 대동기어의 미션 공정 중 3분의 1은 성능 및 품질 테스트다. 조립된 제품 내부에 일정 압력을 가하고 수조에서 누설을 확인하는 수압 테스트, 조립된 미션을 최대로 구동시켜 하자를 검증하는 모터링 검사 등이 이뤄진다. 이를 통해 대동기어는 제품의 불량률을 약 10% 이내로 유지할 수 있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린 건 디지털 검사 시스템이다. 대동기어는 마지막 공정에 고해상도 카메라가 조립 상태를 자동 판독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농기계 업계 최초 디지털 검사 방식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 적용됐다. 

대동기어 관계자는 "사람이 검출하던 일을 디지털화하기 시작했다"면서 "시스템 도입 이후 불량률이 10%에서 2~3%로 하락했다. 향후 불량률은 더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인공지능(AI)과 연계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동기어 2공장에 설치되어 있는 비전 검사 시스템 장비. 고해상도 카메라가 외장 부품 위치와 조립 상태를 자동 판독하며, 농기계 업계에서는 최초로 적용된 디지털 검사 방식이다. [출처=대동기어]

2공장이 대동기어의 현재를 보여줬다면 1공장은 대동기어의 미래를 담았다.

1공장은 하이브리드차 변속기의 핵심 부품과 전기차 감속기 등을 생산한다. 대다수 공정이 자동화돼 있어 24시간 가동된다.

1공장의 하이브리드 변속기 부품 생산 라인은 연간 30만대의 제품을 생산한다. 해당 부품은 엔진과 모터 사이 동력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에 초정밀 가공 기술이 성능을 좌우한다. 
대동기어 1공장 내 선기어 생산 라인. 선기어는 하이브리드 차량 변속기에 적용되며 유성기어 시스템의 중심축 역할을 한다. [출처=대동기어]

대동기어는 50년간 쌓아온 초정밀 가공 역량을 자동화 시스템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대동기어 부품의 불량률은 0% 수준이다. 이같은 역량을 바탕으로 최근 2개년 친환경차 부품 수주 규모를 1조3000억원까지 늘렸다. 친환경차 부품이 대동기어의 차세대 먹거리로 자리 잡은 것이다.

최근엔 전기차 시대 부품 파트너사로 도약하기 위해 대규모 설비 투자도 진행했다. 총 78억원을 투자해 연간 30만개 규모의 전기차 샤프트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대동기어는 자사 전기차 부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해 생산 규모를 3배 이상 확장할 계획이다. 
대동기어 1공장에 구축된 클린룸 내 ROTOR SHAFT ASS'Y 생산 설비가 가동을 기다리고 있다. ROTOR SHAFT ASS'Y 는 전기모터 내부에서 회전 토크를 직접 생성해 그 힘을 출력축으로 전달하며, 전기차 구동 성능과 정숙성을 좌우하는 전기모터의 핵심 부품이다. [출처=대동기어]

특히, 전기차는 내연기관과 달리 소음에 민감하다. 대동기어는 불안정한 환경에서 제품 하자가 발생한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에 대동기어는'클린룸'이라는 새로운 환경을 구축했다. 클린룸은 이물질, 습도 등이 차단돼 제품의 성능을 극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대동기어는 이를 활용해 전기차 부품과 모터, 배터리셀까지 통합된 플랫폼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대동기어는 클린룸에서 쌓은 품질 및 성능 향상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로봇 액추에이터 사업으로 진출한다. 액추에이터는 전기차 부품 이상의 초정밀 가공 능력과 성능, 품질이 모두 확보돼야 한다. 전기차 부품 수주를 확대하며 시장의 신뢰를 얻은 뒤, 로봇 시장에서도 기회를 엿본다는 방침이다.

서종환 대동기어 대표는 "초기엔 산업형 엑추에이터 시장에 뛰어든다. 2027년까지 개발을 완료할 것"이라면서 "향후에는 시장성을 판단해 휴머노이드 로봇용 액추에이터 시장 진출을 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동기어 1공장 내 Output Shaft SUB ASS'Y 생산 라인. Output Shaft SUB ASS'Y 는 초정밀 가공 기술이 필수인 부품이며, 대동기어는 3차원/조도/형상 측정기 등 다수의 품질 측정 장비와 전문 검사 인력 운영을 통해 불량 리스크를 사전 차단하고 있다. [출처=대동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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