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혼자 굴리니 수익률 '2%' 쥐꼬리…국민연금식 운용 온다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6. 2. 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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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열린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 공동선언문 발표'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노사정이 퇴직연금 기금화 방향성에 합의하면서 연 2%대에 머무르고 있는 퇴직연금의 저조한 수익률이 개선될지 주목된다. 대표적인 기금형 운용방식인 국민연금과 중소기업 퇴직연금의 경우 안정적으로 연 7~8%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기금형의 경우 운용 주체나 방식에 따라 성과가 다른 만큼 세밀한 제도적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가입자들의 선택권을 보장하면서도 안정추구형 투자자들을 기금형으로 끌어들일만한 유인책을 마련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태스크포스(TF)'는 이날 공동선언문 발표를 통해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과 퇴직연금 의무화 방향성에 합의했다. 퇴직연금 가입을 의무화하고 저조한 수익률을 높여 근로자들의 노후소득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퇴직연금 제도는 2005년 도입된 이후 20년간 근로자들의 노후안전판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저조한 수익률과 가입 사각지대 등은 지속적인 문제로 제기돼 왔다. 이에 노동계와 사용자, 정부는 지난해 10월 TF를 만들어 제도 개선 방향성에 대해 논의했고 이번에 합의안을 마련했다. 제도 도입 20년만의 대대적인 변화다.

노사정이 도입에 합의한 기금형은 퇴직연금을 국민연금처럼 한데 모아 전문성을 갖춘 전문 운용기관이 운용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각 가입자가 개별적으로 퇴직연금사업자(금융기관)와 계약을 맺고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계약형이다.

계약형은 퇴직연금의 운용 책임이 각 개인에게 있다보니 대다수 퇴직연금은 가입자들이 무관심 속에 방치되기 일쑤였다. 90% 이상이 원금보장형에 머물렀고 이로 인해 퇴직연금의 연평균 수익률은 2~3%대에 그쳤다. 최근 5년과 10년 연환산 수익률은 각각 2.86%, 2.31%에 불과하다.

기금형의 경우 각 개인이 운용하는 것보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고 전문성 있는 운용기관의 운용으로 수익률도 높일 수 있다. 실제로 현재 기금형으로 운용되고 있는 중소기업퇴직연금인 푸른씨앗의 최근 3년 수익률은 △2023년 6.97% △2024년 6.52% △2025년 8.67%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역시 최근 5년간(2020~2024년) 평균 수익률은 8.17%를 기록했다. 기존 퇴직연금 대비 3~4배 이상 높은 수익률이다.

핵심은 수익형 자산 등을 포함한 분산투자다. 국민연금은 기금운용지침에 따라 국내주식, 해외주식, 해외채권, 대체투자 등에 나눠 투자한다. 주식은 손실 위험이 크지만 기간과 종목의 분산으로 위험을 적절히 관리하면서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 일부 비중은 안전자산인 채권을 담아 전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인다. 자산군 간 상관관계가 적을수록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은 낮아진다.

푸른씨앗의 경우 채권 등 안전자산에 70% 이상 투자하면서도 노사정 전문가로 구성된 기금운영위원회의 전문적인 기금 관리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었다.

기금형을 도입하더라도 기존의 계약형과의 병행 운영으로 가입자들에게 선택권을 줄 예정이다. 스스로 운용지시를 하고 싶거나 원금보장 위주의 운용을 원할 경우 기존의 계약형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수익률을 높이고 싶은데 전문성이 부족해 투자가 불안한 가입자들에게는 기금형이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번 노사장TF에서도 금융기관 개방형, 연합형, 공공기관 개방형 등 다양한 유형의 기금형을 활성화하기로 합의했다. 가입자들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서다. 금융기관 개방형은 은행, 증권사 등 금융기관이 기금형 운용의 주체가 되는 것이다. 연합형은 여러 사업장의 적립금을 모아 운영하는 방식이며 공공형은 국민연금처럼 공공기관이 기금운용을 맡는 것이다.

관건은 기금형 도입 이후에도 기존의 계약형 가입자들을 기금형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기금형 수익률이 높더라도 가입자들의 관심이 부족하거나 기금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면 여전히 원금보장형에 머무를 수 있다.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해 도입한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에서도 초저위험 상품에 적립금의 약 90%가 몰리면서 제도 도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세종=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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