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합당 대외비 문건 논란 일파만파…친명계 “정청래의 독단” 반발

정윤성 기자 2026. 2. 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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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 절차, 일정, 지선 공천 계획까지 담겨…“이미 결론 정해 놓은 것”
정청래 “문건 존재 사실 몰라”…조승래 “합당 제안 후 내가 작성 지시”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이언주 최고위원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도중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과 관련해 일정과 방식 등의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대외비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친명계 최고위원들이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공개 반발에 나선 데 이어 최고위원회에서도 설전이 벌어지는 등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모습이다. 정청래 대표는 문건의 존재를 사전에 보고받지 못했다는 입장인 가운데 유출 경위에 대한 엄정 조사를 지시했다.

강득구·이언주·황명선 등 친명계 최고위원 3명은 6일 오후 국회에서 합당 문건과 관련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청래 대표는 원칙 없는 합당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앞서 한 언론을 통해 공개된 합당 관련 대외비 문건에는 민주당과 혁신당의 합당을 전제로 한 구체적인 일정과 지도부 구성 방향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사무처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해당 문건에는 합당 시 혁신당 측 인사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배분하는 방안을 비롯해 합당 신고를 2월27일 또는 3월3일까지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사전 실무협의체 구성, 최고위원회·당무위원회·중앙위원회 의결, 권리당원 투표 등 단계별 절차와 일정이 세부적으로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조국혁신당으로 이적했던 인사들이 지방선거 출마 시 공천과 경선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복권 기준 검토 내용도 포함됐다.

합당의 절차적 문제는 물론 '밀약설' 등 각종 음모론으로 당 내홍이 커지는 상황에서 사실상 합당을 전제로 작성된 문건이 유출되자 당내 반발은 한층 커지는 분위기다.

이 최고위원은 기자회견에서 "당에서 작성한 문건이지만 정 대표는 실무자가 만든 자료일 뿐이라고 했고, 조승래 사무총장은 합당 절차와 사례를 정리한 자료라고 했다"며 "그런데 그 자료에 왜 합당 추진의 구체적인 일정과 완료 시한, 지명직 최고위원 배분, 탈당자와 징계자에 대한 특례 조항까지 들어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도 몰랐다는 대표의 말, 그리고 진상조사를 하겠다는 것은 실무자만 희생양 삼으려는 것 아닌가"라며 "책임은 전적으로 대표에게 있다"고 말했다.

황 최고위원도 "광역단체장 공천 안배 이야기도 들린다. 정 대표는 지금 당장 문건을 공개하고 당원 앞에 설명해야 한다"며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인데 당내 분란으로 대통령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들은 합당을 둘러싼 논란을 수습하는 정 대표의 방식도 문제 삼았다. 강 최고위원은 "어제 초선 의원, 오늘 중진 의원 간담회 일정은 보여주기 정치가 아니라면 무엇인가"라며 "이미 결론을 정해 놓고 당원과 의원들을 토론의 대상이 아니라 통보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그것은 진짜 독단이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민주당은 당원 동지들의 피와 땀으로, 민주적인 절차로 성장한 당"이라며 "밀실이 아니라 공개로, 거래가 아니라 원칙으로, 속도가 아니라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강득구(왼쪽부터)·이언주·황명선 최고위원이 6일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합당 논의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이날 오전 최고위 공개 발언에서도 정 대표의 면전에서 합당 문건에 대한 문제 제기를 했다.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 조문 정국이 마무리되자 친명계 위원들은 최고위에서 연일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다만 정 대표는 합당 문건의 존재를 몰랐다는 입장이다. 정 대표는 최고위 마무리 발언에서 "저도 신문을 보고 알았고, 최고위원 어느 누구도 알거나 보고받지 못한 내용이다. 철저히 조사해달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언론 공지를 통해 "1월22일 당 대표의 합당 제안이 있은 후 실무적으로 당헌·당규에 따른 합당 절차, 과거 합당 사례 등을 정리한 자료"라며 "공식적인 회의에 보고되거나 논의된 바 없다"고 밝혔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해당 문건이 합당 제안 이후인 대략 1월27일쯤 작성된 문건이라고 설명했다. 작성한 경위에 대해선 "합당 절차나 과거 사례들이 어떤 것이 있는지 정리가 필요하겠다고 보고 실무자와 상의를 했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전 총리의 장례 일정 등이 겹치면서 지금까지 문건의 지도부 대상 공식 보고나 논의가 없었고, 정 대표가 근래 합당에 대한 당 안팎의 의견을 듣고 있는 가운데 향후 관련 절차 진행 시 문건의 보완 및 보고 등이 있을 것이라고 조 사무총장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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