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용 편하거나 효력 막강… 美 FDA 허가 앞둔 비만약 삼총사

채인택 2026. 2. 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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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라이릴리의 알약, 노보노디스크의 주사제 2종
릴리 먹는 약 오르포르글리프론, 최고 11% 감량
위고비 성분 고용량 주사제, 최고 19% 체중 줄여
1년 걸리던 신약승인, 1~2개월 완료 바우처 대상
위고비에 위장배출지연제 첨가 카그리세마는 20%
지난해까지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을 뜨럽게 달궜던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릴리와 젭바운드. 미국에선 같은 터제파타이드 성분을 제2형 당뇨약으로 쓰면 마운자로로, 비만치료제로 사용하면 젭바운드로 불린다. 한국에선 용도 구분 없이 모두 마운자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세계보건기구(WHO)의 성인 비만 치료제 사용 권고 이후 가뜩이나 뜨거운 비만치료제 시장이 2026년에는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시장에 새로 선보일 비만 치료 신약의 효능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2026년 비만 치료제 시장에 등장할 3종의 신약

국제 학술지 《미국의학협회지(JAMA)》 의 '메디컬 뉴스'는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 받을 가능성이 큰 비만 치료 신약으로 경구용 1종과 주사제 2종을 꼽았다. 이들 신약은 각자의 특징을 앞세워 위고비나 마운자로 같은 기존 제품과 더불어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면서 올해 시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출시가 유망한 신약은 모두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에서 개발했다. 이미 위고비나 마운자로로 기존 비만치료제 시장을 지배해온 제약업계의 거인들이다.

2026년 등장이 예상되는 신약은 일라이릴리의 먹는 알약인 오르포르글리프론, 노보노디스크의 고용량 세마글루티드(위고비의 성분) 주사제, 그리고 세마글루티드에 허기를 줄여주는 카그릴린티드 성분을 복합한 카그리세마 주사제 등 3종이다.

특히 이 가운데 오로포르글리프론과 고용량 세마글루티드는 2025년 6월 도입된 FDA의 '국가 우선순위 바우처(CNPV)' 적용 대상으로 뽑혀 올해 상반기에 허가가 날 가능성이 크다. CNPV는 국가 안보나 보건에 직결된 혁신 신약에 대해 심사 기간을 기존 10~12개월에서 1~2개월로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일종의 신약 허가 고속열차에 해당한다.

일라이릴리의 먹는 비만치료제, 최고 11% 감량

올해 먹는 비만 치료제 시장을 놓고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필과 격전을 벌일 준비를 하고 있는 미국 일라이릴리의 샌디에이고 사옥. 로이터=연합뉴스

우선 경구약인 오르포르글리프론은 일라이릴리 제품이다. 오르포르글리프론은 임상시험 결과 체중 감량 효과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량 투여군에서 11%, 저용량 투여군에선 7.5%의 체중 감량 효과를 각각 보였다. 위약에선 2%에 불과해 효과를 확인시켰다. 비만이지만 당뇨병이 없는 성인 3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다국적 3상 임상시험에서다. 3상에선 이 성분을 1일 1회씩 각각 6mg, 12mg, 36mg씩 72주간 투여하고 위약 투여군과 비교했다.

일라이릴리의 경쟁사인 노보보디스크는 이미 지난 1월 5일 위고비와 같은 세마글루티드 성분의 경구 비만 치료제 '위고비 필'을 미국 시장에 출시했다. 이에 따라 오르포르글리프론은 이러한 노보노디스크에 대한 일라이릴리의 회심의 반격 무기가 될 전망이다.

복용 직후에도 취식 가능하다는 장점 지녀

노보노디스크의 먹는 비만 치료제 위고비 필. 사진=노보노디스크 홈페이지

지금까지 위고비와 마운자로를 앞세워 벌여온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의 비만 치료제 시장 각축전은 올해 경구용 비만 치료제로 전장을 옮겨 제2차 대결로 이어질 전망이다. 경구용 비만 치료제는 기존 주사제에 비해 가격도 비교적 합리적이고, 투여 방식도 간편하다는 점 때문에 비만 치료제 시장에 돌풍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주사에 거부감이나 공포증이 있는 사람, 냉장 보관이 필수적인 주사제에 불편함을 느낀 사용자들은 경구약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비만 치료 알약 대결을 앞두고 일라이릴리는 오르포르글리프론의 장점을 강조하고 있다. 오르포르글리프론은 위고비 필과 마찬가지로 공복에 소량의 물과 함께 복용해야 한다. 하지만 분자 특성상 위고비 필은 복용 후 30분 동안은 뭔가를 마시거나 먹을 수 없다. 하지만 오르포글리프론은 복용과 무관하게 음식물을 섭취할 수 있다.

위고비 성분을 고용량으로 주사하는 제품, 19% 감량

비만 치료용 주사제 신약을 두 종류나 준비하고 있는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의 코펜하겐 본사 건물. 로이터=연합뉴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11월 말 비만 성인 환자를 위한 고용량 세마글루티드 주사제의 추가 신약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회사는 비만이지만 당뇨병이 없는 1400명을 대상으로 고용량 세마글루티드 주사제의 다국적 3상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같은 세마글루티드 성분을 사용하는 위고비의 경우 0.25㎎에서 시작해 최고 2.4mg까지 투여한다. 하지만 이번 임상시험에선 세마글루티드 주사제를 7.2mg 또는 2.4mg를 주 1회 주사하는 집단과 위약을 주사하는 집단으로 나눠서 진행됐다. 이번 임상시험에선 저칼로리 식단과 신체 활동량 증가가 동시에 이뤄졌다.

그 결과 평균 체중 감소율이 세마글루티드 7.2mg 투여 집단에선 약 19%로, 2.4mg 투여 집단의 16%보다 약 3%포인트, 위약 투여 집단의 4%보다 약 15%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위고비 성분에 음식물 위장 배출 지연 성분 복합제, 20% 감량

2026년 시장 지배를 겨냥한 노보노디스크의 신약 승인 신청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에는 새로운 비만 치료제인 카그리세마를 승인 받기 위해 신약 허가 신청서를 FDA에 제출했다. 카그리세마는 신약 승인 기간을 크게 줄여주는 FDA의 CNPV에 포함되지 못했다.

주 1회 맞는 주사제인 카그리세마는 기존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티드에 카그릴린티드라는 새로운 성분을 추가했다. 두 성분을 병용함으로써 시너지를 올리도록 설계했다.

카그릴린티드는 위고비와 마운자로에 들어가는 체중 감량 성분인 세마글루티드와는 작용 방식부터 다르다. 알려진대로 세마글루티드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1(GLP-1)' 수용체에 작용해 뇌에 포만감을 주고 지방 축적을 유발하는 인슐린의 분비를 줄이며 혈당 상승을 억제한다. 하지만 카그릴린디드는 호르몬인 아말린을 장시간 작용하도록 분자를 재디자인한 성분이다. 아말린은 식후에 분비돼 식욕을 조절하는 것은 물론 음식물의 위장 배출을 지연함으로써 허기를 막아준다.

3상 임상시험은 당뇨병 없이 비만 또는 과체중으로서 비만 관련 질환을 하나 이상 가진 성인 3400명을 대상으로 68주간 이뤄졌다. 세마글루티드 2.4mg과 카그릴린티드 2.4mg이 함께 들어있는 카그리세마를 주사한 집단과 각각의 약물을 2.4mg씩 단독 투여한 집단으로 나눠 진행됐다.

그 결과 카그릴린티드와 세마글루티드를 함께 투여한 집단에서는 평균 약 20%의 체중 감량이 나타났다. 세마글루티드만 투여한 집단은 15%, 카그릴린티드만 주사한 집단은 11.5%의 평균 체중 감량을 보였다. 위약 투여군의 체중 감량은 평균 3% 수준이었다.

당뇨병을 지닌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을 대상으로 별도로 진행된 소규모 3상 임상시험에서는 카그릴린티드와 세마글루티드를 함께 투여한 집단과 위약 투여집단을 비교했다. 그 결과 두 집단 간의 평균 체중 감량 차이는 10%포인트로 나타났다. 이는 당뇨병이 없는 집단의 체중 감량 효과 차이보다 적었다. 당뇨병이 없는 비만 또는 과체중 집단에서 더 좋은 효과가 나타났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부작용이다. 비만 치료제 특유의 위장 장애 등 부작용이 상당 부분 나타났다. 그럼에도 간절한 사람이 찾는 비만 치료제의 특성상 소비자들이 어느 정도의 부작용은 감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도 비만 치료제 시장은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끊임없이 다양한 뉴스를 양산할 것으로 보인다.

채인택 의학 저널리스트 (tzschaeit@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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