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T 해킹 보상에 “미성년자 차별적” 논란...부모가 타 통신사면 이용 어렵기도
“미성년자도 가입자인데 차별 받아”
SKT는 나이에 따른 혜택 차별 없어
통신업계 “세심하게 구성했어야”

KT가 2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해킹 사고 보상 프로그램을 놓고 이용자들 사이에 미성년자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KT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서비스 무료 이용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데, 가입 연령 제한 규정으로 미성년자 이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발생해서다. 이용자들은 “OTT 가입에 나이 제한이 있다는 것은 KT도 이미 알고 있었을 텐데 미성년자만을 위한 별도의 혜택조차 마련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내놓고 있다.
KT는 지난 1일부터 무단 소액 결제, 해킹 사고에 따른 보상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중에는 티빙·디즈니플러스 중 1개를 골라 6개월간 이용할 수 있는 혜택도 포함돼 있다. 문제는 각 OTT별로 이용 제한 연령이 있어 발생했다. 티빙의 경우 만 14세 미만, 디즈니플러스는 만 19세 미만은 가입할 수 없다. 타 통신사 이용자 A씨는 “KT를 이용하는 아이가 디즈니플러스에서 애니메이션을 보겠다며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 실망했다”면서 “KT는 해킹 보상 프로그램을 발표했을 때 모든 가입자에게 혜택을 주겠다고 했지만 미성년자들이 동등한 혜택을 받지 못한다”라고 했다.
티빙의 경우 만 14세 이상인 미성년자가 법정 대리인의 동의를 받으면 가입할 수 있다. 하지만 법정 대리인이 KT 가입자가 아닌 경우에는 인증 요청을 할 수 없어 논란이 커졌다. KT를 이용하는 미성년자가 타 통신사를 이용하는 부모에게 인증 요청을 하면 ‘입력하신 전화번호로 법정대리인 동의 요청 메시지를 발송할 수 없습니다. KT모바일 이용 번호(이용 정지 제외)로만 요청하실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창이 뜬다는 것이다.
B씨는 “KT 가입자에게 주는 보상 프로그램인데 부모가 타 통신사를 쓴다고 이용하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고객센터에 문의했지만 본사 정책이라 어쩔 수 없다는 답만 되풀이하더라”라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티빙의 경우 법정 대리인이 타 통신사를 이용할 경우에는 KT고객센터에 전화를 하거나 KT 대리점에 방문해 법정 대리인 여부를 확인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은 해킹으로 위험에 노출된 것은 미성년자도 똑같은데, 성인보다 부족한 보상을 받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한다. 이용자들 사이에선 “보호자 계정을 통해 OTT를 이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설계했어야 한다” “성인과 똑같이 통신비를 내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미성년자 가입자를 위한 대체 보상안이라도 마련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통신업계에선 KT가 OTT 무료 이용권을 보상 프로그램에 포함하면서 논란만 자초했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 SK텔레콤의 경우 통신 요금 할인, 멤버십 제휴 할인, 데이터 무료 제공 등이 포함된 해킹 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했지만 나이에 따른 차별은 없었다는 것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KT가 보상 프로그램을 발표했을 때부터 통신비 할인을 포함하지 않아 불충분한 보상이라는 주장이 있었다”며 “OTT 이용권 문제로 이용자들의 실망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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