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이름도 몰랐던 미 의원들, 로비 뒤 ‘핵심 의제’ 올려···블룸버그 집중 조명
2019년 자료 인용 “스스로 한국 기업이라 소개”

미국 경제전문 매체 블룸버그가 5일(현지시간) 쿠팡의 ‘로비 공세’를 집중 조명했다. 쿠팡 이름조차 잘 몰랐던 미 연방 의회 의원들이 한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쿠팡 질문을 집중적으로 쏟아내거나, 쿠팡 관련 청문회를 개최하는 것은 쿠팡의 강력한 로비 덕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는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방미해 지난 3일 미 연방 의회 의원들을 만났을 때 의원들로부터 쿠팡에 대한 질문이 집중적으로 쏟아졌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쿠팡이 미국 소비자들이 직접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니어서, 질문을 쏟아낸 의원들 중에는 쿠팡이라는 기업을 최근에서야 알게 된 경우가 상당수였다고 전했다.
실제 여 본부장에게 “쿠팡이 미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한국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지 않은가 우려스럽다”고 질의한 돈 바이어 하원의원(민주·버지니아)은 쿠팡의 로비스트 중 한명으로부터 쿠팡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블룸버그는 “바이어 의원과 다른 의원들의 집중 질의는 쿠팡이 워싱턴에서 벌이고 있는 로비전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이 2019년부터 쿠팡 이사회 멤버이고 쿠팡 초기 투자자인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가까운 사이라는 사실을 조명하면서, “미국 소비자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기업으로선 이례적으로 높은 가시성”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소속 짐 조던 미 연방 하원 법사위원장이 이날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에게 오는 23일 법사위에 출석해 한국 정부의 미국 기업 차별에 대해 증언하라는 소환장을 보낸 것 역시 쿠팡의 로비 때문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까지 조던 법사위 위원장의 정책·전략 담당 수석을 지낸 타일러 그림은 현재 로비업체 ‘밀러 스트래티지스’의 쿠팡 측 로비스트로 등록돼 있다.
앞서 지난 1월 열린 미 연방 하원 세입위원회 무역소위원회의 청문회에서 쿠팡에 대해 발언한 의원들도 쿠팡으로부터 정치 자금을 받았거나 해당 의원실 출신인 로비스트와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국 측도 미국 정부와 공화당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트럼프 진영과 가까운 로비 그룹들을 잇달아 고용해 워싱턴 내 로비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쿠팡의 인프라와 고객 기반 대부분이 한국에 있으며 쿠팡의 자회사는 2019년 보도자료를 통해 스스로를 “한국 기업”이라고 소개했지만, 워싱턴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쿠팡은 2019년 보도자료에서 쿠팡이 외국 기업이라는 “헛소문과 거짓 뉴스”에 속지 말라면서 “쿠팡은 자랑스러운 한국 기업”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특파원단과 만난 자리에서 쿠팡 이슈에 대해 “로비에 의해 빚어진 사안으로 외교 문제와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연방 하원이 쿠팡 측을 불러 증언을 청취하는 것도 “쿠팡 측의 로비를 받은 의회가 사안을 그렇게 다뤄가는 것”이라면서 “정부는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미국 정부와 협의해 나가면서, 쿠팡은 개별 사안으로 분리해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2060930011
https://www.khan.co.kr/article/202602060133001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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