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198만원→29만원…‘트럼프 직구’ 통할까

박민주 기자 2026. 2. 6.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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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공개된 미 정부 제약 구매 지원 공식 사이트 '트럼프RX'.

트럼프RX는 홈 화면에서 황금으로 채워진 미 대륙 이미지를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거대 제약 회사들의 가격 폭리 시대는 끝났다. 미국 대통령은 막강한 영향력과 권력을 활용해 모든 미국인이 선진국 중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처방약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고 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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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만든 거래플랫폼 들어가보니]
제약 직구 지원 ‘트럼프RX’ 공개
제약사에 “가장 싸게 납품” 압박
NYT “보험 가입자는 오히려 낭비”
트럼프RX 공식 웹사이트 갈무리


5일(현지시간) 공개된 미 정부 제약 구매 지원 공식 사이트 ‘트럼프RX’. 공개된 사이트에 접속해보니 “처방약을 세계 최저가로 찾아보세요”라는 큰 글씨가 먼저 눈에 띄었다. 검색란에 위고비를 입력하자 펜 타입은 199달러(약 29만 원), 알약 타입은 149달러(약 21만 원)부터 최저가가 형성된다는 안내가 나왔다. 이어 농도와 투약 경험을 선택하자 도매가 1349.02달러(약 198만 원)에서 1150.02달러를 할인해 199달러에 구매할 수 있는 쿠폰이 발급됐다. 이 쿠폰을 미국 약국에 제시하면 위고비를 구매할 수 있다.

트럼프RX에서 위고비를 검색하자 최대 85%까지 할인할 수 있다고 뜬다.


이날 오후 7시(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트럼프RX 공개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소비자들은 오늘 밤부터 가장 흔히 사용되는 수십 가지 처방약을 파격적인 할인가로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RX는 의약품을 직접 판매하는 사이트는 아니다. 대신 소비자들이 필요한 의약품을 직접 검색해 쿠폰을 받은 뒤 이를 인쇄해 약국에 직접 제시하거나 전자지갑에 추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일부 제품은 제약사 직구 홈페이지로 연결된다. 사이트에는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젭바운드, 불임치료제 세트로타이드 등 대중적으로 쓰이는 약물이 등록돼 있다. 이용 전 처방전은 필수다.

이는 글로벌 제약사를 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해온 ‘최혜국 대우(MFN)’ 약가 기조와 맞닿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의약품 가격이 다른 선진국보다 지나치게 비싸다며 관세를 압박 수단으로 활용해 가장 저렴한 약가를 미국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것을 요구해왔다. 이에 지난해 9월 화이자를 시작으로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드존슨, 머크 등 거대 제약사가 잇달아 최혜국 약가 인하와 미국 내 투자 확대를 약속했다.

트럼프RX까지 도입되면서 제약사가 중간 유통 마진을 최소화한 최혜국 약가로 보급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지난해 11월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는 트럼프RX를 통한 미 정부와 위고비와 젭바운드 등 GLP-1 계열 약가 인하 계약을 체결했다. 트럼프RX는 홈 화면에서 황금으로 채워진 미 대륙 이미지를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거대 제약 회사들의 가격 폭리 시대는 끝났다. 미국 대통령은 막강한 영향력과 권력을 활용해 모든 미국인이 선진국 중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처방약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고 홍보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RX 도입이 실질적인 소비자 부담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트럼프RX는 보험 적용 여부에 대해 “현재 트럼프RX의 할인 가격은 현금 결제 환자에게만 적용된다”고 밝혀둔 상태다. 뉴욕타임스(NYT)는 “사이트에 등록될 것으로 보이는 대부분의 의약품은 이미 보험 적용이 가능하고 일부는 경쟁 제조업체에서 저렴한 제네릭 의약품으로 출시되어 있다”면서 “보험 적용이 가능한 사람이 트럼프RX를 통해 자비로 약값을 지불하면 매년 수백 달러를 낭비할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는 트럼프RX 이용이 저렴할 것으로 보인다. 노보 노디스크에 따르면 현재 위고비 이용 환자의 30%는 전액 자비로 약을 구입하고 있다.

민간 가격 비교 웹사이트 역시 트럼프RX의 경쟁 대상이다. NYT는 “전문가들은 특정 상황을 제외하고는 먼저 굿RX(GoodRX)와 같은 가격 비교 웹사이트를 확인해 볼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민주 기자 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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