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피플] '업그레이드 화성' 미션에 돌입한 차두리 감독의 2년차, "이젠 모르고 하는 시즌 아니야"

(베스트 일레븐=후아힌/태국)
▲ 피치 피플
차두리 화성 FC 감독
2025시즌 K리그2에서 성적을 떠나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감독 중 한 명이 있다면 차두리 화성 FC 감독이다. K3리그 소속이던 화성이 프로화된 첫해, '초짜 프로 감독'이라는 꼬리표를 단 차 감독이 어떤 역량을 보일지 시선이 쏠렸다.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선수 자원과 재정 규모 모두 한계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성은 예상 밖 성과로 주변을 놀라게 했다. 14개 팀이 경쟁한 하나은행 K리그2 2025에서 10위를 기록했다. 프로화 첫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순위 이상의 성과였다.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선배 구단들을 상대로 경쟁력을 증명했다. 더 올라갈 수 있었다는 아쉬움은 남았지만, 프로 데뷔 시즌을 치른 화성과 차 감독 모두 일정 수준 만족을 남긴 한 해였다.
2026시즌은 더 높은 순위와 완성도를 겨냥한다. 차 감독은 현재 선수단과 함께 태국 전지훈련을 소화 중이다. 충북 보령 1차 캠프에서 체력을 끌어올렸고, 후아힌 2차 캠프에선 전술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보다 탄탄해진 스쿼드, 더 정교해진 팀 컬러로 시즌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이제는 '유경험자'가 된 만큼 더 나은 결과를 자신하고 있다.

"2년차의 다른점? 모르고 시작한 시즌과 이제 알고 시작하는 시즌"
Q. 전지훈련에서 만나서 반갑습니다. 두 번째 시즌 준비하는 건 또 다르죠?
"다른 건 없고, 똑같은 마음으로 더 잘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어요. 두 번째 시즌이라 앞으로 닥칠 일을 알고 시작하는 건 분명 경험이죠. 그건 좋은 부분이에요. 다만 팀이 12명 빼고 거의 다 바뀌어서 사실상 재창단 느낌이에요. 그래서 우리가 하려는 축구를 다시 처음부터 입혀야 하고, 그런 준비 과정은 작년이랑 거의 비슷해요. 훈련 단계도 비슷하게 가고 있고요."
Q. 선수들이 꽤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연속성 측면에서 고민이 컸을 것 같은데
"작년엔 K3에서 올라온 선수들이 많았고 1년 함께하면서 경쟁력을 확인했어요. 경쟁력 있는 선수 중심으로 구성하려 했지만 더 좋은 조건을 받고 떠난 선수들도 있었죠. 다행히 어린 선수들은 잡았고요. 그래서 창단 팀 운영이 어려운 것 같아요. 올해는 원하는 선수, 어린 선수, 경험 있는 선수를 함께 뽑아 더 만들어가야죠."
Q. 작년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순위보다 팀 완성도 측면에서요.
"스쿼드 퀄리티가 높지 않았고 대부분 프로 첫 시즌 선수들이었어요. 그런데 선수들이 가진 걸 전부 쏟아냈어요. 능력 이상을 보여준 선수들도 많았고요. 시즌 막판엔 '10'까지 끌어올렸다고 느꼈어요. 첫 시즌 노력과 발전은 정말 고마웠고, 훈련을 통해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확인해서 희망적이었어요."
Q. 그 멤버로 1년 더 했다면 더 좋아졌을 거라는 아쉬움도 남지 않나요?
"선택이었죠. 퀄리티와 경험 보강이 필요했어요. 외국인 선수와 경험 있는 국내 선수 보강도 필요했고요. 예산은 제한적이라 외국인 쪽에 투자했어요. 작년 외국인은 저비용이었고 무게감이 떨어졌거든요. 국내 선수는 큰 가격 차이는 없어서 성향 중심으로 뽑았어요. 작년처럼 헌신해주면 경기 질과 발전 속도는 좋아질 거라 봐요. 그래서 스쿼드 변화를 줬고, 모험이죠."
Q. 대표팀·유소년 지도자와는 다른 1년이었죠? 지도자로서 얻은 건요.
"대표팀은 최고 선수들이라 시스템 수행 중심이고, 유스는 발전 중심이에요. 프로는 성적과 방향성을 동시에 요구하죠. 그래서 리더십을 가장 많이 배웠어요. 선수단·스태프 관리 경험이 쌓였고요."
"일정도 굉장히 빡빡했어요. 코리아컵 포함 42주를 한 주도 못 쉬었고 4연패도 세 번 겪었어요. 그때마다 동기부여를 해야 했고 그게 감독 역할이었죠. 팀 속도에 맞추는 법, 발전 방향도 배웠어요. 대표팀과는 완전히 다른 경험이었어요. 그래도 매주 경기가 있어서 선수 발전이 눈에 보였고 지루할 틈 없이 즐겁게 1년 보냈어요."

"외부 부담은 없었다…가장 힘들었던 건 결국 골이었다"
Q. 각오는 했지만 가장 힘들었던 건 뭔가요? 맡기 전과 막상 해보니 차이가 있었나요?
"아버지가 지도자 하시는 걸 옆에서 많이 봤어요. 대표팀, 수원 삼성 감독 맡는 과정도 지켜보면서 어떤 자리인지 알고 시작한 영향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첫해에는 '못 해먹겠다' 이런 힘듦은 없었어요. 구단 지원도 좋았고 팬들도 기다려줬고 저희 상황을 이해해줬어요. 시장님부터 구단 국장님까지 힘을 실어주고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게 시간을 줘서 외부적인 어려움은 없었어요."
"다만 축구적으로는 득점이 가장 힘들었어요. 골이 쉽게 안 들어가고 어렵게 넣으면 실점은 또 쉽게 하고 그런 흐름이 힘들었죠. 그래도 발전 과정이라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봐요. 스트레스라기보다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데 결과가 안 나올 때 안타까움이 컸고 골 하나만 쉽게 들어가면 경기가 풀릴 텐데 하는 장면이 매 경기 있었어요."
Q. 동계훈련은 어떻게 진행하십니까? 다른 팀보다 태국 입국이 늦은 이유도 있나요?
"간단해요. 1차는 체력 위주라 날씨나 잔디가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기본 체력 만들고 선수단 친화력, 서로 알아가는 단계라 해외 필요성이 크지 않아요."
"2차부터 전술·기술·팀 축구를 입히니까 환경이 중요해요. 따뜻한 날씨, 좋은 잔디에서 훈련하고 훈련 후 슈팅이나 개인 보완도 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1차 국내, 2차 해외 기준이에요. 한국은 반대로 가는 팀도 있지만 저는 전술 훈련 단계 환경을 더 중요하게 봐서 2차를 해외로 잡아요."
Q. 태국 전지훈련에선 전술을 입히는 단계일 텐데 선수들 흡수는 어떤가요?
"1차에서 2주 동안 체력만 해서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했어요. 그 과정에서 정신력, 극복 과정도 봤고요. 지금은 수비 조직, 약속된 움직임을 하나씩 입히는 단계예요. 선수들이 배우려는 의지가 크고 발전하려는 욕심도 보여서 만족하고 있어요."
Q. 개막 전 연습경기 수가 적은 편인데 문제 없습니까?
"여기서 4경기 정도 잡혀 있는데 충분하다고 봐요. 저는 훈련으로 경기력을 만든다는 입장이에요. 반복 훈련이 경기장에서 나와야 한다고 보거든요. 훈련 → 경기 → 영상 → 미팅 → 보완 흐름이 중요해요. 유럽도 연습경기를 그렇게 많이 하진 않아요. 시즌 들어가면 매주 경기를 통해 선수들이 발전하고 방법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Q. 개막 전에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는 부분은요?
"작년에 세트플레이 실점이 많아서 그 훈련을 중점적으로 하려 하고 있어요. 수비 조직력은 후반기로 갈수록 좋아졌는데 실점 대부분이 세트플레이나 PK였어요. 김포전 4대0 패배 때도 PK 2개, 세트플레이 2개였고요. 그래서 좋아진 수비 조직에 새 선수들까지 더해 가다듬으려 해요. 다만 결국 골을 넣어야 이기니까 득점 루트 다양화도 함께 보완해야 할 것 같아요."

"반짝 성과보다 밑바탕…창단팀은 길게 가야 한다"
Q. 다가오는 시즌은 어떻게 보세요? 팀 수·라운드 로빈 수·휴식 라운드·월드컵 브레이크 등 조건이 많이 달라졌는데요.
"휴식기 있는 건 선수들한테 좋죠. 그런데 너무 길어도 애매해요. 휴식기 끝나고 또 쉬는 구조라 여름에만 5주가 되고 시즌 막판에도 3주 휴식기가 있더라고요. 훈련 시간이 늘어나는 건 장점이지만 매주 경기 준비하듯 접근해야 할 것 같아요. 쉬는 동안 부족한 부분 보완하고 훈련해서 휴식기 이후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죠. 리듬은 끊길 수 있지만 훈련 시간 확보라는 장점을 잘 활용해야 할 것 같아요."
Q. 작년엔 경쟁력 증명이었다면 올해는 욕심을 낼 생각이세요?
"축구가 그렇게 빨리 완성되진 않아요. 단기적으로 성적은 날 수 있지만 화성은 창단 팀이라 길게 봐야 해요. 밑바탕을 단단히 만들어야 팀 색깔이 생기고 쉽게 무너지지 않고 오래 가요. 당연히 작년보다 좋은 성적, 좋은 축구 하고 싶죠. 하지만 특정 목표를 못 박기보다 '화성 축구 재밌다, 팀이 더 좋아졌다'는 인식을 만드는 게 먼저라고 봐요. 경기력이 좋아지면 순위는 따라온다고 생각해요."

Q. 팀 수가 늘어서 작년 순위 유지해도 중위권이라 부담되지 않습니까?
"작년엔 창단 팀이라 부담 없는 경기가 있었는데 올해는 창단 팀이 세 팀이나 들어와요. 그래서 모든 팀이 우리를 이기려 할 거고요. 우리는 작년에도 전력 우위 팀들과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지만 결과를 못 가져왔어요. 올해는 그런 팀들 상대로도 승점을 가져오는 경기를 하고 싶어요. 결국 시즌은 뚜껑 열어봐야 알죠."
Q. K리그2는 상대 강점 제어 중심의 수동적 축구 흐름이 강하다는 평가도 있는데요.
"접근 방식 차이라고 봐요. 상대 무기를 제어하는 건 필요하지만 우리가 공을 가졌을 땐 반대로 상대가 우리를 막아야 하거든요. 공을 다시 쟁취했을 때 우리가 할 걸 해야 해서 양면성이 있어요. 시즌 초반엔 경험 부족으로 점유 축구가 어려워 단순하게 운영했어요. 결과를 가져와야 했으니까요."
"경험이 쌓이고 수비가 안정되면서 2라운드 들어 공을 가지고 우리가 원하는 걸 하기 시작했어요. 선수들이 생각보다 빨리 적응했고 자신감도 붙었어요. 결과는 못 가져왔지만 수원, 인천 상대로 경기력은 더 좋았고 점유율도 팽팽했어요. 공을 가지면 우리가 주인이고 상대가 뺏어와야 하는 구조 속에서 철학 축구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느꼈어요. K2에서도 충분히 색깔을 낼 수 있다고 봐요."

"연패 줄이고 연승 늘린다…강팀 기준 세우는 두 번째 해"
Q. 시즌 초반 성적 중요성, 라운드 로빈 축소 영향은 어떻게 보세요?
"결국 누가 더 빨리 좋은 틀을 만드느냐 싸움 같아요. 홈앤드어웨이가 한 번씩이라 약팀 상대로 만회 기회도 줄었어요. 작년엔 세 번 붙어서 승점 만회가 가능했지만 올해는 한 번이라 한 번 잡히면 만회가 3점뿐이죠. 그래서 동계훈련 중요성이 더 커졌고 시즌 들어가서도 왜 이겼는지, 왜 졌는지 정확히 분석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잘못하면 팀이 방향 잃고 떠다닐 수 있어요. 그래서 감독·스태프가 더 예민하게 팀을 봐야 해요. 약점 분석, 상대 공략 포인트, 보완 계획을 계속 점검해야 하고요. 저희도 연패를 겪어봐서 타격을 알아요. 그래서 멘탈 강하고 케미 좋은 단단한 팀이 돼야 연패를 끊고 다시 일어설 수 있어요."
Q. 지도자로서 이번 시즌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요?
"특정 목표라기보다 선수들한테 늘 하는 말이 있어요. 좋은 팀은 연패하지 않고 연승할 줄 아는 팀이라는 거예요. 한 번 이기고 한 번 지는 팀보다 강팀은 연승을 만들 줄 알아야 하죠. 작년에 저희가 2연승을 한 번 했어요."
Q. 한 번뿐이었나요?
"딱 한 번이었어요. 대신 4연패를 두 번 했고 시즌 막판에도 연패에 들어갔어요. 그래서 올해는 연패를 줄이고 연승을 만들 수 있는 팀이 되면 그게 우리가 좋아졌고 더 강해졌다는 증거라고 생각해요."
Q.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작년에 정말 많은 응원을 받았어요. 시즌 초엔 화성에 축구단 있는지도 몰랐던 시민들이 많았는데 시즌 막판엔 원정까지 와서 응원해주셨어요. 전남 원정 야간 경기에도 다음 날 출근·등교해야 하는데 와주신 걸 보면서 화성에도 축구를 사랑하는 분들이 늘고 있다는 걸 느꼈고 감사했어요. 올해는 더 좋은 축구, 재밌는 축구로 더 많은 팬들이 경기장에 올 수 있게 만들고 싶어요."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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