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스벅 자리에 올영이 들어왔네”

김진 2026. 2. 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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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세권 밀어낸 올세권
올리브영, 광화문 등 스벅 철수 자리 입점
K-뷰티 트렌드에 주요 상권 핵심 부상
외국인 관광 ‘필수 코스’, 내국인에도 인기
연매출 5조 눈앞, 외인 매출비중 25% 돌파
3일 방문한 서울 종로구 광화문의 ‘올리브베러’ 매장 풍경. 인근 직장인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 등이 몰려 일부 제품이 품절됐다. 이 자리는 2015년부터 최근까지 스타벅스가 있던 곳이다. 김진 기자

“최근 올리브영 같은 대형 매장 중심으로 상권이 변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늘어났죠. 관광객 대상으로 주말에도 영업하는 병원까지 생겼어요.” (광화문 지역 부동산 중개업자 A씨)

스타벅스가 철수한 자리에 CJ올리브영이 들어서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K-뷰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국내 최대 H&B(헬스·뷰티) 스토어인 올리브영의 입지가 탄탄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올리브영을 ‘필수 관광 코스’로 여기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상권 변화까지 끌어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 주요 상권의 상가 건물에서 스타벅스가 올리브영으로 임차인이 속속 바뀌고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디타워에 출점한 올리브베러 1호점이 대표적이다. 디타워가 문을 연 2015년부터 스타벅스가 쓰던 자리를 올리브영이 채웠다. 올리브영은 직장인이 많은 광화문 상권 특성을 고려해 이 매장을 웰니스 신사업 올리브베러의 청사진을 보여줄 1호점으로 낙점했다.

광화문 일대는 올리브베러 뿐 아니라 ▷올리브영 종로1가점 ▷세종로점 ▷무교동점 ▷스타필드애비뉴그랑서울점이 있는 지역이다. 종로까지 눈을 돌리면 ▷종각점 ▷종로점 ▷종로YBM점이 추가된다. 광화문 일대에서 10년째 부동산·상가 중개업을 하는 A씨는 “과거에 소형 매장이 중심이었던 상권이 최근 대형 매장으로 완전히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올리브영을 언급했다. A씨는 “종로부터 광화문까지 이 일대에만 올리브영이 6~7개나 있다”며 “기존의 직장인 수요에 더해 외국인까지 유입되면서 올해 들어 상가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3일 방문한 올리브베러와 올리브영 종로1가점은 평일 오후 시간대임에도 국내외 고객들로 북적였다. 올리브베러의 경우 인근 직장인으로 추정되는 고객뿐 아니라 20대 젊은 층과 장년층, 외국인 고객을 모두 볼 수 있었다. 스틱형 올리브오일 등 일부 상품은 품절돼 매대가 비어있기도 했다. 이날 어머니와 함께 올리브베러를 찾은 20대 여성 B씨는 “바로 옆에 있는 올리브영에 갔다가 새로 오픈했다는 소식을 듣고 구경하러 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말 서울 명동 상권에서도 스타벅스에서 올리브영으로 손바뀜이 일어났다. 올리브영 명동2가점은 원래 스타벅스가 14년간 영업하다가 임대차 계약 만료로 철수한 자리다.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건너편, 명동 거리 초입에 위치해 상징적인 입지이기도 하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K-뷰티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재구매를 유인하는 전략 기지로 추가 출점을 결정했다.

명동 일대 역시 ▷올리브영 명동2가점 ▷롯데본점 ▷명동타임워크점 ▷명동타운 ▷명동중앙점 ▷명동거리점 ▷명동역점 ▷명동대로점 등이 몰린 지역이다. 다른 지역과 다른 점은 압도적인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다. 일례로 명동2가점은 지난 1월 전체 방문객의 10명 중 8명(80%)이 외국인이었다. 올리브영 명동2가점에서 만난 중국인 관광객 조씨(30)는 “샤오홍슈(小红书)를 통해서 올리브영을 처음 알게 됐다”며 자신의 휴대폰으로 직접 다수의 후기를 보여줬다. 조씨는 “부산, 제주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 매장 방문”이라며 “한국 여행 코스를 정할 때 해당 지역에 올리브영이 있는지 먼저 찾아본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지난해 오픈한 올리브영 대구 상인점·용인 상현역점·제주 함덕점이 스타벅스가 떠난 자리에 입점했다. 앞서 개점한 올리브영 서울 연희점·울산 삼산대로점도 스타벅스에서 올리브영으로 임차인이 바뀌었다.

이러한 변화는 K-뷰티 트렌드와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K-뷰티가 인기를 끌면서 올리브영은 한국 관광 때 필수 방문지로 떠올랐다. 국내 소비자들도 연령대와 관계없이 올리브영을 많이 찾는다. 올리브영도 고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뷰티 브랜드 구색을 갖추고, 남성·웰니스·스낵 등으로 카테고리도 확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엔 ‘올세권(올리브영+역세권)’이라는 말이 통할 만큼 올리브영이 앵커 테넌트(핵심 임차인)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타벅스가 있으면 건물 가치가 상승하는 것처럼 올리브영도 입점 건물과 상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임차인이 됐다는 것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 고객들이 많이 방문하고 내국인 고객도 많다 보니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리브영의 연매출은 이미 4조원을 넘어섰다. 2024년 올리브영 매출은 4조7935억원(연결 기준)으로 전년 대비 23.9% 증가했다. 3년 전(2021년 2조1192억원)에 비해 2배 이상, 5년 전(2019년 3659억원)에 비해 13배 수직 상승했다.

지난해는 매출이 5조원을 돌파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출 중 외국인 매출은 25%를 넘어설 전망이고, 오프라인 구매액 기준 1조1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2022년 엔데믹 대비 26배 증가한 수치”라고 분석했다. 김진·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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