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는 죽겠다지만···선거 경쟁에 지역 업계는 '특수'
인지도가 여론조사부터 선거까지 큰 영향 미쳐
초선 여부와 출마직서 선거 준비 비용 큰 차이
지역 업체 "광고, 선거사무실 설치 등 의뢰 쇄도"

“정치 신인은 얼굴 알리기부터 시작해야 돼요. 프로필 촬영과 현수막 제작, 버스·아파트 광고까지…. 막대한 홍보비가 드는 이유죠.”
광주의 한 자치구에서 시의원 첫 도전에 나선 A(여)씨의 말이다. 홍보물 제작을 위해 이미 프로필 촬영과 디자인 작업을 했다. 부족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현수막과 버스·아파트 광고도 준비하고 있다. 미리 생각해 뒀던 비용은 뛰어 넘은지 오래다. 현수막의 경우 200만원의 예산을 세웠다. 하지만, 장당 8만원씩만 하더라도 겨우 20여장 제작에 그쳤다. 해당 선거구 유권자는 모두 6만여명. 문자 홍보 예산은 100만원을 잡았지만, 1만명 정도에게만 선별해서 보낼 예정이다. 문자길이·이미지 첨부 여부 등에 따라 가격이 다른 탓이다. 후보 등록 후 현재 사용하는 문자나라 횟수는 8번으로 제한돼 있다. 선거사무실 인력은 친인척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경비를 최대한 절약하기 위해서다. 본선은 커녕, ‘예선’ 통과하는데만 최소 5천만원은 들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여성 정치인은 저녁 시간대가 특히 힘들다”면서 “술자리에서 친해질 수 있는데, ‘저 후보는 술자리에서 시시덕거리고 다닌다’ 등 민감한 말이 나올 거 같아 조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녁자리에 갈 때는 같이 다닐 사람을 구하기도 한다”며 “여기서 인건비가 추가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광주·전남에서 예비 후보들이 얼굴을 알리기 위한 홍보가 본격화되면서 광고업뿐만 아니라 사무실 임대 등 관련 업계에는 특수가 찾아왔다. 후보 간 ‘얼굴 알리기’ 경쟁이 지역 경제에 단비가 되고 있는 셈이다. 지방선거는 후보들이 많다 보니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에 비해 지역 경제 파급력이 크다.
홍보 방식은 다양하다. 건물 외벽 현수막에서 부터 전광판, 소셜미디어 콘텐츠 제작, 버스에 홍보물 부착, 문자·카톡·전화 등이다. 광주 서구에 있는 모 홍보 업체 대표는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죠. 평소에는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가도 선거철이 되면 몸 하나로 부족할 정도로 바쁘다”고 했다.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이 앞다퉈 선거사무실 설치와 광고 의뢰 등 주문이 밀려들면서다.
특히 최근에는 아파트·빌딩 엘리베이터에 설치되는 엘리베이터 TV 광고나 버스 광고 형태가 후보들에게 인기다. 유권자들에게 생활 속에서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데다 불법현수막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다. 구청장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B씨는 “과한 현수막 사용은 지자체에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고 미관상 문제 제기도 나오는 만큼 올해는 버스 광고가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많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홍보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는 게 후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권리당원 확보는 둘째치고 일단 인지도를 알려야 여론조사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치 신인들의 선거비 지출이 대체로 더 큰 편이다. 다만, 자산에 따라 선거가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선거 출마 예정자 C씨는 “일단 여론조사에서는 정책보다 인지도로 선택하기 때문에 누구인지 알리는 데 공을 많이 들인다”며 “신인일 경우 광고비를 비롯한 예산이 훨씬 크다. 적게는 1억5천부터 3억까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황이 이렇다보니 경제력이 부족한 정치인과 청년들은 출마가 어렵다”며 “앞으로 정책선거가 될 수 있도록 후보자들의 정책에도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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