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검, 착한 예능으로 이미지 굳히기… 결과는?
시골 어르신 이발 도와주는 이발사 롤

배우 박보검이 예능에 다시 등장했다. 단순한 관찰 예능이나 토크쇼가 아닌, '착한 노동'과 '성실함'을 전면에 내세우며 기존의 이미지를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
지난달 30일 첫 방송된 tvN '보검 매직컬'은 이용사 국가 자격증이 있는 박보검과 그의 찐친 이상이 곽동연이 외딴 시골 마을에서 머리와 마음을 함께 다듬어주는 특별한 이발소 운영기를 담았다. 시청률 조사회사 유료가구 기준 1회는 2.8%를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시작을 알렸다.
박보검이 1년간 직접 자격증을 공부해 이발사가 되고, 시골 마을에 이발소를 차려 어르신 손님들을 맞이하는 예능이라는 설정만 놓고 보면 박보검이라는 이름이 없어도 충분히 선한 기획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박보검을 만나면서 프로그램의 결은 한층 또렷해진 모양새다.
그동안 박보검은 착한 이미지의 대명사로 통했다. 데뷔 이후 큰 구설 없이 차분한 행보를 이어왔고, 작품 밖에서도 예의 바르고 성실한 태도로 업계 안팎의 신뢰를 쌓아왔다. 또한 과도한 예능 소비보다는 작품 활동에 집중했다. 2024년 JTBC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 2025년 '더 시즌즈- 박보검의 칸타빌레' '응답하라 1988 10주년' 외에는 별 다른 예능 출연을 하지 않았다.
그런 박보검이 착한 예능이라는 장르를 만났다는 점에서 이번 출연은 이미지 확장보다는 기존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선택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그간 연예인이 체험 삼아 하루 이틀 배우는 직업 체험 예능들이나 잠시 시골에 내려가 기부나 노동을 하는 예능들은 존재했다. 이 과정에서 박보검은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실제로 자격증을 준비하며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강조하는 장치다. 제작진은 단순히 카메라 앞에서 가위를 드는 장면보다, 준비 과정과 연습 시간까지 녹여내면서 연출된 선행으로는 보이지 않도록 노력했다. 최근의 시청자들이 진정성 없는 예능에 다소 피로감을 토로하는 경향을 떠올린다면 '보검 매직컬'의 전략은 꽤 유효하다.
특히 최근 예능 시장은 자극보다는 무해함이나 관계성, 경쟁이 아닌 힐링 등에 방점을 찍고 있다. 힐링 예능, 노동 예능, 지역 밀착형 예능이 꾸준히 제작되는 이유다. '보검 매직컬' 역시 이 흐름 위에 놓여 있다. 시골 마을, 어르신 손님, 느린 호흡, 그 자체로 큰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 구조다. 대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나 일상의 소소한 감정이 핵심 서사가 된다. 가령 가오픈날부터 정식 오픈 첫날까지 연이어 찾아온 첫 손님 김정자 여사와 삼 형제의 관계성은 훈훈함을 남긴다.
물론 과제도 분명하다. 박보검이라는 이름이 주는 신뢰와 호감은 강력한 무기지만 그것만으로 예능의 지속적인 재미를 담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호감형 배우인 박보검은 사실 전통적인 예능 캐릭터와는 결이 다르다. 입담으로 스스로 웃음을 만들어내는 예능 캐릭터보다는 주변을 편안하게 만들고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이는 이미 JTBC '효리네 민박'에서 익히 본 모습이다. '효리네 민박'에서 박보검은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듣고, 상황을 부드럽게 정리하며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역할을 맡았다. 이러한 태도는 착한 예능에서 확실하게 보여질 것으로 보인다. 출연자나 손님을 존중하는 태도는 프로그램의 색채를 더욱 강화할 수 있으나 웃음 포인트가 박보검이 아닌 이상이와 곽동연에게 의존한다면 예능적 코드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보검 매직컬'은 결국 박보검 외에 또 다른 재미 요소를 찾아내야 한다. 시골 공간이 주는 서사, 마을 주민들과의 관계성, 이발소 내 에피소드 등 제작진의 고심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박보검이 있어 보기 좋은 예능이 아니라 박보검이 있어 더 풍성해진 예능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박보검은 이미 착하다는 키워드가 강하게 각인된 배우다. 이번 예능은 그 이미지를 강화하는 선택이기에 향후 연기 행보에서는 양날의 검이 될 가능성도 있다. 선한 이미지가 더욱 공고해질수록 향후 강렬한 악역이나 파격적인 캐릭터에 대한 부담감이 높아진다. 그렇기에 '착한 이미지'가 반복 소비되는 것에 대한 배우 본인의 고민도 클 터다. 이에 이번 예능에서 박보검의 노력이나 고군분투가 거듭 강조되며 선한 이미지 외에도 노력파의 면모를 덧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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