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관점 인구정책 탈피…글로벌인구 활용해 질적성장 할 때” [창간37-석학 인터뷰]
입시·취업 등 살인적 경쟁강도에 출산율 줄어
2030년 기점으로 구직보다 구인인구 더 늘 것
직군별 차이 있지만 정년연장 지금부터 준비를
서열화 수능 폐지하고 대학에 학생선발권 줘야
인구감소 세계적 추세… 사회전환 기회 삼아야
수적 감소 놀라기보다 질적 역량 성장에 집중
인구 다수 세계 Z·알파세대 공략에 힘쓰고
동시에 국내 인구 글로벌형 인재로 육성해야

―인구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우리 청년세대가 느끼는 경쟁의 강도가 부모세대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 내 주변 사람들뿐만 아니라 내가 모르는 모든 사람이 다 나의 경쟁 상대가 됐다. 실제 경쟁률이 아닌 심리적인 경쟁률이 굉장히 높아졌다. 교육수준이 올라간 청년들의 기대치는 높아졌는데, 경쟁은 심해지면서 결혼·출산보다 자신의 생존을 우선시하게 됐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 세계에서 복지 수준이 최고라는 스웨덴이나 핀란드, 네덜란드 같은 국가들의 출산율도 떨어지는 추세다. 출산율과 복지는 별개인 셈이다. 점점 도시화가 되고, 그 사회의 교육수준과 경쟁의 밀도가 올라갈수록 출산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방소멸 문제도 현실이 됐다.

“단순히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가 가진 각 분야의 역량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연구개발(R&D)같이 앞으로 국내 인력이 부족해 국가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는 분야에선 외국인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 그러나 제조업 중에서도 사양산업과 같이 단순히 현상 유지를 위해 외국인 노동자를 늘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이들은 단순히 일만 하는 로봇이 아니라 사람이다. 그들과 문화, 공간을 함께 공유하며 살아야 하는데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까지 그걸 감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노동시장 개편에 대학 견해는.

“현재 국가 시스템은 45∼55세 세대들에게 맞춰져 있다. 이 시스템을 유지하는 관점에서 인구 정책이 만들어지고 실행됐다. 그러다 보니 모든 논의가 출산율을 높이는 데에만 맞춰졌다. 청년세대에게 ‘이만큼 복지 혜택을 줄 테니 아기를 많이 낳아라’라면서 줄어드는 인구를 다시 늘리려고만 한 것이다. 그러나 인구 감소는 전 세계적으로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인구가 줄면 거기에 맞춰 제도와 질서가 잘 작동할 수 있게 미리 대비하고 바꿔 줘야 하는데 그런 논의는 하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인구는 더 줄어갔고, 많은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인구 관점을 어떻게 바꿔야 하나.

“전 세계의 인구 피라미드도 점점 다이아몬드 형태로 가고 있다. Z세대(1997~2012년 출생자)와 알파세대(2010년 이후 출생자)가 인류 역사상 가장 인구가 많은 세대다. 정치·경제·문화 모든 측면에서 이 세대를 위주로 글로벌 시장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 전 세계 각지에서 동시간에 서로 교류하는 게 익숙한 세대인 이들을 잡는 나라와 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다. 인구 감소로 내수시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우리 아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뛰어놀 수 있는 인재로 클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 줘야 한다. 우리는 인적 자원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성장해 온 나라다. 앞으로는 그 방향을 우리 내부가 아닌 글로벌로 향하게 해야 한다.”
―교육시스템도 개편해야겠다.
“우선 지금의 대학교 숫자를 유지하는 건 불가능하다. 통폐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사립대학들이 문 닫고 나갈 수 있는 퇴로를 마련해 줘야 한다. 이와 함께 규모의 경제 관점에서 학생들을 줄 세우기 위해 만들어진 기존 수능 제도를 바꿔야 할 때가 왔다. 단순히 등급을 나누기 위한 교육시스템과는 작별해야 한다. 학생 선발의 자율성을 대학에 줘야 한다. 대학에선 전공을 정하지 않고 뽑는 학생 비중을 점차 늘려가야 한다. 이들이 교육의 칸막이 없이 다양한 학문을 접하며 융합 가능한 인재가 될 수 있도록 길러내야 한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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