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韓 쿠팡 수사 탈탈터나...“6년치 대화 제출하라”[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
법사위원장, 로저스 대표 소환장 입수
“공정위·국정원과 대화 내용 제출하라”
李대통령 적시 “신속 복구 중 징벌적 조치 요구”
쿠팡 “출석·자료제출 전적으로 협조할 것”
韓 수사 적절성 등 현미경 검증 예고...한미 통상마찰 우려

미 하원 법제사법위원장과 규제개혁·반독점소위원장이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에 소환장을 발부했다. 지난 6년간 한국 공정거래위원회, 국가정보원과 나눈 대화 내용도 모두 제출하라고 요구, 한국 정부의 쿠팡에 대한 수사와 관련한 ‘현미경 검증’을 예고했다.
5일(현지 시간) 서울경제가 짐 조던 미 하원 법제사법위원장(공화, 오하이오)실을 통해 입수한 로저스 대표에 대한 소환장을 보면 하원 법사위는 오는 18일로 예정된 자료 제출, 23일(이하 현지시간) 열릴 증언(deposition)에 로저스 대표를 소환했다.

조던 위원장은 4일자로 보낸 소환장에서 로저스 대표에 “한국 쿠팡 최고관리책임자(CAO)로서 능력 범위 안에서 2020년 1월 1일부터 쿠팡이 갖고 있는 자료, 소통 내역을 편집되지 않은 형태로 제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세부적으로 쿠팡과 자회사와 한국 공정거래위원회, 국가정보원 등 한국 정부 부처 간의 조사, 제재, 형사절차와 관련한 모든 문서 및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자료를 요구했다. 또 반독점법, 사이버보안, 데이터보호, 디지털플랫폼 규제, 제재 행위 등과 관련한 문서와 소통 내역도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의 조사, 제재, 형사 절차가 쿠팡과 임원의 법적, 사업 운영상의 미칠 영향에 대한 문서도 요구했다.
하원 법사위 산하 규제개혁, 반독점소위원장인 스콧 피츠제럴드(공화, 위스콘신) 의원은 소환장에서 로저스 대표를 소환하는 이유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놨다. 피츠제럴드 위원장은 5일자로 보낸 문서에서 “한미 무역합의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미국 소유 기업에 대한 표적 공격을 계속해왔다”며 “한국의 공정위를 포함한 규제 집행 기관은 혁신적인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에 대한 차별적 대우와 불공정한 조사, 심지어 형사 처벌 위협을 반복적으로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령 불만을 품은 전 쿠팡 직원이 비민감한 고객 정보를 유출한 후 이재명 대통령은 쿠팡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막대한 벌금 부과를 촉구했고 공정위는 쿠팡 일시 영업 정지를 암시했다”며 “한국 정부는 쿠팡이 국정원과 긴밀히 협력해 신속히 복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런 징벌적 조치를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피츠제럴드 위원장은 “쿠팡에 대한 타깃팅과 미국 경영진에 대한 기소 가능성은 한국의 혁신적 미국 기업에 대한 조치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는 뜻이며, 최근 미국 디지털 기업에 대한 차별적 대우 및 불필요한 장벽을 세우지 않겠다는 한미 무역합의와 직접적으로 충돌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에 쿠팡과 한국 정부 간의 소통 내역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쿠팡 측은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성명을 통해 “소환장에 요구된 바에 따라 문서 제출과 증인 증언을 포함해 미 하원 법사위원회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발표했다.
미 하원 법사위원장과 산하 반독점소위원장이 로저스 대표를 미 의회 증언대에 세우고, 특히 한국 정부와의 2020년 1월부터의 소통 내역을 제출하라고 하면서 쿠팡 사태의 파장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또 우리 정부의 쿠팡에 대한 수사 행태, 과정 등이 적법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검증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김민석 국무총리가 JD밴스 미 부통령과 워싱턴DC에서 만나 쿠팡 등 디지털 문제와 관련해 과열된 분위기를 낮추자고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의회에 로저스 대표가 출석을 한다면 한미 간에 긴장은 다시 고조될 수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국회에서의 대미투자특별법 통과 지연을 이유로 관세를 15%에서 25%로 올리겠다고 예고하고 관계 부처가 관보 게재를 위한 실무협의를 하고 있는 가운데 통상 문제로도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민간 원자력 협력, 핵추진 잠수함 건조 등 안보 분야 협력 사안으로도 불똥이 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이태규 특파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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