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차례 지낸다는 집 없어요" [설 명절, 커지는 부담]

김세영 기자 2026. 2. 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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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나 언론을 통해 차례를 지내지 않는 가구가 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씨네 집도 차례를 챙기지 않게 됐다.

조복현 한밭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세대 구성원이 줄면서 세대 간 연결성이 약화됐다. 또 전통시장보다 온라인 유통을 통한 완제품·조리 식품 구매가 늘면서 설 대목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며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이 하나로 뭉치면서 의례 중심 명절이 부담 없는 가족 행사 또는 긴 휴가 정도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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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커지는 부담]
차례상 장보기 포기·축소 가구 증가
‘차례 안지낸다’ 설문 응답 63.9%
반조리 제품 구매해 분위기만 내기도
제사.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충청투데이 김세영 기자] #. 대전 서구에 거주하는 이 모(30) 씨는 이번 설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에서 쉴 요량이다. 방송이나 언론을 통해 차례를 지내지 않는 가구가 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씨네 집도 차례를 챙기지 않게 됐다. 재료를 일일이 구매해 고생스럽게 명절 준비를 하기보다 가족 부담도 덜고 사 먹는 게 낫겠다는 판단에서다.

설 연휴를 앞두고 차례상 장보기를 포기하거나 대폭 줄이는 가구가 늘고 있다.

차례상에 올라가는 축산물, 과일 등 먹거리 가격이 일제히 오른 데다, 과거와 달리 풍속을 중요시하는 가구가 줄면서 명절 풍경도 달라지는 분위기다.

농촌진흥청이 5일 수도권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 명절 농식품 구매 행태 온라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설 명절에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63.9%로 전년 대비 12.4%p 증가했다.

그 이유로는 여행(32.7%), 종교적 이유(25.4%), 차례 필요성 미인식(25%), 번거로움(14.2%), 경제적 부담(2.7%)이 꼽혔다.

차례를 지내는 응답자 중 84.5%는 과거보다 간소화된 방식으로 차례를 지낸다고 답했다.

차례 준비·참여 부담(67.6%)이 크고 음식·제수용품 구매 비용 부담(21.3%) 등 물리적·경제적 부담이 큰 영향이다.

이 같은 변화는 수도권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역에서도 명절을 맞이하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대전 중구에 거주하는 김유미(56) 씨는 "원래는 음식을 다 했는데, 번거롭고 비용 부담이 커서 제사만 챙기고 차례는 하지 않는 걸로 가족들과 결정했다. 주변에 물어도 차례를 안 챙긴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며 "차례 지내는 집을 보면 조부모가 계신 경우가 많다. 이때가 아니면 자식, 손주 보기 힘드니까 차례 지낸다는 집도 봤다"고 말했다.

온·오프라인 시장에서 반조리된 제품을 구매해 명절 분위기만 내는 이들도 생겼다.

충남 부여에 거주하는 박 모(34) 씨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부터 집에서 명절을 챙기지 않는다"며 "명절 음식이 그리워지면 가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구매해 먹고 만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고물가와 경기 불황에 더해 명절 문화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조복현 한밭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세대 구성원이 줄면서 세대 간 연결성이 약화됐다. 또 전통시장보다 온라인 유통을 통한 완제품·조리 식품 구매가 늘면서 설 대목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며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이 하나로 뭉치면서 의례 중심 명절이 부담 없는 가족 행사 또는 긴 휴가 정도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세영 기자 ks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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