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부담금 재원 활용 놓고 쓴소리 “지역·공공의료 투입 논리 맞지않아”

이재원 기자 2026. 2. 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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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수 교수 “소아·청소년 비만 예산 공백 속 공공의료 강화 연결은 설득력 떨어져”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이경수 영남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설탕 부담금 도입 논의와 관련해 "재원을 확보해 지역 공공의료 강화에 재투자하겠다는 표현은 정책 논리상 타깃팅이 맞지 않는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5일 예방의학회 주최로 고려대학교 백주년기념삼성관에서 열린 설탕부담금 도입 관련 정책토론회에서 이 교수는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재원이 필요하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설탕 부담금 재원을 지역 공공의료 강화에 쓰겠다는 방식은 정책 메시지로서도 임팩트가 약하고, 논리적으로도 자연스럽지 않다"며 "오히려 과다한 당류 공급을 줄이고, 소아·청소년 비만 등 건강 문제를 직접 겨냥하는 방식이 더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소아·청소년 비만 정책은 국정과제로 언급되지만, 정작 관련 예산은 거의 편성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런 구조 속에서 설탕 부담금이라는 새로운 재원 확보 방안을 언급하면서, 그 사용처를 지역 공공의료 강화로 연결하는 것은 정책 목표와 재원 사용 목적이 맞지 않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정책 논란을 촉발시키기 위한 정치적 메시지에 가깝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SNS에 설탕부담금으로 확보된 재원을 지역·공공의료 강화에 재투자하는 구상을 비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 교수는 재원 확보 방식과 사용처의 '정밀한 타깃팅'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설탕 전체를 포괄적으로 규제하는 방식보다는 정책 효과 평가, 사용 용처, 허가 및 규제 체계가 보다 명확해야 논란과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며 "공급 감소 효과는 핵심적 효과가 될 수 있지만, 건강 증진 효과는 장기적으로 평가될 사안"이라고 말했다.

또한 건강 격차 완화 효과에 대해서는 "아동·청소년 바우처 정책과 연계해 건강 식단으로 실제 전환이 이뤄졌는지 등은 단·중기 평가가 가능하다"며 "단순한 가격 규제 차원을 넘어 사회적 환경을 변화시키는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설탕·과당 문제를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공중보건 관점에서의 '식품 안전성' 문제로 접근하는 전략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식중독 같은 급성 위험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국민 건강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는 요소 역시 식품 안전의 범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가격 정책만으로 공급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당류를 줄인 제품에 인증 마크를 부여하는 등 비경제적 인센티브를 활용하면, 산업계의 자발적 개선을 유도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제품이 '더 건강해졌다'는 인식이 형성되면 오히려 해당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도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설탕 부담금 정책은 포괄적인 미래 세대 건강 투자 전략의 일부로 설계돼야 한다"며 "확보된 재원은 치료 중심의 지역 공공의료 강화보다는 건강 증진·질병 예방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정책 동의를 얻는 데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간 2천억원 규모의 재원은 전국 단위 교육·건강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크다고 보기 어렵다"며 "초·중·고 전반에 적용할 경우 사실상 제한적인 프로그램 운영 수준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 효과를 제대로 내려면 재원 규모 자체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현재 논의는 다소 보수적이고 조심스러운 접근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