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집념 ‘붉은사막’… 펄어비스 ‘장인정신’ 증명할까

천선우 기자 2026. 2. 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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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개발 끝에 완성된 붉은사막이 3월 20일 글로벌 시장에 선보여진다. 김대일 펄어비스 의장이 강조한 '완성도' 중심의 개발 철학이 눈높은 서구권에서도 통할 지가 주요 변수다. 패키지 게임은 초기 평가가 흥행을 좌우하는 만큼 붉은사막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펄어비스 붉은사막. / 펄어비스

5일 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신작 붉은사막 출시를 앞두고 게임 홍보에 적극이다. 1월 28일 에픽게임즈 스토어 사전 예약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게임 세계관과 파이웰 대륙을 소개하는 프리뷰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16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이용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예약 구매 현황에서도 플레이스테이션(PS) 스토어 기준 한국에서 4위를 기록 중이다. 또 미국 10위, 일본 11위에 오르는 등 긍정적인 지표가 확인된다. 스팀 위시리스트(찜하기) 순위는 16위로 다소 낮지만 게임 출시 시점에는 순위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 출시가 임박하면서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4일 펄어비스의 주가는 5만2900원으로 전달 대비 약 47% 상승했다. 펄어비스 주가가 5만원대로 회복한 것은 약 2년 만이다. 증권가는 펄어비스가 저평가 국면을 벗어나 올해 본격적인 성장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치기 소년' 비판에도… '뚝심'으로 밀고 간다

붉은사막은 펄어비스가 사활을 걸고 준비 중인 작품이다. 회사는 별도 신작 없이 3년간 검은사막 시리즈와 이브 두 종의 IP로 버티며 힘든 보릿고개를 견뎌왔다. 지난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연간 기준으로 보면 2023년부터 2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2019년 최초로 붉은사막 개발 소식을 알린 후 두 차례 출시가 미뤄지며 시장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번복된 입장 표명에 '양치기 소년'이라는 오명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지연의 이면에는 완성도를 우선하는 김 의장의 확고한 신념이 있었다는 평가다. 

실제로 붉은사막 개발은 김 의장이 직접 총대를 메고 진두지휘하고 있다. 게임업계에서 오너 경영자가 현역 개발자로 뛰는 사례는 김 의장이 사실상 유일하다. 그의 게임 철학은 펄어비스 사명 의미처럼 높은 완성도를 지향하는 장인 정신을 근간으로 한다. 실제 성향도 완벽주의자에 가까워 개발 과정에서 디테일한 부분까지 모두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김 의장이 개발한 대부분의 게임이 흥행에 성공한 점을 근거로 붉은사막의 성과 역시 높게 전망한다. 김 의장이 과거 NHN 재직 시절 만든 C9는 높은 완성도를 인정받아 2009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포함해 4개의 상을 휩쓸었다. 창업 후 현재 회사의 간판 IP가 된 검은사막을 발굴한 것도 그의 대표적 성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김 의장이 개발자로서 지닌 역량과 장인 정신은 업계에서도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붉은사막은 애초에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제작된 게임인 만큼 완성도를 더욱 중시했을 것이다"라며 "게임의 모든 콘텐츠가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액션성과 그래픽 퀄리티만으로도 흥행 가능성은 크다"고 평가했다.

자체 엔진 기술력 입증… 관건은 '완성도' 검증

붉은사막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펄어비스의 기술력이 있다. 게임은 '블랙 스페이스' 자체 엔진을 기반으로 사실적이고 고품질 비주얼을 구현했다. 특히 필드 규모는 동종 오픈월드 게임인 스카이림의 두 배 크기이며 레드 데드 리뎀션 2보다도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에선 트리플A급 타이틀에서 상용 엔진이 아닌 자체 엔진을 탑재한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펄어비스는 2022년 이후부터 매출의 35% 이상의 비용을 R&D에 투입하며 기술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펄어비스는 설립 초기부터 자체 게임 엔진을 기반으로 고유한 색깔의 게임을 구현하는 전략을 고수했다. 업계가 당시 높은 비용과 긴 개발 기간을 이유로 '험한 길'이라는 평가를 내렸지만, 이 선택은 펄어비스가 상상한 요소를 게임 내에 그대로 구현할 수 있는 맞춤형 개발 역량을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붉은사막의 전투와 액션성은 이미 다수 외신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북미 최대 게임 매체인 IGN은 "전투 시스템에 담긴 개발 의도와 창의적인 접근 방식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며 전투 설계를 높이 평가했다.

관건은 출시 연기 사유로 제시된 '완성도'가 실제로 얼마나 충족됐는지다. 패키지 게임은 출시 초반 평가가 흥행을 좌우한다. 버그나 최적화 문제 등이 초기부터 발생하면 단기간에 부정적 입소문이 퍼지며 판매량이 급락할 수 있다.

천선우 기자 
swch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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