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새벽 규제' 족쇄 풀어 쿠팡 대항마로? 소상공인들 "우린 다 죽어"

최나실 2026. 2. 6.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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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청이 대형마트의 심야 영업 규제를 14년 만에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업종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현행법상 대형마트는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시간 제한' '월 2회 의무휴업' '전통시장·전통상점 반경 1㎞ 내 출점 제한' 등 규제를 받는데, 예외 조항이 생길 경우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도 심야에 포장·배송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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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심야 영업 제한, 14년 만에 완화
그사이 온라인 쇼핑 10% 이하서 59% 급증
마트업계 "오프라인 역차별 바꿀 계기"
소상공인 "무한 경쟁 틈바구니" 반발
노동계 "과로 문제 심한데 되레 부추겨"
5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하역장에서 직원들이 물건을 나르고 있다. 당정은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외 온라인 주문·배송을 제한하는 일명 '새벽배송 금지' 규제를 없애는 입법을 추진한다. 뉴시스

당·정·청이 대형마트의 심야 영업 규제를 14년 만에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업종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쿠팡을 필두로 한 전자상거래(이커머스)에 역전당한 대형마트는 '새벽 배송'을 통해 반전을 모색할 기회가 찾아왔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면 소상공인들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며 강력 반발해 유통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5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더불어민주당·정부·청와대는 전날 실무협의회를 열어 온오프라인 유통산업 현황을 점검하고 상생방안 등을 논의했다. 대형마트 심야 영업을 금지한 '유통산업발전법'에 예외 조항을 신설하는 방안도 보고됐다.

현행법상 대형마트는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시간 제한' '월 2회 의무휴업' '전통시장·전통상점 반경 1㎞ 내 출점 제한' 등 규제를 받는데, 예외 조항이 생길 경우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도 심야에 포장·배송이 가능해진다.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은 2012년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도입했으나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온라인 유통 채널이 급성장해 '낡은 규제'가 됐다는 지적이 업계 안팎에서 속출했다. 골목상권은 살아나지 않고 규제 사각지대인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들만 급성장하는 토대가 됐다는 것이다. 규제 도입 때는 유통의 중심이 대형마트와 백화점이었고, 온라인 소매 판매 비중은 10% 이하였다. 하지만 산업통상부가 최근 발표한 '2025년 연간 주요 유통 업체 매출 동향'을 보면 온라인이 59%, 대형마트는 9.8%로 완전히 역전됐다.

대형마트 대표 규제. 그래픽=박종범 기자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비로소 이커머스와 경쟁할 기반이 생기겠다"며 기대감을 품고 있다. 이광림 한국체인스토어협회 상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 간 역차별과 불공정 경쟁 구도를 바꿔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주말에 몰아서 일주일 치 쇼핑을 하는 패턴이라 휴업 규제 완화 없이 새벽 배송만 푼다고 온오프라인 경쟁 구도가 맞춰질지는 의문"이라면서도 "대형마트 규제 분위기가 바뀐 것 자체는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규제 완화로 온오프라인 유통 경쟁이 가속되면 소비자에게 선택지가 늘고, 가격 인하 등 수혜가 돌아간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들이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삼더라도 새벽 배송을 위한 상당한 인프라 투자와 배송 인력 충원이 뒤따라야 해 업계 구조가 쉽게 바뀌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소상공인·자영업자 단체는 반발하고 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규제 완화 논의를 즉각 백지화하라"면서 "'규제가 쿠팡만 키웠다'는 핑계로 대형마트의 족쇄를 풀어주겠다는 것은 거대 플랫폼 기업에 치이고 경기 침체에 우는 영세 자영업자를 대기업들의 무한 경쟁 틈바구니로 밀어넣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성명에서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수수료 갑질 등 이커머스 팽창으로 인한 문제점은 그에 대한 별도 규제로 풀어야지 쿠팡과 맞서라고 대형마트 규제를 풀어주는 것은 소상공인을 다 죽이는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노동계는 규제 필요성이 높아진 '심야 노동'을 도리어 부추기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허영호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사무처장은 "쿠팡의 새벽 배송을 규제하지 못해 과로와 산재 문제가 불거진 상황에서 쿠팡 사태의 후속 조치로 심야·과로 노동을 허용하는 방식을 제시하니 황당하다"고 꼬집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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