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은 정전, 밖은 폭설… 험난한 두 도시 올림픽
밀라노서 코르티나까지 도로 열악
눈 쏟아지자 이동에만 9시간 걸려

4일(현지 시각) 오후 이탈리아 북부 코르티나의 올림픽 컬링 스타디움. 개막식 이틀 전이지만, 컬링 믹스더블 예선 1차전 4경기가 동시에 열리며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 올림픽의 시작을 알렸다. 그런데 경기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경기장 조명 대부분이 한꺼번에 꺼졌다. 경기 상황을 알려주는 전광판까지 모조리 꺼지면서 한국·스웨덴을 포함해 8국 선수들과 관중들이 순식간에 정적에 휩싸였다. 선수들은 경기장에 다시 전기가 공급될 때까지 5분여간 멍하니 허공을 응시해야 했다.
사상 최초로 ‘두 도시 올림픽’을 내건 밀라노 코르티나 대회가 시작부터 망신을 샀다. 이날 정전 소동이 빚어진 코르티나 컬링 스타디움은 1956년 코르티나 동계 올림픽 당시 개막식과 아이스하키 경기가 열렸던 장소다. 올림픽 조직위는 기존 시설을 재활용한다는 취지로 70년 된 경기장을 개보수했다. 나무로 만든 관중석 등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겼지만, 가장 중요한 경기 운영에서 첫날부터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다.
경기장 밖 사정도 심각했다. 약 420㎞ 떨어진 올림픽 공동 개최지 밀라노와 코르티나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멀었다. 기자가 밀라노에서 출발, 코르티나의 컬링 경기장으로 가는 데 무려 9시간이 걸렸다. 인천공항에서 하와이까지 직항 비행기로 갈 수 있는 시간과 맞먹는다. 우선 밀라노에서 기차를 타고 260㎞ 떨어진 베네치아에 간 뒤, 조직위가 제공하는 셔틀버스로 갈아타야 했다. 코르티나에는 공항은커녕 기차역도 없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도로 인프라가 올림픽 개최지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열악했다. 베네치아에서 코르티나로 통하는 왕복 2차선 도로는 갑자기 쏟아진 눈에 속수무책이었다. 좁은 산악 도로에 제설 차량이 긴급 투입됐고, 버스는 그 뒤를 따라 거북이걸음을 할 수밖에 없었다. 목적지를 불과 4㎞ 남겨두고서는 30분 넘게 차가 움직이지 못했다. 맞은편 차선에서 발생한 사고 여파로 차량 50여 대가 눈 속에 고립된 것이었다. 커스티 코번트리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밀라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분산 개최로 인한 부담이 선수단 등 다른 조직으로 전가되고 있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세콤에 막혀도, 걸어다닐 때까지 할 거에요” 60대 카드 모집인의 하루
- 이란 “군사훈련으로 호르무즈 해협 수시간 폐쇄할 것”…군사 긴장 고조
- 美 아이스하키 경기 중 총격으로 3명 사망…“시민들이 목숨 걸고 막았다”
- 금메달 딴 후 스포츠 브라 노출…“100만 달러짜리 세리머니”
- 유승은 나서는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결선, 폭설로 연기
- 17년 망명 끝낸 무기수, 父母 원수 내쫓고 방글라데시 총리로
- “방송 관계자에게만 90도 인사”…김준현 ‘팬 무시’ 논란
- 李대통령 “설마가 부동산 잡는 해 2026” 카툰 공유
- 설 연휴 같은 고시원 주민에게 흉기 휘두른 60대 체포
- “여보 청약통장 어디 뒀지?”... 설 이후 3만가구 쏟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