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리그] 이우석 위해 '335km' 달려온 소년 "D리그 아니면 볼 수 없잖아요"

[점프볼=용인/이연지 인터넷기자] "무겁긴 한데, 그래도 다 들고 왔어요." 울산에서 335km를 달려온 중2 팬의 말이었다.
팬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응원의 마음을 전한다. 코트 위가 선수들의 무대라면, 관중석은 팬들의 무대다.
5일 상무와 원주 DB의 2025-2026 KBL D리그 경기가 열린 경희대 국제캠퍼스 선승관. 관중석 한쪽, 난간에 줄지어 놓인 이우석 유니폼 행렬이 시선을 붙잡았다. 이는 이진형(14)군이 이우석을 '좋아하는 마음'을 눈에 보이게 꺼내 놓은 장면이었다.
자신을 이우석의 '열혈 팬'이라고 소개한 이진형 군은 울산에서 경희대까지 먼 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관중석 옆에 놓인 캐리어가 그의 이동 거리를 대신 말해주고 있었다. 이진형 군은 "KTX를 타고 울산에서 왔다. 며칠 전 경기도 보려고 2박 3일 일정으로 올라왔다. 아침에 울산역에서 수원역까지 이동한 뒤, 택시를 타고 경희대에 도착했다"라고 말했다.
울산에서 경희대학교 선승관까지는 약 335km다. 이동시간만 해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이진형 군은 "하나도 힘들지 않다. 이우석 선수는 D리그가 아니면 볼 수 없다"라며 먼 길도 기꺼이 나선 이유를 전했다.
이어 "학기 중에는 체험 학습을 써서 논산훈련소도 다녀왔다. 이제 체험 학습도 다 써서 없다. 지금은 방학이다. 방학하자마자 왔다"며 웃었다.
그가 이우석을 좋아하게 된 순간은 비교적 이른 시기에 찾아왔다. 이진형군은 어머니의 영향으로 농구를 접했다고 전했다. "태교도 현대모비스 농구로 했다고 하신다"며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울산에서 살아서 4살 때부터 엄마 따라 현대모비스 경기를 보러 다녔다. 아기 때는 홈경기를 가면 사인볼도 던져주고 선물도 줘서 자연스럽게 농구를 좋아하게 됐다. 나는 농구를 보면서 외곽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그런데 외곽도 되고, 인사이드 플레이도 되는 선수는 많지 않다. 현대모비스 경기를 보면서 그런 선수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게 이우석 선수다. 그렇게 응원하기 시작했다." 이진형 군의 말이다.

이우석이 데뷔한 시점부터 응원을 이어왔다는 이진형 군에게 팬이 된 결정적인 계기도 있었다. "데뷔했을 때부터 계속 좋아했다. 근데 선수를 가까이에서 만날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혼자 마음속으로 '이우석 좋다'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던 중 내가 초등학교 5학년 생일이던 날에 어머니가 현대모비스 숙소에 데려다주셨다. 가서 이우석 선수랑 사진도 찍고 유니폼에 사인도 직접 받았다. 내가 받은 첫 팬서비스였다. 그때부터 이우석에 대한 사랑이 폭발해 버렸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이진형 군이 걸어놓은 한 유니폼에는 이우석의 사인과 함께 '진형 생일 축하해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진형 군은 "그 유니폼이 첫 만남 때 사인받은 거라 가장 좋아하는 유니폼"이라며 "그 이후로는 이우석 유니폼만 산다"고 말했다.
이진형 군의 이우석을 향한 애정은 이미 상당하다. 그는 "사비로 구매한 것도 있고, 우석 선수 실착 유니폼도 4벌 가지고 있다. 시티 유니폼이랑 국가대표 유니폼도 실착이다"며 자신이 보유한 유니폼들을 소개했다. 소개해 준 유니폼 하나하나에는 그의 시간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난간에 유니폼을 걸어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을 덧붙였다. "경기 중에는 아래에서 (유니폼이) 잘 안 보이는 것 같다. 선수님이 경기 중계 돌려보시고는 너무 감동이라고 다음에도 또 해달라고 하셨다. 그래서 무겁지만 다 들고 왔다(웃음)"라고 말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남은 상무 생활 동안 무조건 다치지 않고 전역하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꼭 은퇴까지 계속 현대모비스에 남아 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진심을 전했다.

이 응원의 기운을 전해 받은 걸까. 상무는 DB와 경기에서 승리했다. 경기가 끝난 후, 이우석도 하트를 날리며 감사 인사를 남겼다.
"나를 많이 좋아하고 사랑해 주는 팬이다. 내가 군대 오기 전, 시즌 때도 항상 과분한 응원을 해 주셨다. 군대를 왔는데 D리그까지 울산에서부터 오시고 함께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와주셔서 유니폼을 걸어주시는데 그게 뭔가 내 편이 있는 것 같으니까 경기할 때 되게 뿌듯하기도 하고 너무 든든하다. 나도 잘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큰 것 같다. 항상 지극정성이어서 감사하다고 전해드리고 싶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팬과 선수 사이의 거리는 멀었지만,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가까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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