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선 회장 별세]故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 추억 깃든 사찰 품에서 영면
스님 독경 소리 속 엄숙한 작별
"아버지 뜻 이어 지역사회 헌신"

호남 건설업계의 살아있는 신화이자 광주·전남 지역 경제의 거목이었던 고(故)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이 5일 전남 화순 개천사에서 긴 영면에 들었다.
운구 행렬은 오후 2시 경 최종 안장지인 개천사에 도착했다. 절기상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4일) 바로 다음 날, 겨울 추위가 가신 유난히 포근한 날씨 속에 치러진 이날 봉안식에는 유가족과 중흥그룹 임직원, 지역 인사들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경건하게 배웅했다.
사찰에 도착한 고인의 유골함은 장자인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을 비롯한 유가족들의 슬픔 속 안치 장소로 옮겨졌다. 가족과 지인들이 모인 가운데 개천사 대웅전에 낮은 독경 소리가 울려 퍼졌으며, 고인의 성품을 닮은 소박하면서도 엄숙한 불교식 의례가 정갈하게 엄수됐다.
안장식은 스님의 집전 하에 '봉안법회' 형식으로 거행됐다. 의식은 망자의 영혼을 의식 장소로 모시는 영가 봉청(靈駕奉請)으로 시작돼, 아미타경과 금강경, 천수경 등 불교 경전의 독송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유가족들은 스님의 염불 소리에 맞춰 고인의 공덕을 기리며 극락왕생을 간절히 발원했다.
이어 고인의 유골함이 사찰 내 안치 장소에 모셔지는 봉안(奉安) 절차가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이날 의식에서 쌓은 모든 공덕을 고인에게 돌리는 회향(回向)을 끝으로, 생전 소박하면서도 단단했던 고인의 성품처럼 모든 안장의례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됐다.
안장식에 참석한 임직원들은 고개를 숙인 채 고인과의 추억을 기렸다.
현장에서 만난 한 임직원은 "회장님은 늘 현장을 발로 뛰며 '안 되는 것은 없다'는 열정을 보여주셨던 분이자, 사람들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직원들에게 늘 정을 베푸시는 인자한 분이셨다"며 "추위가 가시고 봄볕이 드는 오늘, 회장님께서 무거운 짐을 모두 내려놓고 평온하게 쉬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개천사는 고인이 평소 각별한 애정을 가졌던 장소이자 마음의 안식처로 삼았던 곳이다. 한국 건설업계의 새 역사를 썼던 고인은 이제 치열했던 삶의 궤적을 뒤로하고 고요한 산사에서 영원한 휴식에 들어갔다.
이날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은 유가족을 대표해 "슬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먼 곳까지 찾아주신 모든 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생전 아버지가 강조하셨던 나눔과 상생의 정신을 이어받아, 지역사회 발전에 더욱 헌신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이서영 기자 dec@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