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경체] '두쫀쿠'부터 9,900원의 비밀까지…일상 속 경제 원리는?

송성환 기자 2026. 2. 5.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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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요즘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두바이 쫀득 쿠키' 열풍, 단순한 유행일까요, 아니면 치밀하게 계산된 경제 원리일까요? 

우리 일상 속에 숨겨진 흥미로운 경제학의 세계, 한국은행 마남진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요즘 '두바이 쫀득 쿠키' 열풍이 대단합니다. 

카페마다 품귀 현상에 오픈 시간 전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도 눈에 띄는데요. 

이런 열풍 속에 숨은 경제 원리가 있다고요.

마남진 교수 / 한국은행 경제교육실

두쫀쿠, 요즘 정말 핫한데요, 두쫀쿠 열풍에는 흥미로운 경제 원리들이 숨어있습니다.

먼저 밴드웨건 효과, 일명 편승효과 라는 건데요. 

서커스 행렬의 악대차, bandwagon 이 지나가면 사람들이 신나서 졸졸 따르는 것처럼, SNS에서 유행하니까 '나만 안 먹어볼 수 없지!' 하는 생각에 너도나도 구매에 동참하는 것을 말합니다. 

유행에 편승하는 거죠.

다음으로 '나를 위한 작은 선물, 스몰 럭셔리' 소비입니다. 

명품 패딩은 못 사지만, 좀 비싸긴 해도 이 정도 디저트는 '공부하느라 고생한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기꺼이 지갑을 여는 것이죠. 

적은 돈으로 큰 심리적 만족감을 얻으려는 소비입니다.

여기에 '갖기 힘들수록 더 갖고 싶어하는' 심리를 이용한 헝거 마케팅까지 더해졌습니다. 

헝거 마케팅은 '1인당 2개 한정판매'와 같이 공급을 제한하여 소비자를 애타게 만듦으로써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전략입니다. 

'지금 아니면 못 먹는다.'는 생각이 들면 오픈런을 마다하지 않게 되죠.

이런 요인들이 어우러지면서 두쫀쿠 열풍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우리가 맛집을 찾을 때 보면 신당동 떡볶이 골목처럼 비슷한 메뉴를 파는 가게들이 수십 곳씩 모여 있는 지역들이 

꼭 있습니다. 

상식적으로는 옆집과 경쟁하느라 장사가 더 안될 것 같아 보이는데, 이렇게 모여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마남진 교수 / 한국은행 경제교육실

떡볶이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으면 서로 손님을 빼앗겨 손해일 거 같지만, 오히려 이득이 됩니다. 

먼저 '집적 경제' 효과인데, 비슷한 업종이 한곳에 모여 있을 때 발생하는 이익을 말합니다.

"떡볶이 하면 이 골목"이라는 이미지가 생겨나서, 개별 가게가 따로 광고하지 않아도, '떡볶이 먹으러 갈까' 할 때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그 골목을 떠올리게 됩니다. 

손님을 같이 불러 모아서, 시장 전체의 파이가 커지는 거죠. 식재료 납품 업체도 가게들이 한 골목에 집중되어 있으므로 물류비용이 줄어듭니다. 

떡볶이 가게는 재료를 더 싸게 공급받을 수 있는 거죠.

외부경제 효과도 누릴 수 있는데요. 

경제학에서 '외부효과'란 어떤 행위가 의도치 않게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합니다. 

골목에서 최고 맛집인 춘향이 떡볶이가 손님이 꽉 차서 자리가 없을 때, 기다리다 지친 손님들이 옆집 심청이 떡볶이로 가기도 합니다. 

이처럼 유명한 맛집 덕분에 주변 가게들도 덩달아 매출이 오르는 긍정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데, 이런 현상을 외부경제 효과라고 합니다.

서현아 앵커

경쟁도 있지만 그만큼 시너지도 크다는 설명이신데요. 

또 우리가 자주 가는 대형마트에 가보면 사람들의 동선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게 되어 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마남진 교수 / 한국은행 경제교육실

시계 반대 방향 동선도 사람들이 더 많은 상품을 보고 더 쉽게 집어들게 해서 더 많이 구매하도록 하는 마케팅 전략에 따른 것입니다.

전 세계 인구의 90%가 오른손잡이라고 하는데요. 

오른손잡이는 오른쪽에 있는 물건을 더 쉽게 집어 들게 되는데, 동선을 시계 반대방향으로 하면 사방 벽면의 진열장이 내 오른쪽에 위치하게 됩니다. 

진열장에 손이 더 쉽게 가게 되는 거죠. 

또한 찾는 물건이 대각선 맞은편에 있다 하더라도 바로 갈 수 없고 동선을 따라 길게 돌아가도록 되어 있습니다. 

거기까지 가는 동안 여러 코너를 거치게 해서 계획에 없던 물건을 구매할 가능성을 높이는 거죠. 

매장에 머무는 '체류 시간'이 길어지면 장바구니는 무거워집니다. 

서현아 앵커

뉴스를 보다 보면 농산품 가격이 급락하면서 수확을 앞둔 멀쩡한 밭을 갈아엎는 농민들의 안타까운 소식들을 종종 접하게 됩니다. 

힘들게 키운 작물을 버리는 것보다는 낮은 가격에라도 파는 게 이익일 것 같은데, 농민들이 이런 선택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마남진 교수 / 한국은행 경제교육실

풍년이 들었는데도 농민들의 수입은 오히려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이를 '풍년의 역설'이라고 하는데, 농산물의 수요와 공급이 가격 변화에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탄력성'이라는 개념은 가격이 오르거나 내릴 때 얼마나 빨리 생산량이나 수요량이 조절되는지를 나타냅니다. 

농산물은 심고 키우는데 시간이 걸리므로 가격이 변해도 생산량을 즉각 조절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농산물은 '공급이 비탄력적이다'라고 하는데, 풍년이 들면 시장에 물량이 쏟아지게 되죠. 

농산물은 수요도 비탄력적인데요. 

매일 먹는 농산물은 '필수재'이다 보니, 가격이 많이 내려가도 수요량은 찔금 늘어나는데 그칩니다. 

대파 가격이 반값으로 떨어졌다고 해서, 평소에 한 단 사던 사람이 열 단, 스무 단을 사지는 않으니까요.

수요가 비탄력적이다 보니, 풍년이 들어 늘어난 물량은 시장에서 넘쳐나게 되고 대파 가격은 폭락하게 됩니다.

농부의 지갑은 어떻게 될까요? 대파 풍년으로 가격은 한 단에 5,000원에서 1,000원으로 폭락하였는데, 대파 수요는 10,000단에서 11,000단으로 조금밖에 안 늘었습니다. 

대파는 풍년인데 농부의 수입은 5,000만 원에서 1,100만 원으로 오히려 쪼그라듭니다. 풍년이 들어도 농부들이 활짝 웃기 힘든 이유입니다. 

서현아 앵커

반대로 이른바 명품이라고 불리는 사치품 브랜드들은 '오늘이 가장 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년 가격을 몇 차례씩 올립니다. 

보통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드는 게 상식인데, 명품관 앞에는 오히려 새벽부터 오픈런 줄이 더 길게 늘어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마남진 교수 / 한국은행 경제교육실

보통은 가격이 오르면 사려는 사람이 줄어드는데, 명품 브랜드는 가격을 올릴수록 수요가 늘어나서 '수요의 법칙'을 거스르는 모습을 보입니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베블런 효과로 설명합니다. 

경제학자인 소스타인 베블런이 제시해서 붙은 이름인데, 가격이 오를수록 과시욕에 의해 수요가 늘어나는 현상입니다. 

쉽게 말해 명품 브랜드를 들고 다니면 '나 이런 사람이야' 하고 과시할 수 있어서, 가격이 비쌀수록 더 수요가 늘어납니다. 

가격이 저렴해지면 누구나 살 수 있게 되어 '희소성'과 '과시적 가치'가 떨어져 수요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스놉 효과로도 설명하는데, snob은 고상한 체하는 속물을 뜻합니다. 남들이 다 가진 것은 사지 않겠다는 심리로, 이들은 남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더 비싸고 귀한 것을 찾습니다. 

명품 브랜드가 가격을 계속 올리면 아무나 살 수 없게 되는데, 이때 이른바 '스놉'들은 자신이 특별함을 증명하기 위해 기꺼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거죠.

서현아 앵커

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을 보면 1만 원이라는 깔끔한 숫자 대신 꼭 9,900원이나 19,900원처럼 끝자리를 '9'로 맞춘 가격표가 많습니다. 

여기에도 숨은 전략이 있을 것 같은데요.

마남진 교수 / 한국은행 경제교육실

이것은 심리를 이용한 가격 전략인데, '왼쪽 자릿수 효과'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숫자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고 이해하므로 먼저 눈에 들어오는 왼쪽 첫 자리 숫자에 가장 강한 인상을 받습니다. 

그래서 19,900원과 20,000원은 100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사람들이 받는 인상은 '만 원대'와 '2만 원대'처럼 크게 차이가 납니다. 

실제로는 차이가 거의 없지만, 사람들이 더 싸다고 느끼게 하기 위해 19,900원과 같이 가격을 설정하는 것이죠. 

이 외에도 사람들은 숫자가 복잡할수록 그 가격이 과학적이고 정교하게 책정되었다고 믿는 심리가 있는데요. 

'만 원'하는 것보다 '9,900원' 하면 어쩐지 더 합리적인 가격처럼 보인다고 합니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모든 현상에는 경제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무심히 지나치지 말고 숨어 있는 경제 원리를 찾아보면 재미도 있고 여러분의 경제체력도 튼튼해질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집 앞 편의점과 떡볶이집 메뉴판에도 살아있는 경제 원리가 숨어 있었는데요. 

일상 속 당연해 보이는 것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점검해 보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청소년들이 미래 경제 체력을 기르는 가장 든든한 첫걸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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