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기석칼럼] 지금 국민의힘, 윤석열 결단밖에 없다

문기석 2026. 2. 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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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국민의힘은 그야말로 야당이라는 말도 아까울 수준이다. 과거야당들의 패기나 남아있던 오기도 찾기 어렵다. 누구의 입도 빌려 변명할 여지조차 없다. 그래도 문을 걸어 잠고 자신들만 하는 회의는 늘 "야 임마 나와" "그래 나왔다 어쩔래" 정도다. 그래서 저마다 애국자요 저마다 자신만이 이 나라를 구하겠다는 장담이나 안타깝게도 그들 중 일부는 이미 교도소 담장 안에 있고 조만간 합방할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다. 때 이른 후회임에도 이른바 끝도 모를 여당의 내란종식에 갇혀 마치 쥐덪에 갇힌 모양새다. 물론 따지기로는 여당의 부동산 논쟁이나 나름 당파싸움에 처지가 비슷하긴 해도 과거의 그것과 비교하면 소위 '쨉'이 안된다. 하지만 이 모든 정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국 한 사람의 결단에 의해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내는 물론 전세계가 한 사람의 생각에 맞춰 돌아가면서 나머지 국민들이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식이다.

모든 상황의 결론이 이리된 탓만 아니다. 진작부터 국내 원로 정치인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얼마전의 최종 변론에서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진솔하고 겸허한 입장을 밝히고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해 왔다. 그것은 그의 메시지가 계엄·탄핵 사태로 분열된 우리 사회를 통합하는 계기가 돼야 균열된 보수가 그리고 갈라진 나라가 합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먼저 국민에 대한 사과가 먼저였다. 물론 원로 중에는 그가 정권 연장이나 자신의 이득을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그가 주장하는 대로 국정 난맥에 대한 답답함과 이를 타개하기 위한 마음이 있었을 것으로 본 탓이다.

하지만 지금에 와 보니 결과적으로 지혜롭지 못한 방법이었다는 것을 국민 들이 죄다 알게 됐다. 다행스럽게 엄청난 혼란이 오기 전에 멈췄지만 혼란을 자초한 데 대한 사과의 뜻을 국민에게 밝혔어야 하는 의무도 그에게는 분명 있었다. 알다시피 긴 시간의 계엄과 탄핵 심판 사태로 대한민국의 정치적 양극화는 더욱 심해졌고 자빠진 경제를 일으키기에도 아까운 이 시간에도 여당은 내란종식을 붙들며 지방선거까지 영향을 고려하고 있다. 들여다보면 아직도 윤 전 대통령을 둘러싼 극렬 지지자들이 얼쩡대는 탓이 크다. 대부분 재판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한마디로 모든 게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이 사회의 불안만 보탤 뿐이다. 자유나 정의를 위해 싸운다지만 국민을 우롱하는 정도다.

비교적 생활정치에 물든 극히 일부의 보수층이나 중도가 이들에게 동조하기를 바라는 것은 과욕이다. 그 만큼 국민들의 정치수준이 높아졌지만 목소리 큰 사람들만 모르는 것. 이제라도 윤 전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하는 일부 유튜버들이나 극성층에게 의존하지 말고 깨끗이 정리해 줘야 한다. 모두에게 마이너스가 될 얘기도 해서는 안된다. 본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선거가 중요하고 특정 세력에 의존하면 중도층이 떨어져 패하기 마련이다. 정치가 극단화된 지금의 상황은 어쩔 수 없다해도 새로 시작해야 하는 보수의 재건에 이바지 한다는 마음도 없지는 않다. 대통령 자리에 있어서부터 특정 계층을 바라보는 메시지가 아니라 사회 통합 메시지를 내야 했지만 이 부분이 너무 부족했다. 미국은 여지껏 우리에게 제대로 된 대사하나 보내지 않고 있다. 슬슬 간만 볼 따름이다. 언제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도 걱정이다. 게다가 제대로 대응할 힘을 키워야 할 국회는 매일 안개속에 있다.

한때 윤 전 대통령은 공정과 정의를 앞세운다는 검사였다. 하지만 대통령으로서 비겁한 모습을 보여 많은 국민들은 실망을 하기 이른다. 극성스럽게 문앞까지 찾아가며 열성을 보이는 지지자들이나 집단들이 왜 그렇게 거대하게 보여 마치 자신을 위해 무슨 일을 해 줄수 있게 여기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다. 그를 오랜 시간 지켜 봐온 원로들은 그리고 국민들은 마지막으로라도 진짜 인간 윤석열, 우리가 알던 윤석열의 모습을 원하고 있다. 물론 정치를 너무 몰랐고 경험이 없었던 만큼 주변 참모진을 정치 친화적 인물로 채웠어야 하는 아쉬움도 기타 등등으로 남는다. 윤 전 대통령은 자신이 한때 몸 담았던 국민의힘에 "나를 지우고 새롭게 시작하라"고 말했으면 좋겠다.

그것이 쪼개져 난리중인 국민의힘이 조금이나마 안정을 찾을 수 있는 방도다. 다 같이 죽으면 훗날을 도모하기 어렵다. 누구에게도 미래가 없으면 따르지 않고 잊기 마련이다. 여당인 민주당이 당장 힘이 넘쳐 갖가지 힘을 과시하고 있지만 지나면 한줌이다. 국힘안에 길게 가는 법을 모르는 민주당의 그것에 지혜롭게 대응할 줄 아는 지도자가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양보하고 겸손할 줄 아는 그리고 실력 있는 누군가가 필요하지만 냉탕이나 온탕이나 차고 뜨겁기만 하다. 정치의 기본을 넘어선 행태가 큰 이유다. 문제는 이 마저 한 사람의 결단이 큰 일들을 벌이고 지도자 몇을 제외한 엄청난 수의 지지자들이 겪는 고통이 너무 크다는데 있다.

1983년 소련 위성 관제 센터에 페트로프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는 대통령도 아니었다. 하지만 핵전쟁 위기에서 지구를 구하고도 15년 동안 아무런 조명도 받지 못한 인물이다. 지금 지구안의 온 나라가 서로를 향해 으름장을 놓고 있던 정세와 비슷하게 그는 당시 미국 ICBM 1발이 소련으로 발사됐다는 경보에 큰 판단을 했다. 책임 장교였던 페트로프 눈앞에 핵전쟁 개시 버튼이 깜박거렸지만 그의 머리에 '핵 공격이라면 모든 ICBM이 발사됐을 것'이란 생각이 스쳤고 곧장 지휘부에 "컴퓨터 오류"라는 보고로 인류를 구했다. 실제로 위성이 구름 반사 햇빛을 ICBM 섬광으로 오인한 것. 페트로프는 인류를 구했지만 인류의 생존이 단 한 사람의 판단에 달려 있었다는 충격적 사실이 드러났다. 분명 윤 전 대통령이 이 모든 것을 되돌리기에는 늦었다. 옥중에서 시원시원한 글씨체로 "국민 여러분 이렇게 된 것 너무 죄송합니다. 더 훌륭한 누군가를 세워 대한민국을 세워주십시오" 이래야 국민의힘은 힘을 얻고 커진다.

문기석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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