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문화예술회관, 함안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지역에 사니다]

유은상 기자 2026. 2. 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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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한상훈 함안문화예술회관 공연기획팀장

우연히 접한 ‘무대’ 인생 경로 바꿔
2006년 입사 문화 거점 만든 주역
군 단위 시설 전국적 인정 '이례적'
한상훈 함안문화예술회관 공연기획팀장. /유은상 기자

2005년 개관해 우리 나이로 스무 살을 맞은 함안문화예술회관이 지역 문화 거점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개관 초기 공연 좌석을 채우지 못해 전전긍긍했던 함안문화예술회관은 20년이 지난 지금 대부분 공연에서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연간 유료 관람객은 2만 2000여 명을 넘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관람객과 주민 평가도 다르지 않다. 한결같이 "군 지역의 문화예술회관이 이렇게 좋은 공연으로 만족도를 높이기는 쉽지 않다"고 말한다. 함안문화예술회관과 함안군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그 중심에는 늘 한상훈(49) 공연기획팀장이 있었다. 그를 만나 그동안의 노력과 머릿속에 그리고 잇는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연에서 시작해 운명으로

거제가 고향인 한 팀장은 어린 시설 어업 또는 해운업에 종사하겠다는 목표로 수산고등학교 기관과를 졸업했다. 그러다 인생 경로를 바꿔 거제대학교 기계과로 진학했다. 당시 어업은 사양길로 접어들었고 조선업이 새롭게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선소로 실습을 나갔다가 지게차 사고를 당하면서 또다시 그의 인생 계획은 노선을 이탈하게 된다.

"사고를 당하고 뭘 해야 할까 고민하는 과정에 교회에서 일을 좀 도왔습니다. 그때 학생들을 상대로 한 레크리에이션 부탁이 있었고, 마다 못해 하게 된 새로운 도전에서 재미와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새 진로를 찾게 됐고, 전남과학대 모델이벤트학과에 입학해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운명은 우연히 공연장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서 다시 조금씩 각도를 틀게 된다. 무대 일에 흥미가 생기고 적성에도 맞는 걸 알게 되면서 무대기술자로서 꿈을 키웠다. 그는 곧장 상명대학교 무대미술과로 편입해 이후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공연영상미술 심화교육을 받았다.

졸업 후에는 라트 어린이극장 조명감독으로 일을 시작했고, 동숭아트센터를 마지막으로 서울 생활을 정리했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너무 재미있고 행복해 계속해서 도전하고 공부를 했습니다. 최종 목표를 서울에 있는 예술의 전당에서 일하는 것으로 잡았습니다. 그러다 나이가 들고 사귀는 사람이 생기고, 결혼을 고민하면서 함안으로 일자리를 찾아 옮겨오게 됐습니다."

그렇게 그는 2006년 5월 함안군 문화체육시설사업소에 입사해 근무를 시작하게 됐다.
한상훈 함안문화예술회관 공연기획팀장. /유은상 기자

행사장에서 전문 공연장으로 변화

안정된 직장을 구하게 됐지만 그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 탓에 심적 갈등을 겪어야만 했다. 마음은 '예술의 전당'이었지만 현실은 '다목적행사장'이었다. 당시 함안문화예술회관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었지만 지역의 여러 단체 행사와 어린이집 재롱잔치까지 소화하는 공간일 뿐이었다. 개관 후 2년 동안 무료 공연으로 운영됐고 공연장 질서도 엉망이었다.

한 팀장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공연 유료화와 함께 공연장 질서 확립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동료와 함께 공연 질서를 바로잡고자 로비에서 음식물 반입 금지, 관람등급제 시행, 시간 엄수 등 준수사항을 안내하며 지속적인 홍보와 캠페인을 진행했다.

전문공연장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을 해야만 했다. 지역 단체들을 설득해야 했고 함안군도 설득해야 했다. 이 또한 직원들과 힘을 모아 조금씩 풀어나갔다. 결국 문화예술회관 운영조례를 개정했고, 전문공연 외에는 대공연장 대관을 허가하지 않도록 했다.

"전문인력도 부족하고 공연 질서도 무시됐고, 문제점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 많은 반발을 무릅쓰고 전문공연장으로 탈바꿈한 것이 가장 확실한 변화였습니다. 이후 홈페이지를 만들고, 공연을 유료화하고, 회원제를 도입하면서 점점 시너지를 내고 성장하는 발판이 됐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 시설과 장비 업그레이드가 지속적으로 진행됐습니다."
한상훈 함안문화예술회관 공연기획팀장. /유은상 기자

군 단위 문화시설로는 '역대급'

함안문화예술회관은 이제는 작은 군 단위의 그냥 그런 문화예술회관이 아니다. 다른 지역에서 관람객이 찾아올 뿐 아니라 다른 시군에서 밴치마킹하고자 찾아오는 지역의 '문화 허브'가 됐다.

우선 다채로운 기획공연과 전시, 교육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지역 문화 중심으로 위상을 더 확고히 했다. 함안문화예술회관은 클래식, 뮤지컬, 콘서트, 연극, 전통예술 등 장르를 아우르는 기획공연과 전시, 유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또 자체 기획 프로그램과 함께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유통 공모사업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문예회관 특성화지원사업 △경남문화예술진흥원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 △지방소멸대응기금 등 다수의 국·도비 공모사업에도 참여해 외부 재원을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이 무지치 베네치아니 내한공연'을 시작으로 '필하모닉 다스 콰르텟', '유키 구라모토 콘서트',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 뮤지컬 <인사이드 미> 등 38개 작품을 61회 공연했다. 이 가운데 <황치열 더 스페셜>, 뮤지컬 <청춘연가>, 마당놀이 <신뺑파전> 등 14개 작품이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문화사랑회원 선예매와 회원 대상 특별공연 등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한 결과, 2025년 12월 기준 전체 회원 수는 2만 5000명을 넘어섰다. 전시와 생활문화 프로그램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상훈 함안문화예술회관 공연기획팀장. /유은상 기자

함안을 알리는 '문화 랜드마크'

한 팀장은 지난해 12월 제16회 공연예술경영상 시상식에서 '공연기획자상'을 받았다. 군 단위 문화시설로서는 이례적으로 전국 무대에서 기획력과 공연장 운영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함안만의 차별화한 전략과 콘텐츠를 만들고자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 공모사업을 통해 뮤지컬 등을 제작해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뮤지컬 <청춘연가> <고향역> <신통방통홈쇼핑> 등이다. 특히 뮤지컬 <수박수영장>은 전국 47곳 공연장에서 공연됐고 대만까지 진출했다. 지금까지 20만 명이 유료 관람했다. 올해는 낭만발레 <고집쟁이 딸> 등 다수 작품을 기획해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함안문화예술회관을 함안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좋은 작품과 공연으로 '찾아오는 함안, 문화예술도시 함안'을 만들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인구 소멸이 가속화하면서 함안 인구는 5만 8000명으로 줄었습니다. 지난해 저희 회관 회원수는 약 2만 5000여 명으로 증가했습니다. 10년 후에는 함안문화예술회관 전체 회원수를 함안 인구만큼 늘리는 일이 1차 목표입니다. 공연을 보고자 문화를 향유하고자 찾아오는 이가 점점 늘어나면 함안은 '문화예술도시'라는 이름을 얻게 될 것입니다. 함안문화예술회관은 함안의 '랜드마크'가 되는 것입니다. 함안문화예술회관을 또 다른 '예술의 전당'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유은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