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의무고용, 구조보단 인식이 문제다
경증·중증 직무군에 따른 설계 부족
면죄부 같은 부담금, 고용 적극성 약화
장애인단체, 제도 보단 인식 전환 절실

[충청투데이 김의서 기자] 법정 기준과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음에도 대전시와 일부 산하기관의 장애인 의무고용은 여전히 '미달'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의무고용률 상향과 각종 지원 제도가 병행되고 있지만 현장 체감도는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도의 부족보다 공공기관 내부의 인식과 준비 부족이 더 큰 한계로 작용한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채용 제도는 존재하지만 장애인이 실제로 일할 수 있는 환경과 직무가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5일 장애인 단체 등에 따르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중증장애인 경력경쟁채용제도'와 기관별 고용컨설팅으로 공공기관의 장애인 고용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런 장치가 실제 채용 확대와 고용 안정으로 이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말도 나온다.
김현기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사무처장은 "공공기관의 장애인 고용 문제는 구조적 한계라기보다 의지의 문제"라며 "장애인에게 일할 기회를 사회적·경제적으로 보장하려는 노력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했다. 장애인 고용을 법적 의무가 아니라 조직의 책임으로 인식하는 전환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중증장애인 고용을 놓고 제도와 현실의 간극이 크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김 사무처장은 "경증장애인은 수행 가능한 직무가 비교적 있지만 중증장애인은 선택지가 제한적"이라며 "공공기관이나 지자체가 중증장애인이 실제 수행할 수 있는 직무군을 사전에 설계하지 않은 채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한다'는 인식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단체총연합회는 대전시가 장애인이 수행할 수 있는 직무에 대한 분석과 이해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직무 유형을 더 폭넓게 발굴·설계해 고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용부담금 제도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일정 금액을 부담금으로 납부하면 의무를 일정 부분 이행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구조가 장애인 고용에 대한 적극성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부담금 납부가 고용 확대를 위한 '보완 수단'이 아니라 '대체 수단'으로 기능한다는 지적이다.
장애인 단체 한 관계자는 "고용부담금 납부 방식이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유도하기보다 오히려 채용을 대신하는 수단으로 보인다"며 "공공기관 장애인 고용 문제는 숫자를 맞추는 문제가 아니라 어떤 직무를 어떻게 설계하고 조직이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의서 기자 euieui@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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