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놓쳤다면 … 지수 ETF로 안전띠 매고 달리자
급등한 개별주 추가매수 부담
지수 흐름 따라가는 상품 인기
코스닥 ETF 한달간 8조 몰려
수익률도 26%대 '고공행진'
글로벌 증시 중 상승속도 빨라
단기 조정 가능성 대비해둬야

주요 대형주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개별 종목 대신 지수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너무 오른 개별주'에 대한 부담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분산 효과가 있는 지수형 상품을 선택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초 이후 SK하이닉스 주가는 약 400%, 삼성전자는 200% 넘게 상승하며 증시 랠리를 주도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은 120%, 코스닥은 68% 오르는 데 머물렀다. 주요 개별 종목과 지수 간 수익률 격차가 벌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개별주에서 지수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낮았던 코스닥은 최근 정부의 활성화 정책 기대를 타고 주목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코스닥 관련 ETF 24종에는 최근 한 달간 8조원 이상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최근 3개월·6개월 동안 유입된 자금 규모와 맞먹는 수준으로, 단기간에 매수세가 집중됐다는 의미다. 자금 흐름에서도 투자자들의 전략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순자산 기준 '코스닥 ETF 3대장'으로 꼽히는 KODEX 코스닥150,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TIGER 코스닥150에 대규모 자금이 몰렸다. 이들 상품에는 각각 4조5000억원, 1조7000억원, 1조3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
코스닥 활성화 정책 기대와 함께 지수가 상승세를 타면서 최근 한 달 수익률이 26%대를 기록했고, 레버리지 상품은 55%를 웃도는 성과를 냈다. 패시브 ETF의 특성상 대부분 코스닥150지수 추종 상품(레버리지 제외)의 수익률이 26%대로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코스피 관련 ETF 대부분에도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코스피는 지난해부터 이미 최고점을 거듭 경신해온 만큼 코스닥보다는 자금 유입 강도가 다소 약한 분위기다.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ACE 200(3032억원), TIGER 200(2237억원) 등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대형주가 전체 지수 상승세를 주도하는 흐름에 따라 KODEX 코스피100, KODEX 코스피대형주, PLUS 코스피50 등 보다 대형주 위주로 구성된 상품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증권업계에서는 개인투자자들 무게중심이 테마형 ETF나 특정 섹터 ETF에서 시장 전체의 흐름을 따르는 지수형 상품 쪽으로 이동한다고 보고 있다. 단기간 급등한 종목을 추격 매수하는 데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지수 상승에 안정적으로 참여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진 점도 개별 종목 투자에 대한 부담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코스피는 지난 2일 5.26% 하락한 뒤 다음 날 곧바로 7% 가까이 상승하며 변동성이 극대화된 상황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 역시 4%대 급등락을 반복했다.
다만 단기 자금 유입이 급격히 늘어난 만큼 괴리율 확대에는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지수 랠리와 함께 ETF로 자금이 몰리면서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괴리율이 플러스로 전환된 뒤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괴리율은 ETF의 시장 가격과 순자산가치(NAV) 간 차이를 나타내는 지표로, 투자 위험도를 가늠하는 기준 중 하나로 꼽힌다.
괴리율이 양수라는 것은 ETF 가격이 실제 편입 자산 가치보다 높게 형성됐다는 의미로, 통상 투자 수요가 단기간에 급증할 때 나타난다.

실제 KODEX 코스닥150 ETF의 괴리율은 지난달 30일 0.1%를 기록했다. 지난달 5일 이후 줄곧 음(-)을 기록했던 괴리율은 같은 달 23일 양(+)으로 전환된 뒤 코스닥이 4.44% 급락했던 이달 2일을 제외하고는 양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괴리율이 0.44%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또 다른 코스닥150 지수 추종 상품인 TIGER 코스닥150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ETF는 지난달 5일 이후 괴리율이 음을 유지하다 같은 달 23일 양으로 전환됐고, 지난달 26일 기준 0.47%까지 확대됐다. 코스닥150 ETF의 괴리율이 양수를 기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으로 평가된다.
임은혜 삼성증권 연구원은 "양의 괴리율은 ETF의 시장가격이 NAV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다는 의미로, 그만큼 해당 ETF으로 매수 수요가 강하게 유입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다만 매수자 입장에서 해당 시장의 과열 신호로 해석할 수 있는 만큼 괴리율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ETF를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주요국 ETF와 수익률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도 향후 변동성 관리에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글로벌 주요 지수 가운데 상승 속도가 가장 빨랐던 만큼 단기 조정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지수형 ETF의 단기 수익률은 주요국 대표 지수에 투자하는 ETF의 성적을 크게 웃돌고 있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최근 1개월간 미국 대표 지수인 S&P500에 투자하는 'TIGER 미국S&P500' ETF의 수익률은 1%대에 그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상장 종목 중 시가총액 상위 40개 종목으로 구성된 DAX 인덱스를 기초지수로 삼고 있는 'KIWOOM 독일DAX'도 이 기간 수익률이 2.3%에 그친다.
일본 닛케이225지수에 투자하는 ETF가 5%대 수익률로 비교적 선방했지만, KODEX 200(26.4%), KODEX 코스닥150(26.2%)과는 격차가 컸다. 이외에 베트남·인도·중국의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글로벌 주요 시장 대비 단기간에 가장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인 만큼, 향후 조정 국면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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