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잘 챙겨 먹으면 암 예방될 줄 알았다...하지만 6년 넘게 실험 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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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성산소(ROS, Reactive oxygen species)라는 독성 물질이 있다.
우리 몸은 이미 활성산소를 처리하는 방어 장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인류는 SOD를 비롯한 '항산화물질'들을 이용해 활성산소를 없애면, 노화로 인한 각종 퇴행성 질환에서 해방되어 건강 장수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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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성산소(ROS, Reactive oxygen species)라는 독성 물질이 있다. 자동차가 휘발유와 산소를 이용해 엔진에서 동력을 얻듯이, 우리 몸은 포도당과 산소를 이용해 미토콘드리아에서 에너지를 만든다.
그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로 자동차에서는 배기가스가 발생하고, 인체에서는 활성산소가 발생한다. 따라서 사람이 살아있는 한 활성산소의 발생을 피할 수는 없다.

활성산소를 분자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유리기(遊離基, free radical)'라고 한다. 정상적인 세포의 분자에는 전자(electron)가 짝을 이루어 존재하나, 어떤 이유로 전자가 짝을 이루지 못하면 불안정한 상태인 유리기가 된다. 유리기는 다른 분자에서 전자를 빼앗아 안정해지려는 성질 때문에 주변 세포들을 공격해 전자를 강탈하며, 이 과정에서 공격당한 세포는 손상된다 [1].
활성산소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우리 몸의 면역계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백혈구가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죽일 때 활성산소를 이용해 살균 작용을 한다 [2].
손상된 세포나 돌연변이 세포가 스스로 죽게 만드는 '세포자멸사'(Apoptosis)를 유발하는데도 활성산소는 신호 전달 역할을 한다 [3]. 즉, 적당량의 활성산소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하다.
문제는 '과잉'이다. 활성산소가 너무 많아지면 "철이 공기 중에서 녹슬듯" 우리 몸의 각종 세포에도 '산화작용'이 일어나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고 세포막, 단백질, 지질, DNA 등 다양한 조직에 구조적 변화를 일으킨다 (아래 그림) [4].

그 결과 심혈관질환, 당뇨병, 호흡기질환, 치매 및 신경계질환, 간 및 신장질환, 피부노화, 암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5, 6, 7].
하지만 활성산소를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우리 몸은 이미 활성산소를 처리하는 방어 장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깎은 사과가 갈색으로 변하는 것은 산화작용 때문인데, 깎은 사과 표면에 레몬즙을 바르면 갈변 현상이 없어진다. 이런 물질이 '항산화물질'이고, 레몬즙에 든 비타민 C가 그 기능을 한다.
'항산화물질'에는 인체에서 만들어지는 물질(효소)과 식품으로 섭취하는 물질(비타민)이 있다. 인체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은 슈퍼옥사이드 디스무타제(SOD), 카탈라제, 글루타치온, 코엔자임 Q10 등이 있다.
식품으로 섭취하는 물질은 비타민 C(아스코르브산)와 비타민 E(토코페롤), 카로티노이드(베타카로틴, 루테인, 라이코펜), 폴리페놀(카테킨, 레스베라트롤, 이소플라본, 안토시아닌, 퀘르세틴) 및 셀레늄, 아연 등 미량원소도 포함된다 [8]. 이들 항산화물질들은 활성산소를 중화하여 물·산소 등 무해한 형태로 바꾸고, 손상된 조직 회복에 도움을 준다 [9].
1969년 미국 듀크대학의 맥코드(McCord)와 프리도비치(Fridovich) 교수팀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효소인 '수퍼옥사이드 디스뮤타제 (SOD, Super Oxide Dismutase)'를 발견한 것을 계기로 항산화제 개발을 통한 질병 치료와 노화 억제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10].
SOD는 강력한 항산화 효소다. '활성산소'가 SOD를 만나면 부족한 전자를 건네받고 '과산화수소(H2O2)'가 된다. 이후 과산화수소는 카탈라제와 글루타치온을 만나 물(H2O)로 변해 몸 밖으로 배출된다. 특히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연구팀은 "모든 만성 질환의 90% 이상은 활성산소로 인해 생긴다"고도 했다 [11].
이제 인류는 SOD를 비롯한 '항산화물질'들을 이용해 활성산소를 없애면, 노화로 인한 각종 퇴행성 질환에서 해방되어 건강 장수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에 항산화물질을 이용한 임상 연구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활발히 진행되었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연구들이 1990년대에 발표되었다. 1994년 발표된 ATBC(Alpha-Tocopherol, Beta-Carotene) 연구는 의학 역사상 가장 중요하고도 충격적인 결과를 안겨준 연구 중 하나다.
당시 과학자들은 채소와 과일에 들어 있는 항산화제인 베타카로틴(비타민 A 전구체)과 알파-토코페롤(비타민 E)이 암을 예방할 것이라 믿었다. 특히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들은 몸속에 유해한 활성산소가 많기에, 이 '항산화 영양제'들이 폐암을 막아줄 것이라는 기대가 컸었고, 이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핀란드 국민을 대상으로 핀란드 국립보건원과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공동연구로 '역사상 가장 큰 폐암 예방 연구'가 시작되었다 [12].
1985년에서 1993년까지 하루에 담배를 5개비 이상(평균 1갑) 피우는 남성 흡연자(50~69세) 약 2만 9천 명을 대상으로 '이중맹검(Double-blind)' 방식으로 대규모 연구를 진행했다. 매일 약을 먹는 참가자도, 약을 주는 의사도 누가 진짜 영양제를 먹는지 모르게 하여 실험의 객관성을 높였다.
평균 6.1년 진행된 연구의 결과는 참담했다. "항산화 영양제를 먹으면 폐암이 줄어들 것"이라 기대했으나 알파-토코페롤은 아무 효과가 없었고, 베타카로틴을 먹은 그룹에서 폐암 발생률이 18% 더 높게 나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아래 그래프 -> 베타카로틴을 복용한 사람들(실선)이 시간이 갈수록 이를 복용하지 않은 사람들(점선)에 비해 폐암이 더 많이 발생했다) [13].

"비타민이 암을 막아줄 줄 알았는데, 흡연자가 베타카로틴 알약을 먹었더니 오히려 폐암에 더 잘 걸렸다"는 결론이 나온 이 논문은 현대 의학에서 '근거 중심 의학'(Evidence-Based Medicine)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기념비적인 연구가 되었다. 영양제 속에 든 비타민은, 실제 과일·채소에 든 비타민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게 아니었다.
송무호 의학박사, 정형외과·생활습관의학 전문의

참고문헌
1. Sciencedirect https://www.sciencedirect.com/topics/neuroscience/free-radical
2. JA Knight. Free radicals, antioxidants, and the immune system. Annals of clinical & laboratory science 2000;30(2):145-158.
3. M Redza-Dutordoir, DA Averill-Bates. Activation of apoptosis signalling pathways by reactive oxygen species. Biochim Biophys Acta 2016;1863(12):2977-2992.
4. Z Zou, H Chang, H Li, et al. Induction of reactive oxygen species: an emerging approach for cancer therapy. Apoptosis 2017;22:1321–1335.
5. YA Hajam, R Rani, SY Ganie, et al. Oxidative Stress in Human Pathology and Aging: Molecular Mechanisms and Perspectives. Cells 2022;11(3):552.
6. YA Hajam, R Rani, SY Ganie, et al. Oxidative Stress in Human Pathology and Aging: Molecular Mechanisms and Perspectives. Cells 2022;11(3):552.
7. MI Anik, N Mahmud, AA Masud, et al. Role of reactive oxygen species in aging and age-related diseases: a review. ACS applied bio materials 2022;5(9):4028-4054.
8. S Sen, R Chakraborty. The role of antioxidants in human health. In Oxidative stress: diagnostics, prevention, and therapy (pp. 1-37). American Chemical Society 2011.
9. V Lobo, A Patil, A Phatak, N Chandra. Free radicals, antioxidants and functional foods: Impact on human health. Pharmacogn Rev 2010;4(8):118-26.
10. JM McCord, I Fridovich. Superoxide Dismutase, An Enzymic Function for Erythrocuprein (Hemocuprein). Journal of Biological Chemistry 1969;244(22):6049–6055.
11. 헬스조선 https://m.health.chosun.com/svc/news_view.html?contid=2017052801010
12. ATBC Cancer Prevention Study Group. The alpha-tocopherol, beta-carotene lung cancer prevention study: design, methods, participant characteristics, and compliance. Annals of epidemiology 1994;4(1):1-10.
13. Alpha-Tocopherol Beta Carotene Cancer Prevention Study Group. The effect of vitamin E and beta carotene on the incidence of lung cancer and other cancers in male smokers. NEJM 1994;330(15);1029-1035.
송무호 동의의료원 의무원장 (mhsong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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