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폐기물 1만3000톤 불법 매립한 일당 줄줄이 ‘집행유예’

1만3000톤(t)에 달하는 폐기물을 파묻어 환경을 훼손한 일당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5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임재남 부장)는 환경 범죄 등의 단속 및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석재제품 제조업체 대표 70대 A씨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다만, 형의 집행을 4년간 유예토록 하고 2000만원의 벌금형을 더했다.
불구속 상태로 함께 기소된 공범 60대 공장장 B씨에 대해서는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폐기물 매립을 알선하고 허가 없이 암석을 채취, 판매한 중장비업자 40대 C씨에 대해서는 징역 2년에 4년간 집행유예, 벌금 2000만원을 선고하고 5억 5700만원 추징 명령을 내렸다.
또 토지 소유주 40대 D씨와 폐기물 운반 덤프트럭 기사 40대 E씨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1000만원,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해당 법인의 경우 벌금 2000만원과 2억 4500만원 추징 명령이 선고됐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들 일당은 석재 가공 과정에서 발생한 폐석재와 석재폐수처리오니 등 폐기물 약 1만3000t을 3년간 불법 매립하는 등 혐의다.
이들이 자연환경을 훼손하는 불법행위로 취득한 범죄수익은 약 8억원으로 특정됐다. 폐기물을 불법 매립해 아낀 처리비용과 토사를 불법 채취, 판매한 수익금이다.
수사 결과 이들 일당은 폐기물 처리비용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2022년 4월부터 2025년 4월까지 3년여간 제주시 한경면 4959㎡ 규모 농경지에 폐기물을 불법 매립했다.
25t 덤프트럭 452대, 15톤 덤프트럭 447대 분량으로 깊이 8.5m까지 묻은 것으로 밝혀졌다.
중장비업을 운영하며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원석을 판매하던 C씨는 폐기물 처리를 고민하던 B씨에게 토지 지대를 높이길 원했던 토지주 D씨를 연결해 주면서 범행이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석재업체 대표 A씨는 범행 사실을 알면서도 제지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굴삭기와 덤프트럭 임차료, 유류비 등을 지급하며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수사가 시작되자 진술 내용을 사전 모의하고 훼손된 산지에 흙을 덮어 사건을 축소하려는 등 증거인멸도 시도 했다.
재판부는 "환경은 한번 훼손되면 원상회복이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렵다. 사유지라도 소유가 영속할 수 없고 후대를 위해 자연 그대로 보전해야 한다"며 "특히 제주는 자연 보전 가치가 매우 높아 무단 훼손의 경우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기간 범행을 지속한 점은 비난 가능성이 높다. 다만, 초범이거나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력이 없고 회복을 위해 노력 중인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