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I 전력 공급서 중국에 뒤처져…핵심은 재생에너지 투자

인공지능(AI) 발전에 핵심 요인으로 지목되는 ‘전력 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미국에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재생에너지’ 반대 기조가 AI 성장에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시간) 미·중 AI 주도권 경쟁에서 중국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전력망을 바탕으로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증설한 발전용량만 543GW(기가와트) 수준으로, 2021년 이후 추가 증설한 발전시설 용량은 미국이 지금까지 구축한 전체 발전 설비 용량을 이미 넘어섰다. 또 미국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606GW를 늘리는 동안, 중국은 미국 증설 규모의 5배가 넘는 3482GW를 증설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전력공급이 향후 두 국가의 AI 경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AI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양의 전력이 필요해 전력 공급이 AI 발전의 근본적인 ‘제약 요인’으로 지목되면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2월 전략국제연구센터(CSIS) 주최 행사에서 AI 경쟁력을 다섯 겹을 가진 케이크로 비유하며 “가장 아래층(에너지)부터 살펴보면, 중국은 미국보다 두 배나 많은 에너지를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한 이유다.
실제 미국과 중국의 전력 공급 여력은 두 국가 전체 전력 중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비중으로도 나타난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미국은 2024~2030년 전력 수요 증가분의 38%를 데이터센터가 차지하지만, 중국은 6%에 불과하다. AI 활용이 본격화하는 2030년 기준으로 보면, 두 국가의 전체 전력 수요 대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미국이 7%, 중국이 2%다.
통신은 두 국가의 차이가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에서 비롯된다고 봤다. 중국은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태양광 발전 용량이 1200GW에 달해 올해는 태양광 발전이 석탄 발전 용량(1333GW)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미국에서는 전력 공급을 위한 증설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AI를 미국의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으로 삼으면서도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이를 석탄, 천연가스 등을 통해 채운다는 구상이지만, 미국에서 증설 계획이 짜인 발전소의 90%가 재생에너지원 기반이라 현실 가능성도 떨어진다. 아울러 전력망 병목으로 발전 시설 확충과 데이터센터 연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사만다 그로스 미 브루킹스연구소 에너지 안보 및 기후이니셔티브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AI 업계에서 전력 투입까지 걸리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성장 속도를 좌우하는 결정 변수이기 때문”이라며 “핵심 반도체 공급이 아니라 전력 공급의 가용성”이라고 말했다.
오동욱 기자 5d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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